2023-09-21

음악과 술이 있는 서울의 공간 3

헤이팝 레터 Editor's pick
저는 술이 음악을, 혹은 음악이 술을 부르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그런 순간을 꼭 만날 수 있는 공간 세 곳을 소개합니다. 내색하지 않고 그저 멋있는 곳입니다.
1. 에코
에코 ⓒ 에코

삼각지 거리 한편을 밝히는 건물 이층에 에코가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오직 음악을 위한 공간입니다. 보이는 건 목제 바와 술병, 자메이칸 사운드 시스템, 빼곡한 바이닐과 창밖의 나무뿐. 많은 걸 생략한 공간에서는 음악에 집중할 때의 기쁨을 정직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즐기다 보면 에코 앞에 붙는 수식이 ‘멜로디 바’인 이유를 알게 되죠. 에코의 인스타그램도 근사합니다. 바이닐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도 흥미로울뿐더러, 에코를 위해 이재민 디자이너가 작업한 아트워크 포스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210-1 2층

인스타그램 @echo.seoul

ⓒ 에코
2. 사뭇
사뭇 ⓒ 사뭇

어떤 동네는 거기 둥지를 튼 가게 몇 군데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제게 망원동이 그렇습니다. 망원동이라는 동네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사뭇이 있는 곳이라는 건 압니다. 사뭇은 공방과 서점 등 여러 가게가 자리 잡은 ‘어쩌다가게’ 2층에 있는 바입니다. 소란한 거리에서 벗어나 술을 마시며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 알맞아요. 멋진 음악은 언제나 흐르고 있고요. 이곳에선 읽던 책을 덮고 음악 검색 앱을 여는 순간이 잦았습니다. 사뭇에서 보낸 시간은 가끔 불쑥 떠오릅니다.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9길 74 2층

인스타그램 @bar_samut

ⓒ 사뭇
3. 공간 뒷동산
공간 뒷동산 ⓒ 길종상가

뒷동산이라는 이름이 정다운 이곳에선 쌀술과 맛깔나는 요리, 그리고 흥미로운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이기도 한 송대영 대표는, 음악을 정성껏 골라 LP부터 CD, 테이프 등 여러 매체로 들려줍니다. 특히 쌀술을 빚는 동아시아 지역의 음악들을 만나는 경험이 귀합니다. 한국의 오래된 명곡부터 생경한 지역의 음악까지 다채롭게 플레이되지만, 모두 쌀술과 잘 어울려서 신기할 따름입니다. 참, 술과 음악은 물론 송대영 대표와 박길종 작가가 함께 구현한 인테리어도 즐겨주세요.

주소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2길 3

인스타그램 @duidongsan

ⓒ 공간 뒷동산

글 김유영 기자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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