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9

한지에 깃든 여름의 색과 풍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6월의 전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전통 한지의 아름다움과 쓰임새를 보존하고 알리는 한지문화산업센터에서 푸르른 여름을 맞이해 7월 18일까지 <한지, 여름의 색을 담다> 전시를 진행한다. 1층 한지마루 공간에서 김옥영 한지공예작가의 지승공예 작품과 함께 스튜디오 긷이 연출한 여름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지문화산업센터 3D VRㅣ제작 : oneslist

 

한지는 예부터 우리 삶에서 뜨거운 빛을 가리고 은은한 빛을 투광하는 기능을 가진 중요한 소재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 속에서의 기능을 넘어 다채로운 빛깔을 품은 한지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여름의 햇빛에 반사된 푸르른 나뭇잎의 색감을 보여주며, 복잡한 도시 한 켠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한다.

 

 

땅을 향해 살랑살랑 길게 드리워진 초록빛 잎사귀들은 일일이 한지로 제작했다. 짙은 녹색부터 밝은 라임색까지 초록색을 다양하게 변주하며, 여름의 무성한 녹음과 나뭇잎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지의 결과 질감, 유연한 물성이 마치 나뭇잎이 바람결에 살랑거리는 듯한 운율감을 형성한다. 공예품 위로 군데군데 떨어진 잎은 공간감을 한층 더한다.

 

 

나뭇잎이 드리워진 그늘 아래 놓여있는 건 김옥영 한지공예작가의 지승공예 작품이다. 지승공예란 전통 종이 공예기법 중 하나로, 한지를 꼬아 만든 끈으로 공예품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종이를 엮어 만들어 탄생한 그릇은 부드러우면서도 질기고 튼튼하다. 특히 한지가 꼬아지고 겹쳐지면서 더욱 깊고 오묘한 색감을 자아낸다.

 

 

왼편의 소반과 그 위에 아기자기하게 놓인 술병, 술잔에서는 향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띄엄띄엄 놓여있는 오브제에 생활감을 부여해 자연 속에서 즐기는 소박한 풍류를 보여준다. 나뭇잎을 통해서는 종이로서의 한지의 물성을 담았다면, 지승공예를 통해서는 종이 이전의 나무의 원초적인 견고한 물성을 전달하는 듯하다. 또한 기물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두어 배치해 자연에 깃든 느슨한 여백을 담아냈다.

 

 

한편 전시 공간 맨 왼편에 위치한 화분은 한지의 재료가 되는 닥나무로, 맨 좌측 2개는 재래종 닥나무, 황토색 토기에 심은 것은 삼지닥나무이다. 전시를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에 한지와 연관된 의미를 담아 디테일을 살렸다. 덕분에 한지로 연출한 잎사귀와 위화감 없이 어우러지며 공간에 생동감을 더한다.

 

 

작은 전시 공간 위에 여름의 풍경과 자연 속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풍류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이번 전시는 한지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넘어 다채로운 생명력을 함께 선보인다. 앞으로도 한지문화센터는 계절 속 자연과 한지의 색감을 결합한 테마로 다양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원

진행 노슬기

사진·영상 우정민

자료 협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지문화산업센터

장소
한지문화산업센터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31-9)
일자
2021.06.19 -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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