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9

보테가 베네타가 러브콜한 한국 작가들

'이슈드 바이 보테가'에 실린 이광호와 정그림.
지난 1월 SNS 운영을 전면 중단한 패션 하우스 보테가 베네타가 새롭게 선택한 채널, 디지털 매거진 <이슈드 바이 보테가Issued by Bottega> 두 번째 이슈에 한국 작가 이광호와 정그림이 등장했다.

이슈드 바이 보테가는 보테가 베네타가 직접 엮은 사진, 영상, 음악이 있는 계간지이자 아트 컬렉티브다. 기본적으로 아트워크와 브랜드 캠페인 화보를 번갈아 배치한 선형적 슬라이드로 구성되지만, 좌상단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내비게이터를 통해 원하는 작가나 음악을 선택할 수 있다. 영상을 포함해 모든 페이지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현재 화면을 이미지로 저장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독자마다의 열린 해석을 담보한 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철저한 보안 속에서 보테가 베네타와 긴밀하게 협업한다. 힙합 뮤지션 미시 엘리엇 Missy Elliott을 필두로 했던 첫 이슈에는 패션 디자이너 바바라 훌라니키 Barbara Hulanicki, 미술가 발터 파이퍼 Walter Pfeiffer, 벌룬 아티스트 마츠모토 마사요시 Masayoshi Matsumoto 등이 참여했고 데이비드 라샤펠 David LaChapelle이 촬영한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의 캠페인 화보를 내세운 두 번째 이슈에는 한국 작가 이광호와 정그림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금속과 석재, PVC 등 다양한 물성을 탐구하며 새로운 화두를 던져 온 이광호 작가와 프랑스 ESAD 졸업 후 서울디자인페스티벌과 아트부산을 거치며 데뷔 4년차를 맞은 신진 정그림 작가 모두 명확한 색과 선이 돋보이는 작업을 출품했다. 높은 채도의 컬러와 선의 모티프는 사실 3년 전 브랜드에 부임해 ‘뉴 보테가’ 시대를 연 다니엘 리의 핵심 디자인이기도 하다. 가죽 끈을 사선으로 엮는, 보테가 베네타의 디자인 유산 ‘인트레치아토’의 스케일을 키우고 네온 컬러를 입혔다.

 

영상 캡쳐.

 

Interview 이광호

이광호 작가는 강렬한 색의 PVC 끈을 엮어나가는 매듭 시리즈Knot Series의 연장선상에서 보테가 베네타의 시즌 아이템을 표현했다. 좌우로 패닝하는 카메라를 통해 작품을 360도로 바라본 영상이 수록됐다.

 

 

Q. 참여 계기는.

매거진 작업을 맡은 보테가 베네타 아트 디렉터 안드레아 에반젤리스타가 PVC 의자 작업을 긍정적으로 보았다고 연락해 왔다. 첫 번째 이슈를 위해 섭외해왔는데 시기와 상황이 맞지 않아 이번에 참여하게 됐다. 다양한 아이템의 사진 자료를 보내주고 내 방식으로 이를 표현해주길 요청했다. PVC의 광택이라든지, 재질감이 극대화되길 바랐고 프리 스탠딩이 가능한 조형물을 바란다는 코멘트도 있었다.

 

Q. 작업 기간과 과정은.

4월부터 작업을 시작해 6월에 완성된 작품을 밀라노로 보냈고 현지에서 360도 영상 작업이 이루어졌다. 입체 작업을 이런 영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Q. 개인적 감회라면.

최근 흥미로운 행보를 보이는 브랜드와의 협업 작업이라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디지털 매거진의 형태지만 실제 전시가 이루어졌다면 어떤 광경이었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Interview 정그림

정그림 작가는 다양한 색상의 고무를 감싼 스틸 튜브를 입체 드로잉처럼 펼친 모노 시리즈Mono Series의 방식으로 보테가 베네타의 패션 소품을 재해석했다. 링, 팔찌, 슈즈 등 패션 소품이 3m에 이르는 금속 조각으로 만들어졌다.

 

 

Q. 참여 계기는.

밀라노에서 ‘작품을 우연히 봤고 브랜드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Q. 작업 기간과 과정은.

4~5월에 작업하고 6월 초에 마감했다. 브랜드 측에서 보여준 리스트에 가방부터 이어링, 팔찌, 신발 등 소품들이 있었는데, 사이즈가 한정적인 물건들을 큰 규모로 스컵쳐sculpture화 하는 작업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형태와 사이즈를 상의한 끝에 기존 모노 시리즈의 규모감을 따라 링의 지름을 70~80cm, 총 길이를 3m 정도로 키웠다. 컬러의 경우 기존에 쓰고 있던 색들이 브랜드의 기조와 비슷해 큰 어려움없이 작업했다. 매거진 제작 일정상 작품을 밀라노로 보내기 전 국내에서 스튜디오 도시와 촬영한 결과물이 매거진에 실렸다. 지금은 작품을 밀라노로 보낸 상태고, 이후 브랜드가 소장하게 된다.

 

Q. 개인적 감회라면.

의뢰를 받았을 당시 이슈 1이 나와 있는 상태였다. 워낙 좋은 브랜드인데다 평소 팬이었기에 더욱 즐겁게 작업했다.

 

 

유미진

자료 협조 이광호, 정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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