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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13년 만에 왔다, 피노 컬렉션이 서울에

송은, 피노 컬렉션전 〈Portrait of a Collection〉
송은문화재단의 갤러리 송은에서 9월 4일부터 11월 23일까지 피노 컬렉션(Pinault Collection)과 협력해 선보이는 피노 컬렉션전 〈Portrait of a Collection〉을 만나볼 수 있다. 13년 만에 한국 관람객을 만나는 이번 전시는 60점가량의 현대미술 작품이 소개된다. 생로랑(SAINT LAURENT)의 모기업인 케어링(Kering) 그룹의 설립자이자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Christie's)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가 설립한 피노 컬렉션.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송은에서 〈Agony and Ecstasy(고통과 환희)〉를 통해 컬렉션 중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송은 그리고 피노 컬렉션

이번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피노 컬렉션은 2021년 피노 컬렉션이 프랑스 파리의 부르스 드 코메르스(Bourse de Commerce)를 미술관으로 단장해 선보인 개관전 〈우베르튀르 (Ouverture)〉에서 영감을 받았다. 해당 전시에서 소개되었던 마를렌 뒤마(Marlene Dumas), 뤽 튀망(Luc Tuymans), 피터 도이그(Peter Doig), 플로리안 크레버(Florian Krewer), 세르 세르파스(Ser Serpas), 루돌프 스팅겔(Rudolf Stinger), 리넷 이아돔-보아케(Lynette Yiadom-Boakye)와 같은 작가들의 걸작을 함께 볼 수 있다. 

피노 컬렉션의 수석 큐레이터 캐롤라인 부르주아(Caroline Bourgeois)가 큐레이팅해 피노 컬렉션의 본질을 담아내고자 한 이번 전시는 비디오, 설치, 조각, 드로잉, 회화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를 아우른다. 작가와 장기적인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작품군과 모노그래프를 선보이는 피노 컬렉션만이 중시하는 ‘동반자 관계’를 느껴볼 수 있다. 

피노 컬렉션을 담은 공간

| 1층 로비

 

전시는 1층에서 시작해 3층까지 이어지고 지하 2층 마련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작품은 1층 갤러리 로비에 전시된 베트남 출신의 덴마크 예술가 얀 보(Danh Vo)의「Untitled(2020)다. 작품은 20세기 참나무와 황동 테두리 유리 진영장. 15세기 중반 프랑스 호두나무 성모자상, 청동기 시대 도끼날로 만들어졌다. 베트남 전쟁 직후 보트피플 난민이라는 작가의 출신배경을 직접적으로 지시한다. 

| 오디토리움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공간 오디토리움에서는 알바니아 출신 작가 안리 살라(Anri Sala)의 영상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1395 Days Without Red」(2011)를 재구성했고 해당 영상의 배경은 사라예보다. 43분 동안 상영되는 본 작품은 계단에 앉아 자리에 준비된 헤드셋을 착용해 소리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웰컴 룸

 

2층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 마련된 웰컴 룸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 데이비드 해먼스의 작품 6점으로만 구성되었다. 1989년 로마에 머물면서 이탈리아의 전위적 미술운동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에 감화된
해먼스는 직접 수집한 일상적인 물건들을 재활용해 조각으로 탄생시켰다. 웰컴 룸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작품Rubber Dread는 후드를 뒤집어쓴 머리가 받침대 위에 얹어진 듯한 형태로 특히 인상적이다. 

| 2층과 3층 전시장

 

2층과 3층 전시 공간에서는 미리암 칸(Miriam Cahn)과 피터 도이그(Peter Doig), 마를렌 뒤마(Marlene Dumas), 뤽 튀망(Luc Tuymans), 루카스 아루다(Lucas Arruda), 아니카 이(Anicka Yi),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 루돌프 스팅(Rudolf Stingel)의 작품들이 서로 다른 진동으로 호응하는 장면을 선보이며 최근 피노 컬렉션의 소장품에 새롭게 포함된 염지혜의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

지하 2층 작품을 관람하기 전 자칫하면 놓칠 수 있는 작품까지 빠짐없이 관찰해보자. 2층과 3층 엘리베이터 옆을 비롯해 전시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구는 쿠바 출신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의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애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전구를 이용한 작품을 만들었고 사랑을 전구에 비유했다. 

 

2층 전시장을 가득 매우는 오디오 사운드의 주인공. 영국 작가 라이언 갠더(Ryan Gander)의 대표 작품인 말하는 쥐 삼부작「The End」. 파리의 피노 컬렉션 미술관 개관 전시 때 선보였던 흰색 쥐는 현재 상설전시를 하고 있어 파리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작가는 흰색 쥐에 이어 갈색 쥐, 검은색 쥐를 만들었다고. 송은에서 볼 수 있는 검은색 쥐는 2층 복도 끝 흰 벽에 마련되어 있고 작품 자체가 작아 가까이 가서 보길 추천한다. 이 작은 쥐가 말하는 걸 보기 위해 허리를 낮추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관람객을 통해 쥐가 말하는 철학적인 독백과 함께 역설적인 물음을 던진다. 

| B2 전시장 

 

송은의 웅장함을 경험하는 공간인 지하 2층 전시장에서는 짙은 어둠과 함께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Dominique Gonzalez-foester)의Opera (QM.15)」(2016)가 상영되고 있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불안정한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본 작품은 미국의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의 전성기 시절과 은퇴 공연을 치르는 노년기 사이의 시간적 격차를 오가며 노래하는 장면을 홀로그램으로 구현해 강렬한 시각적 혼돈을 선사한다.  

생로랑 서울 플래그십스토어로 이어지는 피노 컬렉션 

피노 컬렉션 전시의 공식 후원사인 생로랑은 전시 참여 작가 중 1명인 염지혜 작가의 영상 작품「검은 태양」(2019)와「물구나무종 선언」(2021)을 두 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로랑 서울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상영한다.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선보이는 두 영상 작품은 피노 컬렉션 수석 큐레이터 캐롤라인 부르주아(Caroline Bourgeois)가 선정했다.  송은 갤러리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전시의 잔상을 이어가 봐도 좋겠다. 

위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436

김지민 인턴 기자 

자료 제공 송은문화재단, 생로랑

프로젝트
피노 컬렉션전 〈Portrait of a Collection: Selected Works from the Pinault Collection〉
장소
송은 갤러리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41
일자
2024.09.04 - 2024.11.23
시간
월요일 - 토요일 11:00 - 18:30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주최
송은문화재단
주관
협력 | 피노컬렉션(Pinault Collection)
참여작가
데이비드 해먼스(David Hammons),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 (Dominique Gonzalez-Foerster), 라이언 갠더(Ryan Gander), 루돌프 스팅겔(Rudolf Stingel), 루카스 아루다(Lucas Arruda), 뤽 튀망 (Luc Tuymans), 리넷 이아돔-보아케(Lynette Yiadom-Boakye), 마를렌 뒤마 (Marlene Dumas), 미리암 칸(Miriam Cahn), 세르 세르파스(Ser Serpas), 신이 쳉(Xinyi Cheng), 아니카 이(Anicka Yi), 안리 살라(Anri Sala), 안토니오 오바(Antonio Oba), 얀 보(Danh Vo), 염지혜(Ji Hye Yeom),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 타티아나 트루베(Tatiana Trouvé),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Felix Gonzalez-Torres), 폴 타부레(Pol Taburet), 플로리안 크레버(Florian Krewer), 피터 도이그(Peter Doig)
김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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