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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6

매일 곁에서 보고 듣는 음악, 프란츠

음악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책과 굿즈
음악을 다양한 콘텐츠로 선보이는 프란츠(Franz)는 음악이 우리 곁에 더 가깝게 존재하기를 꿈꾼다.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보고, 느끼고, 사용함으로써 말이다. 그래서 프란츠는 음악에 대한 책을 출간하고, 음악을 주제로 한 굿즈를 선보이며, 누구나 모여서 음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살롱을 주최한다. 비가시적인 음악이 가시적인 존재로 재탄생하고, 두 손으로 만져지는 오브제가 되는 순간. 음악은 진정한 일상이 되기 시작했다.
© Franz

Interview with 프란츠

김동연 대표

프란츠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부탁드려요.

음악에 대한 여러 일들을 하고 있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활동은 책을 출판하는 거예요. 악보집, 음악 교본처럼 음악을 실질적으로 다루는 책부터 음악의 역사, 음악가의 자서전과 같이 음악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을 펴내고 있어요. 그리고 음악을 모티브로 한 굿즈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 Franz

아모레퍼시픽 본사 지하 1층에서 한 달간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제품들이 있나요?

지금까지 출간했던 책과 굿즈가 모두 진열되어 있어요. 그리고 방문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신간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과 몇 가지 새로운 굿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프란츠의 취향과 지금까지 해온 것,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을 보여주려고 해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굿즈는 무엇인가요?

에코백 2종과 유리컵 2종인데요. 팝업스토어에서는 악보와 메트로놈 같은 빈티지 수집품도 함께 선보이다 보니 오래된 음악 상점 같은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빈티지 풍의 스페셜 로고를 새로 디자인하고 이를 에코백과 유리컵에 프린트했어요. 패키지를 지관통으로 해서 선물용으로도 좋습니다.

© Franz

팝업스토어에서 눈여겨볼 제품으로 하나만 꼽아 주신다면요?

1960~70년대 악보를 액자에 넣은 ‘까드르(Cadre)’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어요. 악보 자체가 지닌 아름다움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시리즈로, 악보 자체의 순수한 아름다움은 물론 폰트나 레이아웃에서도 1900년대 중반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까드르 시리즈를 직접 보고 구매하기 위해서 먼 지방에서 오는 분들도 계세요.

 

 

악보를 액자에 넣었을 뿐인데 한 편의 작품 같아요.

까드르 시리즈는 악보를 미학적으로 접근한 프로젝트로, 악보를 볼 줄 모르는 사람도 악보 자체의 아름다움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획했어요. 이 악보들은 프랑스에서 살 때 수집한 것들이라 자세히 보면 시간이 느껴지는 흔적들이 있어요. 와인을 마시다 튄 자국, 찢어지지 말라고 붙인 테이프의 기름 자국 등을 발견할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요소들이 방해가 아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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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했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오랫동안 바이올린을 가르치며 바이올린 교본을 출판하기도 했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악보집을 펴내는 일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동시에 음악의 다양함을 알려주면서 의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음악 서적을 펴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죠. 이후 출판 관련 세미나와 강연을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준비했어요. 2015년에 프란츠를 설립하고 2017년 첫 책을 출간했어요.

 

 

프란츠가 펴낸 책들은 음악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을 보여줍니다. 주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서적을 출간하는데요. 출판할 책을 고를 때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프란츠를 시작하는 책으로는 모두가 말하는 음악의 기쁨이나 즐거움이 아닌 음악의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는 책을 출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프랑스 파리의 대형서점에 가서 음악과 관련된 책을 샅샅이 뒤졌죠. 그렇게 찾은 책이 <음악 혐오>였어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출간할 책을 찾아다니는 편이에요.

 

 

이브 생 로랑의 연인인 피에르 베르제가 쓴 책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는 음악과 관련된 책이 아니었죠. 이 책을 펴낸 이유가 궁금했어요.

프란츠가 10번째로 출간한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는 유일하게 음악과 관련이 없는 책이에요. 일단, 10번째라는 숫자에서 오는 상징성이 있기에 프란츠가 영향을 받은 인물이나 원동력이 되는 다른 예술 장르에 관한 책을 내면 어떨까 싶었어요. 이브 생 로랑을 선택한 이유는 프란츠에게 뮤즈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 Franz

독자와의 대화, 음악 강연, 하우스 콘서트가 열리는 ‘아파트먼트 프란츠’는 어떤 공간인가요?

아파트먼트 프란츠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다각도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살롱 골드베르크’가 있죠. 이 프로그램은 1년에 한 곡을 선정해서 12달 동안 다른 연주자의 버전으로 듣는 모임이에요. 음악에 대한 지식보다는 어떻게 들리는지에 집중하고 느낀 그대로를 함께 이야기하고 공유해요. 그래서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분부터 전공자까지 참여자의 폭이 넓어요. 덕분에 예상과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다양한 감상을 들을 수 있어서 매우 귀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도 음악 감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파트먼트 프란츠와 달리 개방된 공간이라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을 텐데요.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한 달 동안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누구나 올 수 있는 공간이라는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주마다 시대를 정하고, 해당 시대의 음악을 틀고 있어요. 지난주는 고전주의 시대 음악을, 이번 주는 낭만주의 시대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3시 30분부터 4시까지 음악 감상 프로그램이 열려요. 이 시간에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자를 배치하고 조도를 평소보다 낮게 해요. 30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오는 분들도 계셔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 Franz

클래식 음악과 가까워질 방법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클래식을 만날 수 있는 작은 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이를테면 애플 뮤직과 같은 음악 서비스가 추천하는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는 거죠. 한 곡을 다 듣지 않아도 돼요. 앞부분만 잠깐 들어보고 마음에 드는 곡이 있다면, 그때 전곡을 들어보면 됩니다. 부담 없이 조금씩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유명한 곡은 외려 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유명하다는 건 그만큼 멜로디가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익숙한 곡부터 조금씩 듣다 보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 Franz

프란츠는 일상에 음악을 더 가깝게 가져오는 통로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상과 가까운 음악, 음악과 가까운 일상은 제 개인적 바람이자 프란츠의 목표이기도 해요. 일상에서 손에 닿는 것, 쓰는 것 등이 음악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면 더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소소하지만 매일 사용하는 문구 같은 것들도 꾸준히 만들고 있어요. 누군가의 하루가 프란츠가 만들고 제안하는 것으로 가득 채워지는 상상을 해보곤 해요.

 

 

프란츠는 음악을 손에 만져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오브제로 만들죠. 그런데 그 오브제들이 다 아름답고 프란츠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예전에 프랑스에 있을 때, 음악학교뿐만 아니라 미술학교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미적인 것에 눈을 뜬 것 같아요. 또, 프랑스에서 다양한 예술과 전시를 풍부하게 접하면서 취향이 조금씩 구체적으로 된 것 같고요. 책을 만들 때도 ‘음악에 대한 책이라면 더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강해서 10년 후에 봐도 질리지 않고 품위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 Franz

아파트먼트 프란츠에서 조만간 새로 시작할 프로그램이 있나요?

입문자를 대상으로 ‘음악 감상을 위한 악보 읽기’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음악 기호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배우고 간단한 곡을 악보를 보면서 들어보는 강연이에요. 처음에는 어렵지만 4주가 지나면 어느새 악보가 점점 눈에 들어올 거예요. 악보를 읽는 법을 알면 음악을 보다 더 다양한 차원으로 즐길 수 있거든요. 앞으로도 음악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해요.

 

 

그렇다면 앞으로 프란츠는 어떤 모습일까요?

궁극적으로는 뮤직 라이프스타일 회사로 나아가고 싶어요. 음악적 감수성이 묻어나는 물건들을 만들고 무엇을 듣고, 또 읽어야 할지를 제안하는, 음악에 대해 더욱더 다양하고 세밀한 것들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 Franz

김동연 대표의 PICK!

음악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프란츠의 책과 굿즈

  1. 책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

음악적 관점과 함께 사회적 관점에서 작곡가들을 바라본 책입니다.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까지 13명의 작곡가가 각자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음악을 통해 어떻게 현실에 맞서고 위로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조예와 관계없이 누구나 술술 읽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모두 가진 책입니다.

 

  1. 마스킹 테이프 – De Largo à Vivace

천천히, 느리게(Largo)부터 발랄하게, 빠르게(Vivace)까지 여섯 개의 템포 지시어가 적혀 있는 마스킹 테이프입니다. 오늘, 내가 가고 싶은 속도에 따라 6개의 템포 중 하나를 골라 찢어서 다이어리에 붙여 보는 등, 음악적 무드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굿즈입니다.

 

  1. 프란츠 유리컵

빈티지 느낌이 물씬 나는 프란츠의 스페셜 로고가 새겨진 유리컵으로, 팝업스토어를 위해 새로 만들었습니다. 170㎖로 크기는 작지만 물과 맥주는 물론, 위스키를 마실 때도 적당합니다. 요즘 제가 매일 사용하는 컵이기도 해요.

 

  1. 까드르(Cadre) 시리즈

오랜 시간 동안 수집해 온 빈티지 악보로 만든 거라 하나씩밖에 없는, 희소성이 있는 아이템입니다. 각 악보가 가진 고유한 분위기와 매력, 오랜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색감은 사진에도 잘 담기지 않아서 팝업스토어가 진행되는 4월 중에 꼭 한 번 실제로 보셨으면 해요. 만약 구매하신다면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할 악보의 색감과 느낌을 오랫동안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허영은 객원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프란츠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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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곁에서 보고 듣는 음악, 프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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