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김영나는 9월에 있을 전시를 준비하면서 ‘상업성’에 대해 다시 생각 중이다. 그동안 했던 전시들은 대부분 비상업적인 프로젝트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전시를 하는 갤러리는 꽤 적극적인 상업성을 띠고 있어서 더 그럴지도 모른다. 의뢰를 받고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의 생태에 익숙했던 그녀는 작품의 ‘판매’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요즘 김영나는 작품을 사고 파는 행위를 다른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경제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이 다른 공간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
“작품을 구매한다는 건 그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가치 투자를 하는 거잖아요. 그 사람은 분명 특별한 울림을 받았거나 다른 어떤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렇게 보면 작품을 사고 판다는 게 좀 다른 차원이란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제가 만들고 팔고 싶지 않아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 소중한 아이를 어떻게 파냐고(웃음). 그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이제는 제 작업이 다른 맥락으로, 다른 생명을 갖고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봐요. 나한테는 이런 경험을 주고 다른 사람에겐 또 다른 걸 주겠지. 그동안 그 가능성을 저한테만 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