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7

오래된 헛간의 벽돌과 짚더미, 건축 자재로 다시 태어나다

지속 가능성을 높인 유럽의 주택
친환경 자재를 재활용하거나 가공하여 지은 주택 두 곳을 소개한다. 각각 폴란드와 독일의 주택이다.

|주택이 된 낡은 헛간

      폴란드, 브제시 아키텍치

폴란드 포즈난을 기반으로 하는 브제시 아키텍치(Wrzeszcz Architekci)는 포즈난 교외의 한마을에서 폐허가 된 오래된 헛간을 분해하고 그 벽돌을 사용하여 새로운 주택을 건축했다.

브제시 아키텍치는 주택,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폴란드 포즈난의 건축 스튜디오이다. 건축가 보리스 브제시(Borys Wrzeszcz)가 이끌고 있다. 그는 폴란드, 슬로베니아, 덴마크에서 공부한 뒤 브제시 아키텍치를 설립했다. 브제시 아키텍치는 건축 디자인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개발과 환경보호를 강조한다. 자연과의 조화, 역사적인 맥락과의 연결, 기능성, 시공 품질에 중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최신 기술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활용한다.

© Przemyslaw Turlej

이번 프로젝트 또한 버려진 자재들을 창의적으로 재활용하여 새로운 주택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건축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헛간의 벽돌로 지어진 주택이 있는 지역은 포즈난의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울창한 숲과 오래된 농가 건물 그리고 신축된 단독 가구 주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는 곳이다. 건축가가 디자인한 주택은 이 세 가지 요소가 서로 만나는 곳에 지어졌다.

© Przemyslaw Turlej

폴란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오래된 독일식 헛간들은 균형 잡힌 비율과 정밀한 디테일이 특징인 단순한 형태의 벽돌 건물이다. 하지만 이러한 헛간들은 현재 그 쓰임새를 잃어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건축가는 이러한 오래된 헛간들이 지닌 건축적 가치에 주목했다. 건축가는 디자인 과정에서 주변 건축물을 보고 단순히 영감을 받는 것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하나의 아이디어로 고안해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계획은 마을 근처에 있는 오래된 헛간을 구매하고 해체하여 건축 자재로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계획은 결과적으로 건축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함에 있어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 핵심 아이디어가 되었다.

© Przemyslaw Turlej

주택은 숲과 가까이 위치한 좁은 부지에 지어졌다. 이 때문에 집에 들어서자마자 울창한 푸른 자연이 있는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주택의 1층에는 부엌, 식당, 거실을 포함하는 공용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전체 파사드의 큰 폭을 차지하며 실내와 주변 환경과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긴 유리 창문도 있다. 마치 공중에 떠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2층 모듈은 1층과 연결되며 욕실, 옷장, 침실이 있다.

© Przemyslaw Turlej

건축가는 헛간의 벽돌을 사용하여 새로운 외관을 만들었다. 빈티지한 느낌의 재료는 새 주택에 독특한 분위기를 부여한다. 외관에는 다양한 모양을 지닌 네 가지 벽돌이 결합되어 있다. 특히 마치 구멍이 뚫린 듯 곳곳에 빈 공간이 있는 벽돌 벽면의 경우, 시공을 담당한 지역 장인 또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기존의 일반적인 작업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방식을 시도하여 완성한 것이다. 주택의 단순한 형태는 벽돌의 구성과 모양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며 그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이처럼 버려진 헛간의 재활용된 벽돌 재료는 두 번째 생명을 얻었을 뿐 아니라 새 주택에 특별한 건축적 가치를 창출해냈다.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주택

      독일, 아틀리에 카이저 션
© Brigida González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기반으로 하는 아틀리에 카이저 션(Atelier Kaiser Shen)은 기존의 전통적인 건축 기법과 현대적인 자재와 기술을 융합하여 하우스 호인카(Haus Hoinka)라는 이름의 단독 주택을 완성했다. 아틀리에 카이저 션은 두 건축가 플로리안 카이저(Florian Kaiser)와 구오빈 션(Guobin Shen)이 2017년 함께 설립한 건축 스튜디오이다. 플로리안 카이저(Florian Kaiser)는 슈투트가르트, 런던, 베이징의 다양한 건축 스튜디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 Brigida González

그는 기능성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현대적이고 섬세한 디테일과 조화로운 비례를 갖춘 건축물을 만드는데 주력하며, 공간과 재료의 품질을 중시한다. 또한 환경친화적인 건축을 추구하며, 자연조명과 자원 절약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구오빈 션(Guobin Shen)은 슈투트가르트, 바젤, 상하이의 다양한 건축 스튜디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지속 가능한 건축에 집중하는 건축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적인 언어와 획기적인 공간 해결책을 통해 창의적이고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또한 자연과의 조화, 재활용 소재의 사용, 사회적 가치의 반영을 중요시하여 다양한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구상하고 실제로 구현해 내고 있다.

 

이처럼 지속 가능성을 중요시 여기는 두 건축가의 주택은 독일의 작은 마을에 위치해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시골의 주택 건설에 있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 작은 마을은 16세기와 17세기의 목조 건물, 전통적인 교회 건물, 포도밭 등이 매우 특징적인 곳이다. 건축가는 이 마을의 중심지에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여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선보였다.

© Brigida González

주요 소재인 짚더미는 메인 구조물로 사용되었으며, 이 소재는 주택의 단열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나무판자는 주택의 내외부에 사용되었는데, 따듯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동시에 주택과 자연을 조화롭게 연결한다. 또한, 주택은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태양광 패널을 통해 재생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밀짚은 기존의 단열재보다 더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재생 가능하다. 건축가는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지닌 밀을 이용하는 19세기의 건축 기술을 활용했다. 이 방식은 다루기 쉬울 뿐 아니라 간단한데, 짚더미들을 두께가 36.5cm가 되도록 나무 프레임에 압축하는 것이다. 건축가는 주택에 전체 구조물, 여섯 개의 외벽, 지붕, 바닥판까지 이 짚더미 기술을 적용했다.

 

주택 내부는 다양한 생활 형태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필요에 따라 추후 변경도 가능하다. 개방형 주방, 다이닝 공간, 거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큰 창문을 통해 충분한 자연광이 들어오고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주택의 레이아웃은 가족의 요구와 편의성을 고려하여 설계되었으며, 개인 공간과 공동생활 공간 간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최새미 객원 필자

자료 제공 Wrzeszcz Architekci , Atelier Kaiser S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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