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30

뉴요커가 사랑하는 진짜 뉴욕 커피, 버치 ①

14년 차 뉴욕 로컬 커피 로스터스 ‘버치’의 브랜드 스토리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커피 브랜드 사이에서도 14년 차 뉴욕 시티 로컬 커피 로스터스로서 오리지널티를 유지하며 아주 깊이 뿌리내린 버치(Birch). 대형 커피 브랜드의 화려한 브랜드 퍼포먼스와 달리 묵묵하게 자신들의 감성과 위치를 지켜온 것이야말로 ‘버치’스럽게 성장해온 것이라 말하는 이들.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세상의 변화와 고객의 마음을 마주하고 이에 함께 발맞추어 왔다. 그러한 버치가 작년 연말, 아주 조용히 성수동 인쇄 골목 사이로 자리를 잡았다. 버치 공동 대표 제이슨 라가 버치커피코리아(Birch Coffee Korea)를 설립해 전개하는 첫 번째 매장이자 버치의 첫 해외 매장이기도 하다. 서울 1호점을 새롭게 꾸려가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제이슨, 그리고 서울 지점 운영을 돕기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이던 제레미를 만나 지난 14년간의 브랜드 스토리와 그들이 특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서울 지점을 오픈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뉴요커가 사랑하는 진짜 커피 브랜드가 바로 여기 있다.
ⓒdesignpress

이른 새벽부터 거리로 풍겨 나오는 커피 향, 옐로우 캡의 끝없는 행렬, 그칠 줄 모르는 사이렌 소리,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바쁘게 걸어 다니는 뉴요커들의 삶 속에 밀접하게 자리한 버치. 자작나무 로고와 레드와 블랙(Red&Black)이 상징인 버치는 뉴욕 기반의 로스터리 커피 브랜드로 어느덧 14년 차에 접어들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커피 브랜드 사이에서도 뉴욕 시티 로컬 브랜드로서 오리지널티를 유지하며 아주 깊이 뿌리내린 버치는 제레미 라이먼(Jeremy Lyman), 폴 슐레이더(Paul Schlader)가 공동 창업으로 시작하였으며, 1년 후 제이슨 라(Jayson Rha)까지 합류하며 세 명의 오너가 공동 운영 체제로 지금의 버치를 일궈냈다. 2009년 플랫 아이언(Flat Iron)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뉴욕 내 12개 매장을 직영으로만 운영 중인 버치는 오늘날 뉴욕의 그 어떤 커피 브랜드보다도 프렌들리 하지만 견고하고 철저하게, 사람을 위하는 훌륭한 맛의 커피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형 커피 브랜드의 화려한 브랜드 퍼포먼스와 달리 묵묵하게 자신들의 감성과 위치를 지켜온 것이야말로 ‘버치’스럽게 성장해온 것이라 말하는 이들.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세상의 변화와 고객의 마음을 마주하고 이에 함께 발맞추어 왔다. 그러한 버치가 작년 연말, 아주 조용히 성수동 인쇄 골목 사이로 자리를 잡았다. 버치 공동 대표 제이슨 라가 버치커피코리아(Birch Coffee Korea)를 설립해 전개하는 첫 번째 매장이자 버치의 첫 해외 매장이기도 하다. 서울 1호점을 새롭게 꾸려가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제이슨, 그리고 서울 지점 운영을 돕기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이던 제레미를 만나 지난 14년간의 브랜드 스토리와 그들이 특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서울 지점을 오픈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뉴요커가 사랑하는 진짜 커피 브랜드가 바로 여기 있다.

ⓒBIRCH

예전부터 브랜드 이름이 ‘버치(자작나무)’인 이유가 궁금했어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Jeremy 원래는 다른 이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미 다른 곳에 상표 등록이 되어 있다고 변호사한테 연락이 왔더라고요. 마침 제가 버치 나무를 좋아해서 디자인을 배우던 친구에게 버치 나무를 만화 캐릭터처럼 그려 달라 부탁해 놨던 터라 버치 나무가 들어간 로고가 이미 만들어진 상황이었죠. 변호사한테 연락을 받고 친구들을 불러 밤새도록 새로운 이름을 의논하다 ‘이미 버치 나무 그림으로 로고가 만들어졌고 너가 버치 나무를 좋아하니까 버치로 갈까?’ 해서 생각보다 아주 쉽게 이름이 정해졌죠.

원두 산지에서의 폴과 제레미 모습. 이제는 가족 그 이상의 관계를 이어가는 버치 크루들이다. ⓒBIRCH

2009년 제레미와 폴이 공동 창업한 후, 1년 뒤인 2010년 제이슨이 합류했죠. 각자 커피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Jeremy 바리스타가 되기 전에는 은행 대출 부서에서 주택 대출 허가해 주는 일을 했었어요. 그 당시 제가 알코올 중독에 걸리면서 많은 것을 바로잡아야 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또 대출 심사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가버리는 저의 직업에 대해서도 회의감이 많이 들기도 했고요. 그러다 하루는 아무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잔 주문해 놓고 오가는 사람들을 가만히 구경했어요. 넋을 놓고 있다 보니 저도 모르게 몇 명이 들어오고 몇 명이 나가는지 세고 있더라고요. 문득, ‘지금처럼 가만히 앉아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때론 일도 하는 삶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올라왔죠. 이번에 미국 본사를 지켜야 해서 한국에 함께 오지 못한 폴은 제가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을 때 커뮤니티 모임에서 처음 만났어요. 폴은 브로드웨이에 있는 허트랜드 브루어리(Heartland Brewery)에서 바텐더 겸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고, 연기를 배우기 위해 미네소타(Minesota)에서 뉴욕으로 넘어온 때였어요. 폴도 커뮤니티 모임 멤버였는데 거기서 저랑 처음 만나 함께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Jayson 저는 레스토랑 컨설팅이랑 호스피탈리티 매니징 서비스를 뉴욕에서 오래 했어요. 호스피탈리티 서비스가 개인적인 성향과 잘 맞아서 정말 즐겁게 일했던 것 같아요. 제가 아이오와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 즈음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아이오와 주립대학(IOWA STATE UNIVERSITY) 근처에서 ‘이스케이프(ESCAPE)’라는 개인 카페를 운영했던 적도 있고요. 그때는 무턱대고 친구와 동업을 시작해서 금방 문을 닫아야 했죠. 버치에 오기 바로 이전에는 레스토랑 사라베스(Sarabeth’s Restaurant)에서 총괄 매니저로 있었어요. 그러다 조금 더 학구적인 커리어를 쌓고 싶어 뉴욕 하이드 파크에 있는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로 진학을 계획하게 됐는데 뉴욕 학비가 워낙 비싸잖아요. 버치에서 매니징 일을 병행하며 학교를 다니고자 했던 게 지금에 이르렀어요. 처음 버치 면접 보러 왔을 때 매장에 앉아 잠깐 대기하는 시간 동안에도 매장의 흐름을 스캔하려 했던 것 같아요. 그때 느낀 버치의 첫인상은 매력적이었고요.

여유로운 주말의 62번가 매장. 인근 주민들이 가족들과 커피 타임을 즐기기 위해 하나 둘 모여든다. ⓒBIRCH

뉴욕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해 다채로운 도시이면서 동시에 수많은 니즈가 존재하는 곳이죠. 뉴욕에서 창업을 고려할 때 가장 도전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Jeremy 뉴욕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일은 엄청난 도전이자 불가능에 가까워요. 이걸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운영하는 모든 매장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과 버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세심하게 귀 기울여 듣는 것이었어요. 특히 한 번이라도 우리 매장을 이용해 보았던 고객의 피드백을 게으르지 않게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열심히 했고요.

버치 본연의 오리지널티를 잃지 않고 균형 잡힌 경영 철학으로 서울에서도 브랜드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가는 제이슨 ⓒBIRCH

브랜드 내에서 각자 맡고 있는 역할이 궁금해요.

Jayson 제가 처음 버치에 합류했을 때 제레미와 폴은 오너, 저는 바리스타였어요. 그때가 버치 창립 1년이 조금 넘었을 때였죠. 그렇게 3~4년 시간이 흐르면서 뉴욕 내 버치의 규모는 계속해서 커져갔고 수익이 10배 이상 증가했어요. F&B 브랜드 컨설팅 및 매니징은 제가 원래도 하던 일이었기 때문에 일반 바리스타들과는 일하는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었어요. 플라스틱 디저트 케이스가 낡아 보여 마켓에 가 번듯한 유리 디저트 케이스를 구매해 와 교체하는 등 시설 관리 및 유지까지 관여하려했으니까요. 어느 날 제레미와 폴이 먼저 묻더라고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때 처음 파트너로 함께 일하고 싶다고 제안을 했어요. 지금처럼 둘이 브랜드 선두에서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원두 수입부터 로스팅, 생산, 납품 등 커피와 관련된 실질적인 업무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가 총괄하는 게 어떻겠냐고요. 그때부터 운영 파트너로 함께 브랜드를 이끌어 온 거죠. 버치가 5년 차 까지는 커피 랩(Coffee Lab)과 레드 루프 로스팅(Red Roof Roasting)이라는 곳에서 원두를 납품받아 사용했는데, 가장 시급한 게 자체 로스팅 시스템부터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12년부터 1년간 캔자스시티에 있는 로스팅 선생님을 찾아가 직접 로스팅을 배워왔고 배워오면 혼자 연습하고 또 배워오면 혼자 연습하는 과정을 거쳐 로스팅 기술을 익혀갈 때쯤, 뉴욕 퀸즈 롱아일랜드 시티에 100평 규모의 버치 로스팅 하우스를 만들었죠. 로스팅 하우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한다는 건 커피 브랜드로서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그 덕분에 ‘버치’만의 프로파일을 만들어 가는 게 가능했고요. 버치의 표준이 될 ‘맛’과 ‘향’을 찾아가는 과정과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해요.

버치는 뉴욕 내에서 꾸준히 확장 중이며 2023년에는 3개의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버치를 사랑하는 수많은 파트너가 함께 한다. ⓒBIRCH

1만 달러(한화 약 1천300만 원)라는 한정된 자본으로 버치 창업의 첫 삽을 떴다고 들었어요.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하기에 여유로운 자본은 아니었을 텐데요.

Jeremy 정확히 말하면 1만 달러는 커피 사업을 구상하고 연구하기 위한 시드머니였어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커피 페어나 컨벤션을 다니며 공부를 하기 위한 투자 비용이었죠. 그 이후 가족과 친구에게 돈을 빌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 역시 아주 적은 금액이었고요. 사업이 안정되던 4년 차에 로스팅을 시작했고, 그때 매장이 3~4개 정도 됐던 걸로 기억해요. 이러한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창업, 경영 관련해서 강연 초청을 종종 받곤 하는데 자금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어떤 사업이든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항상 전하고 있어요.

버치 원두 ⓒBIRCH

현재 운영 중인 매장과 원두 납품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Jeremy 저희는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만 운영 중이고 맨해튼 내 10개 매장과 퀸즈 1개 매장 그리고 이번에 오픈한 서울 1호점까지 총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에요. 원두는 맨해튼 내의 모든 홀 푸드 마켓(Whole Food Market)과 총 17 곳의 카페에 납품 중이고요.

버치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고객들 ⓒBIRCH

뉴욕 현지에서 만난 버치 그리고 오늘 이렇게 서울에서 만난 버치는 여전하다는 느낌을 주네요. 서비스, 맛 그리고 공간까지 모든 요소들이 그러한 느낌이에요.

Jayson 버치의 아주 중요한 경영 가치관이 바로 ‘서비스’에요. 맛 좋은 커피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서비스는 따라 하기가 쉽지 않죠. 그 말인즉슨, 서비스를 잘 하면 누군가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몸으로 흡수하는 ‘느낌’과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버치는 이걸 잘하고, 저걸 잘해!”라고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그냥 버치를 떠올리자마자 “버치 너무 좋아!”라는 감정이 먼저 올라오게끔 하는 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서비스예요.

Jeremy 그래서 새로운 바리스타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서비스부터 교육하고 있어요. 커피 트레이닝은 그 이후에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직원이 손님을 보며 웃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그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입사하자마자 그것부터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손님의 마음을 읽는 법’, ‘손님에게 질문을 제대로 하는 법’을 트레이닝 하는 건 결국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하기 위함인 거죠.

버치는 뉴욕을 대표하는 로스터리 카페 중 한 곳이에요. 다만 다른 커피 브랜드에 비해 이러한 점이 두드러지지는 않는 편이죠. 심지어는 브랜드 퍼포먼스가 과묵한 편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Jayson 그게 바로 버치의 매력이에요. 유명해지는 걸 목표로 하기보다는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고자 했어요. 확실하게, 그리고 제대로 하고 싶었던 거죠.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다리 찢어지듯 괜히 다른 브랜드를 좇아 보여주기 식으로 하는 건 저희가 아니기도 하고, 저희가 잘하는 영역도 아니에요. 그저 손님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서비스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을 많이 하려 했어요. 그리고 서비스의 수준이 높으면 자연스레 그 외의 부수적인 부분들은 따라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왼) 뉴욕 로컬 커피 로스터스 브랜드 김미! 커피 ⓒdesignpress
(오) 나인 스트릿 에스프레소 ⓒdesignpress

차별화를 말씀하신 김에 뉴욕 커피 시장에 대해 얘기 나눠볼까요? 많은 사람이 시기를 짐작할 수 있도록 블루 보틀 커피가 뉴욕에 1호점을 오픈했던 2010년을 기점으로 얘기해볼게요. 블루 보틀이 뉴욕에 상륙하기도 전에 버치의 스토리는 2009년부터 이미 시작되었고 그 이후 스텀프타운 커피 로스터스(Stumptown Coffee Roasters),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카운터 컬처(Counter Culture Coffee), 라 콜롬 브 커피(La Colombe Coffee Roasters) 등 대형 커피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뉴욕에 들어섰죠. 그들의 등장으로 뉴욕 커피 산업에 지각 변동이 있었나요?

Jeremy 2009년 이전부터 뉴욕 커피 시장의 트렌드는 이미 상승하고 있었어요. 스텀프타운, 인텔리젠시아, 카운터 컬쳐 등 모두 각자의 본거지에서 출발해 뉴욕에 들어와 각자가 잘 하는 것들을 임팩트 있게 아주 잘 펼쳐냈죠. 하지만 그 당시 실제로 뉴욕 커피 산업의 흐름을 만들어냈던 주역들은 따로 있어요. 그럼피(Café Grumpy), 나인 스트릿 에스프레소(Ninth Street Espresso)*, JOE커피(JOE COFFEE COMPANY), 김미커피(Gimme Coffee) 등등. 저희처럼 잘 되는 개인 브랜드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뉴욕에서 커피 사업이 해볼 만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던 것 같아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스타벅스가 커피 산업에 정말 기여를 많이 했다는 걸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고요.

Jayson 최근 들어서야 한국에서도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활발해졌는데, 뉴욕은 이미 2016년에 스페셜티 커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어요. 물론, 스페셜티 커피는 그보다 30년 전인 1978년부터 등장했고 뉴욕에서 인기를 얻은 것도 그렇게 빠른 때가 아니었죠.

* 나인 스트릿 에스프레소 : 뉴욕 최초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홈페이지에 기재된 문장이 눈에 띈다. ‘NYC’s fist quality -driven coffee shop.
* 스페셜티 커피 : 미국 크눅센 커피의 에르나 크누첸Erna Knutsen이 1978년 프랑스 커피 국제회의에서 ‘특수한 지리적 기후가 좋은 향미의 커피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용어로, 오늘날 전 세계 커피 생산량 중 10%를 차지하며 최고 등급의 커피 원두를 일컫는다. 기존의 커피와 다르게 ‘품질’면에서 더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1982년 SCAA가 설립되면서 스페셜티 커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Article in Article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New York, the city that never sleeps. |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1876년까지 미국은 전 세계 커피의 약 3분의 1을 수입하는 국가였는데, 대부분이 뉴욕항을 통해 들어왔다. 18세기 후반부터 20세기까지 세계 커피 무역의 중심지였던 뉴욕은 특히, 월스트리트 가에 수많은 커피 수입업자들이 자리를 잡으며 속칭 ‘커피 디스트릭트’라고 불릴 만큼 큰 성장을 일구어냈다. 뉴욕 최초의 커피 수입업자(로스터와 무역회사 등)들이 늘어나면서 심지언느 커피와 코코아를 사용한 미국 최초의 선물 시장이 생겨날 정도였다. 그러니 증권가 근처에만 가도 거리에는 언제나 커피 로스팅 향기로 넘쳐 흘렀다. 하지만 20세기 초로 접어들며 월스트리트 가의 건물 임대료가 하늘로 치솟자 대부분의 카페들은 그곳을 벗어나 뉴욕 외곽 지역 곳곳으로 흩어져 옮겨갔다. 19세기 중반에는 뉴요커 출신의 발명가 자베즈 번즈(Jabez Burns)가 대량으로 커피를 로스팅 할 수 있는 회전식 로스터기를 개발했는데 이는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로스터기 기술의 근원이 되었다. 뉴욕의 화려한 마천루, 세계 경제와 예술의 중심지, 재즈의 도시 등 뉴욕을 수식할 수 있는 미사여구는 무수히 많지만, 커피 역사 또한 깊은 도시라는 걸 기억하자.

기사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하지영 기자

자료 제공 및 취재 협조 BIRCH

장소
버치커피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16길 27
하지영
에디터가 정의한 아름다운 순간과 장면을 포착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세상에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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