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7

미술 서적을 일상과 더욱 가까이

새 단장 마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아트라이브러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3층에 아트라이브러리가 새로 단장하여 개관했다. 기존에는 아트 도서실이라 하여 작은 공간을 썼지만, 3층으로 이전하면서 훨씬 넓어졌다. 공간이 넓어진 만큼 더 많은 도서를 갖추게 됐고 도서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공용 좌석, 독립형 좌석은 물론 가족을 위한 귀여운 구석까지 갖추고 있다. 통창이 주는 개방감부터 아늑함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또한 사회과학 서적부터 회화를 담은 아트북까지 폭넓게 갖춰 미술에 관해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개방형 좌석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재조성한 아트라이브러리는 더 많은 이들이 미술 관련 서적을 볼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고, 그러면서도 전문성과 흥미를 동시에 갖췄다. 일반 도서관에서는 찾기 힘든 미술 전문기관 전시 도록이나 세미나 자료, 국내외 비엔날레 출판 자료는 물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전시의 도록이나 자료, 그리고 각종 국제 그림책 시상식에서 수상한 그림책, 어린이 도서, 해외 원서를 포함한 아트북까지 총 만여 권이 넘는 장서를 갖추고 있다. 전시를 방문하지 않고 아트라이브러리만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문성과 흥미를 동시에 갖춘 만큼 조용하면서 편안하게 여러 책을 펼쳐볼 수 있다.

어린이 서가(가족관람객 공간)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어린이 도서 서가와 기획서가, 그리고 신간도서를 먼저 볼 수 있다. 시의성 및 중요도를 고려해 주제를 선정하고 특색 있는 자료를 소개하기도 한다. 아트북부터 독립출판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신간도서는 말 그대로 최근에 나온 책들을 보여주는데, 분기별로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한다.

신간도서 코너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아트라이브러리 한 켠에는 어린이 도서 서가가 있는데, 이곳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게 따로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밝은 색감의 가구와 구성을 통해 책을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낮은 위치에 책들이 배치되어 있고 귀여운 스툴과 원통형 소파, 러그가 있다. 어린이 서가에만 해도 책 600여 권이 있는 만큼 어린이 관람객이나 어린이 서적에 관심 있는 이들이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더 깊숙한 내부로 들어가는 길에는 연속 간행물 서가도 있다. 한 번만 찾기보다는 꾸준히 방문해도 되는 이유가 곳곳에 있다.

어린이 서가(가족관람객 공간)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연속 간행물 서가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내부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미술 전문 서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전문서적 내에서는 사회과학, 건축, 예술, 미술사, 공예, 조각, 회화, 사진, 역사까지 다루고 있으며 미술 및 여러 형태의 예술과 관련된 책들이 모여 있다. 작품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도록도 많지만, 사회과학 서적이나 역사 관련 책처럼 미술에 관한 배경지식을 설명하는 책도 다채롭다. 전문적인 지식에 관심이 있는 이부터 미술에 관해 호기심이 있고 조금 더 알고 싶은 이가 모두 즐길 만한 곳이다.

미술 전문 서가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미술 전문 서가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워낙 라이브러리 자체가 넓고 많은 자료를 보유한 덕에 지니고 있는 책들의 스펙트럼도 넓고 다양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건축부터 사진까지 기존의 순수예술 범주에 있는 작품 외에도 전시를 비롯해 예술 플랫폼의 범주에서 다루는 여러 서적을 골고루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술 전문 서가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이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 전시의 기록과 발간 도서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그동안 좋은 전시를 꾸준히 해오기도 했고, 상업적인 전시뿐 아니라 의미 있는 기획을 선보여 왔다. 물론 어젠다를 제시하는 역할도 해왔기 때문에 좋은 화두의 아카이브로서의 기능도 훌륭히 갖추고 있다.

SeMA 기획 서가(사서 추천 코너)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SeMA 기획 서가(사서 추천 코너)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공간이 만들어진 형태도 매력적이다. 기존 도서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방형 좌석도 있지만, 예술의 가치를 전달한다는 취지로 ‘영감의 소파(Sofa Of Inspiration)’를 두었다. 이는 퍼시스의 소파 전문 브랜드인 ‘알로소’가 지원한 것. 통창 앞에 둔 파스텔 톤의 소파는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취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따뜻한 햇살과 바깥 풍경은 물론, 여러 예술 서적과 함께 자신만의 휴식 혹은 고민을 가지며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독립형 좌석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체적으로 내부 공간을 넓게 쓰도록 구성한 동시에 각 구역마다 다른 책을 두고 전문성을 확보했다. 여유와 여백을 느끼는 동시에 밀도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안에 담겨 있는 서적들은 어떨까? 미술적 소양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골고루 길러줄 수 있는 책들이 다수 있다. 좋은 아트북도, 평소에 보기 힘든 책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미술 전반에 관해 조금씩 알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책이 많다는 점이 확실한 특징으로 다가온다. 많은 이들이 흥미를 느낄, 내 일상과 가까이 있는 미술부터 일러스트레이션 등 여러 창작의 방법론에 관한 책, 사진으로 구성된 기록물, 세계 각지의 로컬 아트부터 최근 미술계의 흐름까지 모두 담은 공간이다. 아트라이브러리라고 해서 ‘나와는 관련 없겠지’라고 지레짐작하면 오산이다.

휠체어 좌석 | 사진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다양한 책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아트라이브러리의 그래픽 디자인은,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이자 디자이너 크리스 로와 그래픽 스튜디오인 구트폼이 함께 맡았다. 구트폼은 권오현과 양선희가 이끄는 그래픽 디자이너 스튜디오다. 아티스트 개인과 디자인 회사 사이의 느슨한 에이전시를 지향한다고. 크리스 로는 샌프란시스코, 함부르크, 베를린과 뉴욕에서 활동하다 현재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한글이 지니고 있는 도형적인 특성을 살리는 한편, 직관적이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아트라이브러리 그래픽 디자인 | 사진: 박준우

아트라이브러리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0시부터 18시까지 연다. 대출은 불가능하며, 내부 음식 섭취도 불가능하다. 이곳은 공원이 공존하는 미술관인 만큼 근처 공원 산책도 함께할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공원을 산책하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여러 작가의 조각이 상설 전시 중이기 때문이다. 규모부터 재료, 모형까지 다양한 열두 개의 조각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각 작품에 관한 설명은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박준우 객원 필자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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