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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12-28

행복으로 가득한 환상의 레스토랑

행복이 필요할 때 오세요, 일루지앵

장소일루지앵 (서울시 중구 퇴계로20길 13, 1F)

남산타워가 보이는 기다랗고 좁은 골목길에 행복을 찾아 나선 이들을 위한 편집숍이 문을 열었다. 명동의 골목길을 순식간에 유럽의 고풍스러운 길로 변신시키는 터키블루 색의 가게는 꿈에서 본 것같이 그립고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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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맛있는 음식 같은 것

명동역 뒤편 골목에 자리 잡은 일루지앵은 얼핏 보면 레스토랑이나 베이커리같지만, 사실은 아기자기한 소품과 책을 판매하는 편집숍이다. 터키블루 색 외관에 이끌려 문을 열면 따뜻한 공기가 우리를 맞이한다.

 

환상이라는 뜻을 가진 ‘일루션(Illusion)’과 파리지앵의 ‘지앵(Sien)’을 결합해서 만든 이름처럼 일루지앵(Illusien)은 ‘행복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가상의 레스토랑’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행복과 레스토랑이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싶지만, 일루지앵은 행복은 맛있는 음식과 같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매일 필요하고, 누구나 공감하고, 나눌수록 더 커지는 것. 그리고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것. 그래서 일루지앵은 행복을 요리하는 가상의 레스토랑이 되었다.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음식은 우리에게 크고 작은 행복과 위로를 준다. 그처럼 일루지앵은 직접 기획해서 만든 굿즈들로 사람들이 행복을 찾을 때 필요한 영감, 위로, 용기를 주고자 한다.

 

일루지앵의 굿즈는 레스토랑이라는 컨셉에 맞게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로 나눠진다. 에피타이저는 일상의 행복을 제대로 맛볼 수 있게 입맛을 돋워주는 소소한 제품들로 구성된다. 메인은 일루지앵 굿즈의 꽃이다. 행복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매일 찾게 되는 제품들이 여기에 속한다. 디저트는 달콤한 음식처럼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기분을 전환해주는 제품들이 포함된다. 특별한 이벤트성 굿즈나 콜라보레이션 굿즈는 ‘셰프 스페셜’로 공개할 예정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겁니다

일루지앵 굿즈에서 제일 중요한 건 행복의 메시지가 담긴 이야기다. 일반적인 접시도 일루지앵에서는 행복을 담아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접시가 된다. 요거트 볼은 행복을 쌈 싸 먹을 수 있는 그릇이 되며, 와인잔은 흔들려도 괜찮다고 위로를 던진다. 재치 넘치는 해석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특히 몇몇 굿즈는 반드시 소리 내서 문구를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일루지앵만의 언어유희를 느낄 수 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통해서 모두 재미있어하며 여행 기념품으로 구매한다고.

발견하는 행복

일루지앵에는 다른 브랜드의 제품도 함께 진열되어 있다. 일루지앵은 방향성이 맞거나,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국내외 작가와 브랜드를 발굴하여 소개한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작가와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이는 발견하는 기쁨도 하나의 경험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행복과 숨은그림찾기를 하듯이 발견의 행복은 굿즈 곳곳에 숨어있다. 예를 들어 맨투맨 끝자락에 달린 작은 택에는 행복해지는 소소한 방법이 적혀 있다거나, 브레인스토밍을 외치는 모자 안쪽 택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귀여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그려져 있다. 어쩌면 이 작은 행복들을 못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행복은 찾고자 하는 이에게 반드시 보이는 법. 어느 날, 갑자기 찾은 행복에 미소가 지어질 것이다.

행복은 나누면 두 배!

행복이라는 누구나 바라는 소망을 재치 있게 표현한 일루지앵의 굿즈는 선물로 인기가 높다. 지금은 연말과 신년을 앞두고 의미 있는 선물을 찾으러 오는 손님의 발길이 이어진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빌기 위해서, 누군가는 1년 동안 수고한 자기 자신을 위해서 행복의 메시지가 담긴 굿즈를 구매한다.

 

일루지앵에서는 책으로도 행복을 나눈다. 숍 한쪽에는 유럽의 오래된 서점처럼 일루지앵이 행복을 위해 선별한 책이 한가득 꽂혀 있다. 앞으로 일루지앵은 책과 굿즈(혹은 다른 작가의 제품)를 ‘페어링’해서 소개할 계획이다. 궁합 맞는 술과 음식이 만나면 먹는 즐거움이 두 배가 되듯이, 서로 어울리는 책과 굿즈(제품)가 만나면 행복은 두 배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영화를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특별한 모임도 생각하고 있다.

행복의 레스토랑으로 오세요

행복을 요리하는 가상의 레스토랑이라는 컨셉에 맞춰 일루지앵의 공간은 레스토랑이 연상되도록 꾸몄다. 커트러리를 닮은 문손잡이는 이를 잘 보여주는 숨은 1인치다. 한편, 일루지앵은 문을 연 첫날을 생일로 여기고 그를 기념하는 햄버거 코스터 탑을 만들었다. 케이크처럼 보이는 햄버거 코스터 탑은 쇼윈도에 장식되어 가게 밖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종종 진짜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로 오해하고 들어오는 손님도 있다. 하지만 따뜻하게 반기는 기운에 오히려 숍 안으로 들어와 더 자세히 구경한다. 일루지앵이 판매하는 제품군은 작은 초콜릿부터 옷까지 폭이 넓어 누구나 쉽게 자기만의 행복을 찾아서 나간다. 재미있는 부분은 한입에 쏙 들어오는 초콜릿을 10초의 행복으로, 작고 귀여운 막대사탕은 5분의 행복으로 소개하는 일루지앵의 독특한 시각이다. 일루지앵이 제품을 소개하는 문구를 읽으면 행복이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10초의 행복을, 5분의 행복을 집어 든다. 여러모로 수고한 나에게 짧은 행복을 빌어주는 건 결코 사치가 아니다.

올 11월에 문을 연 일루지앵은 열심히 달려왔다. 12월 19일부터 1월 1일까지는 귀여운 캐릭터 ‘찌오(찌그렁 오리)’와 함께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이처럼 일루지앵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다채로운 행복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리고 레스토랑이라는 컨셉에 맞춰 공간과 디스플레이도 더 섬세하게 다듬을 예정이다. 명동의 작은 골목길에 꿈처럼 나타난 행복의 레스토랑은 영원히 그곳에서 행복을 찾으러 온 손님들을 기다릴 것이다.

Interview with 김효진, 이윤주

Co-founder / Director

ㅡ 굿즈에 행복에 관한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김효진 일루지앵 굿즈가 행복을 발견하는 눈을 길러주고 행복을 상기하는 역할을 하길 바라요. 예를 들어 ‘컵므파탈-용기’ 컵에 물을 마시면서 ‘오늘은 용기를 얻고 행복해져야지’라고 다짐하거나, 일루지앵 굿즈를 사용하면서 샀을 때의 행복한 기분을 떠올리며 다시 행복해지는 거죠.

 

 

ㅡ 굿즈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요?

김효진 굿즈가 작더라도 소장 가치를 느꼈으면 해서 이야기에 공을 많이 들여요. 그래서 굿즈를 소개하는 글을 쓸 때도 사용법보다 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 느끼는 행복에 대해 더 강조하죠. 제품에 담긴 이야기에 공감할 때, 비로소 소비자는 제품에 애정을 느끼고 어떠한 행복으로 다가올지를 명확하게 아니까요.

ㅡ 굿즈 디자인이 통통 튀더라고요. 특별한 컨셉이 있나요?

이윤주 초창기에는 일루지앵의 메인 컬러 – 노랑, 주황, 파랑을 주로 활용했어요. 그리고 각 색과 이어지는 키워드를 굿즈에 녹여내려고 했고요. 동시에 남녀노소 누구나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빈티지함을 살짝 가미했어요.

 

 

ㅡ 인기가 제일 높은 굿즈는 무엇인가요?

이윤주 메인 디쉬인 ‘와앙 햄버거 코스터’와 ‘컴므파탈’ 시리즈가 인기가 높아요. 와앙 햄버거 코스터는 실제 햄버거와 모양부터 패키지까지 똑같이 디자인해서 다들 재미있어해요. 각 코스터에 적힌 문구의 유머를 알아보고 더 좋아하더라고요. 컴프파탈 시리즈는 3종류의 크기로 이루어진 컵인데 각각 용기, 영감, 자기애를 뜻해요. 제일 작은 크기의 컵은 용기로, 작은 용기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요. 제일 큰 크기의 컵은 자기애로,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자기애라고 생각해서 큰 컵으로 디자인했어요. 약간 찌그러진 형태가 그립감을 좋게 만들어줘서 사용하기에도 편한 제품이에요.

ㅡ 일루지앵이 어떤 숍이 되었으면 하나요?

이윤주 ‘행복은 거대하지 않아요. 손만 뻗으면 찾을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일상에 지쳐서 나를 위한 선물이 생각날 때, 혹은 울적해서 작은 행복을 느끼고 싶을 때 마음 편히 들릴 수 있는 숍이 되었으면 해요. 일루지앵에는 정말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있거든요. 그래서 행복이라는 것이 돈 액수와 비례하지 않음을 느끼고 갔으면 해요. 200원짜리 초콜릿만 먹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어요. 이런 작은 경험이 쌓여서 일루지앵은 곧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장소라는 공식이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 잡았으면 해요.

 

김효진 언제든지 부담 없이 와서 필요한 만큼 먹고, ‘다음에 또 올게요!’하고 인사할 수 있는 단골 식당이나 포장마차 같은 편집숍이 되었으면 해요. 그리고 일루지앵에서 얻은 위안과 행복을 바탕으로 험한 세상에 다시 부딪혀 보는 용기를 냈으면 하고요. 어떻게 보면 ‘행복’이라는 키워드가 식상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뻔하지 않는 방법으로 행복을 전달하는 곳이 되고 싶어요.

허영은 객원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일루지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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