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4

오래 입는 북유럽 하이스트리트 스타일

아르켓 디자인 총괄 안나 터르넬을 만났다.
매끈하고 현대적인 연회색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모던하고 미니멀한 옷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곳곳에 장식처럼 진열된 녹색 식물과 라탄 바구니. 한쪽에는 음료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작은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2021년 한국에 첫 매장을 낸 아르켓Arket의 매장 풍경이다.

아르켓은 스웨덴 기반의 글로벌 패션 그룹 H&M이 2017년 론칭한 북유럽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유럽 주요 도시에 21개 매장을 운영하는데, 유럽 외 시장에 진출한 건 한국이 처음. 올 초 여의도 더현대에 입점한 1호점이 한 시간 넘게 입장 대기를 해야 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끈 데 이어 이번 달 가로수길에 낸 2호점이 연달아 화제를 모으며 기분 좋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아르켓은 같은 브랜드에 소속된 자매 브랜드 COS와 비슷한 가격대로 단정하면서도 트렌디한 북유럽 제품을 선보인다. 의류부터 액세서리, 식품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특징은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실천한다는 것. 한마디로 ‘오래 입는 하이스트리트 패션’이다. 모호하게 느껴지는 이 비전을 아르켓은 어떻게 추구하고 있을까? 아르켓 디자인 부문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나 터르넬Anna Teurnell에게 직접 물었다.

INTERVIEW 안나 터르넬

아르켓 디자인 총괄

아르켓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잘 쓰이도록 디자인된 제품을 제공하는 현대적인 패션·디자인 브랜드다.

 

한국은 아르켓 온라인 숍에서 유럽 국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구매한 나라다. 아르켓이 한국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르켓이 가진 단순함의 미학은 북유럽 헤리티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미니멀리즘의 독특한 특징은 활용도가 높고 업데이트가 용이하며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한 브랜드에서 제공한다는 점을 고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아르켓은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든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구체적으로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나?

아르켓에서 나의 목표는 오랫동안 계절을 거듭하며 사용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수준 높은 디자인과 고품질의 옷을 만드는 것이다. 매 시즌 새로운 슈즈나 시즌 컬러를 반영한 단품을 함께 출시해 유행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옷을 사는 대신 기존 옷장을 업데이트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아르켓 제품(레디 투 웨어, 액세서리, 홈아이템)의 76%가 지속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일부러 쓰지 않는 재료도 있나?

생산에서 폐기까지 소재 수명 주기 전체가 기준이다. 린넨처럼 자연적으로 환경에 자취를 덜 남기거나 윤리적이고 책임 있게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한다. 앙고라, 화학 염료 가죽, 퍼 등은 아르켓에서 절대 사용하지 않는 소재다. 유해화학물질,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에 유해를 끼칠 위험이 있거나, 동물복지 또는 생물 다양성 손실 같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거래가 대중화된 지금, 오프라인 상점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려면 새로운 요소가 필요하다. 아르켓 공간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은 아르켓을 온전하게 체험할 수 있다. 리사이클 캐시미어 스웨터를 구매하거나 소중한 친구를 위한 선물이 필요할 때, 맛있는 카푸치노 한 잔이 마시고 싶을 때 언제든 아르켓 매장을 찾으면 된다. 다양한 영감이 가득한 공간을 만들어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이 즐겁게 만들려고 한다.

2021 S/S 컬렉션에서 보여주고 싶은 스타일이나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두꺼운 겨울 옷을 벗고, 밝은 컬러와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로 구성된,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편안한 봄 옷이다. 이번 시즌 여성과 남성 컬렉션 모두 편안한 실루엣에 기능성과 지속가능한 소재를 강조한다.

 

마리메꼬, 앤아더스토리즈 등 북유럽 패션 브랜드에서 일했다. 당신이 정의하는 북유럽 패션은?

퀄리티와 디자인이 뛰어나고, 웨어러블하며 그 안에 흥미로운 반전이 담긴 스타일이다. 아르켓 역시 좋은 디자인의 일상의 물건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목표 아래 기능성을 갖춘 아름다움이라는 북유럽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 당신이 일하면서 즐겨 입는 룩은 무엇인가?

아르켓의 대표 제품인 헤비웨이트 100% 오가닉 티셔츠, 린넨 셔츠, 리사이클 캐시미어, 책임 있는 울로 만든 스웨터를 좋아한다. 크롬프리(화학물질이 없는) 공정으로 처리된 가죽 제품과 다운 패딩, 청키 부츠도 즐겨 입는 제품이다.

 

최근 당신 디자인에 영감을 주어 아르켓 제품에 반영된 것이 있다면?

재택근무를 하면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이며, 새롭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재택근무 환경에 보다 어울리는 제품들을 개발했다. 캐주얼한 스웨터, 니트 소재의 스포츠 웨어(예를 들어 트랙 수트, 부드러운 립조직의 레깅스), 캐주얼 웨어(편한 슬리퍼, 패딩 아노락, 부드러운 질감과 은은한 컬러의 릴랙스 팬츠) 등에 집중하고 보강했다. 또한 홈 파트는 포근한 담요 라인을 늘렸다. 이를테면 베스트셀링 제품인 린네아 안데르손Linnea Andersson 담요에 새로운 색을 추가하고, 자카드 버전도 추가했다. 집에서 홈가드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가드닝용 화분과 원예 도구 라인도 늘렸다.

 

유제이

자료 협조 아르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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