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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12-29

남양주 북한강 곁에 자리 잡은 복합문화공간

느리게 만끽하는 공간 ‘아유스페이스’

장소아유스페이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 1462번길 67)

지난 40년간 한 개인의 별장이었던 은밀한 땅의 빗장이 열렸다. 길을 따라 들어가자 굽이굽이 이어진 산맥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드넓게 열린 터 위로 시원하게 보이는 하늘까지 한 폭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게다가 땅에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노출콘크리트 건물은 또 다른 시공간으로 초대하는 길을 연다. 그러니 아유스페이스에서 들어섰다면 평소 걸음 속도보다 반 박자 늦춰보자. 그래야 더 잘 느껴지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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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수 건축가의 신작, 절제된 공간의

ⓒ 아유스페이스

남양주 북한강 곁에 자리 잡은 복합문화공간 아유스페이스가 ‘남양주 나들이의 필수코스’로 급부상 중이다. 40년간 한 개인의 별장이었다는 점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산과 강, 들판과 하늘이 어우러지는 풍광 위로 들어선 조병수건축연구소 대표 조병수 건축가의 신작이란 소식에 발길이 모인다. 조병수 건축가는 거제도 지평집, 수곡리 ㅁ자 집 등 랜드스케이프를 매만지며 땅과 건축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오래 쌓아온 이가 아니던가. 아유스페이스 면면이 건축・디자인계를 비롯한 대중의 이목을 잡는 이유다.

 

두 다리가 먼저 반응하듯 아유스페이스는 느린 산책을 하기 좋은 곳이다. 동과 동 사이의 오솔길이, 창문 너머로 보이는 산과 강이, 땅 가장자리로 난 산책로가 발길을 이끈다. 오래 그 자리를 지켜온 나무와 새로 생긴 건축물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안정감을 선사하고 이 길과 저 길의 끝에서는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사실 이 자연스러운 몸의 움직임과 마음의 편안함은 건물과 대지의 세밀한 디자인에서 비롯한 것이다. 아유스페이스 건축 설계는 조병수 건축가가, 조경 설계는 전용성 조경 디자이너가 진행했다.

조병수 건축가는 드넓은 대지 11,500m²에 공간 네 곳을 듬성듬성 만들었다. 땅을 깨끗하게 비우고 하나의 큰 덩어리를 만들기보다 기존 별장 두 곳을 리모델링하고 낮은 건물 하나를, 그조차도 중앙을 비운 형태로 설계해 펼쳐 보였다. 나머지 한 곳은 3단 구성의 잔디밭으로 북한강을 내려다보기 좋다. 2022년 상공간의 인테리어 트렌드로 이름 날린 플랜테리어나 다종다양한 캐릭터 굿즈를 이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아유스페이스는 흙내음 물씬 나는 자연의 생생한 아름다움을, 천천히 의식하고 느껴야 만끽할 수 있는 절제된 공간의 힘을 가득 채우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웰빙과 치유를 지향하다, 찬찬히 공간을 즐기는 맛

ⓒ 아유스페이스

공간 네 곳의 이름은 물관(JALA), 흙관(PRITHVI), 바람관(VAYU), 불관(AGNI)이다. 물관은 기존 별장 건물인 양옥을 고쳐 만든 브런치 레스토랑, 흙관은 기존 한옥을 리모델링해 만든 미술 갤러리다. 신축인 바람관은 베이커리 카페인데 필요에 따라 패션쇼, 콘서트, 현대무용 등의 문화 공연까지 열 수 있도록 만들었다. 불관은 앞서 소개한 3단 경사지의 잔디밭으로 각 단의 층 경계에 서로 다른 형식의 돌담을 쌓아 이색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땅에 뿌리내리고 오래 살아온 단풍나무, 은행나무, 소나무도 그 모습 그대로 볼 수 있다. 일대를 한가로이 걸으며 이 면면을 조망하는 것이 아유스페이스에서만 즐길 수 있는 제 맛이다.

ⓒ 아유스페이스
ⓒ 아유스페이스

이제는 엄연히 ‘브랜드의 언어’로 자리 잡은 식음료 역시 웰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지대에서 소량 생산하는 프리미엄 생두를 로스팅한 스페셜티 커피, 이스트 없이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해서 만든 천연 발효빵, 방부제 없이 제 속도대로 익어 맛을 내는 내추럴 와인, 건강식 재료로 엄선한 브런치 메뉴 등이 식탁에 오른다. 자연의 속도를 거스르지 않는 식재료를 고집한 면모가 돋보인다.

ⓒ 아유스페이스

볼거리는 더 있다. 방문하기 전 갤러리인 흙관에서 열리는 전시 정보를 챙겨보자. 먼저 개관전으로 2023년 봄에 열릴 <흙의 의식> 그룹전은 한 주제 아래 사진, 유화, 수채화, 아크릴, 자수 등 다양한 표현 기법을 감상할 기회다. 스위스, 인도, 핀란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 중인 6명의 여성 아티스트 홍영인, 라쉬미 쿠라나(Rashmi Khurana), 김명도, 티나 마이엘로넨(Tiina Mielonen), 레타 피어(Leta Peer), 성지연이 참여한다.

 

아유스페이스는 맞춤형 스킨케어 브랜드 아유르베다(Ayurveda)로 이름을 알린 AYU25에서 출발한다. 오감으로 느끼는 웰빙과 치유를 지향하는 브랜드 신념을 아유스페이스에 반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도심의 속도는 잠시 잊자. 자연의 흐름에 기대어 보면 오감에 스며드는 이야기를 느낄 것이다.

ⓒ 아유스페이스

  윤솔희 객원 에디터

자료 제공  아유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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