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3

공예의 설렘이 가득한 곳, 피노크

FINE WORK를 찾아다니는 아트 디렉터의 공간
깔끔하게 정돈된 분위기에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공예품으로 가득하다. 과연 이곳은 갤러리일까, 편집숍일까? 피노크는 담긴 이름 그대로 좋은 작가의 작품을 선별하여 공예품의 가치를 전하는 하나의 아트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작가와 고객, 그 사이에서 아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오간다.
2022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디자인스팟 X 헤이팝
12월 12일 헤이팝의 첫 번째 생일을 기념해 새로운 소식이 가장 많았던 성수동에서 《호기심 캐비닛》이라는 작은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22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장외 전시이자 트렌드를 이끄는 장소를 소개하는 컬처 콘텐츠 ‘디자인스팟’ 중 하나로
총 103곳 중 성수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9개의 브랜드와 함께합니다.

Interview with

피노크 김고은 대표

ⓒ FINORK

일상에서 공예품 한 점이 주는 기쁨은 대단합니다.

A부터 Z까지 모두 작가의 손을 거쳤기에 그 과정에 담긴 스토리가 궁금해지거든요.

그저 곁에만 두어도 호기심을 자극할 거예요.

STEP 1. PLACE

파인한 워크를 찾아가는 여정

ⓒ FINORK

Q1. 피노크가 전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은?

피노크는 파인(FINE)과 워크(WORK)의 합성어로 ‘좋은 작업을 찾아가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지은 이름이에요. ‘N’과 ‘W’를 빼서 피노크(FINORK)가 되었죠. 무엇보다도 일상에서 공예의 가치를 전하고 이로 인해 즐거운 삶이 만들어지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려 합니다. 브랜드명에서도 느껴지듯이 좋은 것을 찾아서 잘 소개하고, 또 그러다 보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어요. 처음에는 공예품만 소개하려 했던 건 아닌데, 아무래도 제가 공예를 전공했다 보니 조금 더 관심이 있고 잘 소개할 수 있는 분야가 피노크의 색깔이 된 듯싶어요.

 

사실 일상에서 공예품 한 점이 주는 기쁨은 대단하거든요. A부터 Z까지 모두 작가의 손을 거쳤기에 그 과정에 담긴 스토리가 재밌습니다. ‘왜 이걸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 사용하는 순간도 특별해져요. 직접 사용해보고 느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공예품의 가치를 알리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워크인 고객에게 아이템에 담긴 스토리를 최대한 많이 들려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설명을 듣고 공예품을 안 사시는 분은 있어도 하나만 사는 분은 없더라고요.(웃음) 또 그것이 공예품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 FINORK

Q2. 공간에서 브랜드를 제대로 경험하는 Tip!

 

📌 이곳은 갤러리일까, 편집숍일까?

분위기 때문인지 가장 많이 받아본 질문이에요. 막상 갤러리는 그림을 감상하고 사야지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어려운 공간이라는 느낌이 지배적이잖아요. 반면 편집숍은 많은 정보를 수용하며 다채로운 아이템을 소개해야 합니다. 피노크는 갤러리와 편집숍 그 사이를 지향하고 있어요. 미술이 친숙하지 않은 분에게는 갤러리보다 좀 더 쉽게 접근하여 공예품을 소장할 기회가 되고, 작가에게는 단순히 작품 판매가 아니라 쓸모의 가치를 차근히 소개하는 장이 되는 셈이죠. 그렇기에 피노크에 들른다면 아이템마다 담긴 스토리에 귀 기울여 보면 보는 재미가 배가될 거예요.

 

📌 초보 컬렉터가 공예품을 즐기는 방법

최근 사람들이 그림이나 예술 작품을 많이 사는 추세이지만 처음부터 크고 비싼 작품을 구매하기란 부담스럽기 마련이죠. 저는 작은 작품부터 컬렉트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공예도 마찬가지예요. 가령 매일 사용하는 컵이나 그릇 하나라도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의미가 남다르거든요. ‘작품을 산다’는 것보다 작은 소품일지라도 작품을 즐기는 행위가 시작인 듯해요. 이것이 좋다고 생각되는 순간부터 더 호기심을 가지고 깊이 관심을 가지게 되어요. 그러면서 여러 예술품을 향유하며 자기의 삶에 하나 두 개씩 놓이게 만드는 것이죠.

ⓒ FINORK

Q3. 피노크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피노크에서는 한국 작가 4명을 포함하여 28명의 국내외 작가를 소개하고 있어요. 아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작가들이 대부분이죠. 국내에도 공예가를 소개하는 갤러리나 편집숍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이미 알려진 작가를 또 소개하기보다 새로운 인물을 알리면서 차별화를 두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솔직히 피노크가 메가 갤러리가 아니다 보니 컨택 과정이 쉽지 않기도 해요. 여러 국적의 작가가 모여있기에 각자의 퍼스널리티와 성향이 매우 달라 소통이 어려울 때도 있죠. 그럼에도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서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일만큼은 피노크만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한편 개성이 강한 작가들이 대부분이라 피노크에 방문하여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가의 마니아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에서 처음 보는 작품이기도 하고 공예 기법적으로 재밌는 작가를 큐레이션 해놓다 보니 이곳에서 나와 맞는 작가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를 더하는 방법 같아요.

STEP 2. PEOPLE

공예를 디깅(Digging)하는 사람

ⓒ FINORK

Q1. 공예를 전공하였는데 피노크를 운영하면서 경험이 특별한 노하우가 되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제가 공예를 전공하여 크래프트 공정에 관한 지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작가들이 작업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있기에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쉽게 풀어서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작가와 소통할 때는 작업자의 마음으로 고충을 함께 나누기도 한답니다. 양쪽의 측면을 너무나 잘 알기에 서로의 니즈를 만족할 수 있게끔 가운데 역할을 하고 있어요. 모두가 윈윈하며 동반 성장을 꿈꾸는 것이죠. 이런 선순환이 멀리 내다봤을 때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Q2. 어떻게 피노크를 준비하게 되었는지?

사실 저 또한 대학생 때 작가를 꿈꿨어요. 공예를 하는 물성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작가란 무릇 종일 자기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작품 세계를 펼치는 창조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다방면으로 예술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파워 블로그처럼 글이 아니더라도 정보를 모아 새로운 것을 전달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렇기에 대중에게 더욱 다채로운 공예를 알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졌죠. 

 

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디깅(Digging)하는 사람이에요. 관심사가 생기면 끊임없이 계속해서 정보를 찾곤 하거든요. 학생 때부터 해외 유명 공예 잡지나 SNS, 구글 등을 통해 콘텐츠를 찾아보고 눈에 띄는 작가와 작품을 저장해 두었어요. 지금도 그 리스트는 업데이트하고 있고요. 물론 마음속에 저장한 수백 명의 작가를 모두 소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아무래도 비즈니스 측면으로 다가가면 쉽지 않더라고요. 우선 피노크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톤과 어울리는지, 한국에서의 반응은 어떨지, 가격대는 합리적인지 등에 대한 고민과 작가에 대한 스터디를 거친 후에 상위 순서를 정해서 섭외하고 있답니다.    

ⓒ FINORK

Q3.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작가와 고객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려다 보니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고객에게는 이 공간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인사이트를 많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작가가 왜 이런 작업을 했는지, 어떤 물성으로 작품이 탄생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로 공예에 대한 흥미를 끌 수 있게 유도하죠. 세라믹 제품의 경우 같은 유약을 썼지만 가마 안에 들어가는 위치에 따라 다른 색깔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설명하면 이 또한 크래프트의 멋이라며 구매를 하기도 해요.

STEP 3. CURIOSITY

하나의 사물에 대해 깊이 알아보게 되는 원동력

ⓒ FINORK

Q1. 피노크가 생각하는 ‘호기심’은?

공예도 그렇지만 어떤 것을 보더라도 시각적으로 끌려야 흥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제 취향일 수 있지만 피노크는 시각적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작품을 우선적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눈에 먼저 들어와야 작가에 대해서, 작품에 대해서, 작업 방식에 대해서 차근하게 질문을 던지게 되고 깊은 스토리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저 역시 작가를 찾을 때 시각적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을 먼저 선택하는 편이에요. 호기심이 생겼으니 그 작가에 대한 스토리와 배경을 디깅하는 것이니 말이죠.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호기심은 그 사물에 대해 깊이 알아보게 되는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Q2. 호기심으로 동기를 얻고 행동으로 실천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피노크를 운영하게 된 것이 가장 큰 호기심의 행동이 아닐까 싶어요. 궁금증이 생기는 작가에 대해 직접 찾아보고, 이렇게 얻은 많은 정보를 한 공간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으니 말이죠. 작가와 함께 전시를 기획하는 것도 호기심의 연장선이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내년에는 자체적으로 다채로운 전시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나아가 해외에서도 공예를 주제로 여러 작가와 전시를 구상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피노크가 찾은 파인 워크를 폭넓게 알리고 또 브랜드가 추구하는 파인 워크를 보여주기 위해 제품 개발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Q3.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은지?

공예 맛집! 그저 편하게 들르더라도 ‘거기는 늘 좋은 것만 소개하더라’는 이미지가 각인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 저희 피노크도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뉴 페이스를 계속해서 발굴하고 작품에 담긴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채롭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전시《호기심 캐비닛 Cabinet of Curiosities》

 

기간   2022년 12월 15일(목) – 12월 23일(금), 12:00 – 20:00

         * 전시 마지막 날인 12월 23일은 16시까지만 운영

장소   포인트오브뷰 서울 1F 온실(성동구 연무장길 18)

디자인 파트너  쇼메이커스(최도진, 정서경, 김혜민), 스튜디오 바톤(이아리), 파이카(이수향, 하지훈)

주최/주관  헤이팝(디자인프레스), 서울디자인페스티벌(디자인하우스) 

김소현 수석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피노크

장소
피노크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9길 5
Art
김소현
호기심이 많아 궁금한 게 생기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ENFP. 그저 잡지가 좋아 에디터가 되었고 글 쓰기가 좋아 몇 년 째 기자를 하고 있다. 즐겁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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