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우(quin wu)
여기 중국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퀸우(quin wu)가 있다. 퀸우는 2019년에 그의 이름을 내건 사무소를 열어 실무를 시작했고, 건축 활동과 더불어 그만의 개인작업을 꾸준히 만들어 온라인상에 업로드하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디스토피아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데 그 중심에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브랜드의 로고가 보인다. 그가 만든 이미지는 부서진 서양의 아이콘이 동양에서 숭배를 받는다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그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그는 작업 동기에 대해서 “중앙 계획 경제와 시장 경제 사이의 갈등은 나를 놀라게 한다.”라고 말했다. 퀸우는 미국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면서 세계의 동부와 서부 국가들의 차이를 느꼈다. 그는 소련의 단조로운 도시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혹독한 자연 환경, 문화, 그리고 건축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 그것은 마치 소설 속의 멋진 배경처럼 보였고 그러한 비현실적인 갈등을 반영하거나 심지어 더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자 했다.
그가 만들어낸 일련의 시리즈 중에서 ‘맥도날드 시리즈’는 눈 덮인 평지에 거대한 노란색 로고가 우뚝 솟아있고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쓰레기가 가득 들어있는 수거함에는 새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기웃거리는 장면도 있다. 맥도날드는 그가 생각하는 갈등을 반영하는 완벽한 아이콘이다. 최초의 맥도날드는 90년대에 소련에서 문을 열었는데 경찰이 맥도날드 개업식에 참석하는 많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동원됐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소련은 그 다음 해에 붕괴되었지만 맥도날드는 여전히 현재까지 남아있다.
맥도날드 시리즈 이후로 그는 계속해서 여러 브랜드를 작업하면서 이 주제를 탐구해오고 있다. 코카콜라, 나이키, 샤넬과 같은 브랜드의 상징들이 그가 만들어낸 가상의 폐허 속에서 메시지를 던지며 남아있다. 그는 “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소비지상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저스틴 호스트만(Justin Horstmann)
한때 한국에 부캐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셀럽들이 자신이 가진 자아를 여러 가지로 분리하며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콘셉트에 충실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마찬가지로 건축업계에서 일하며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부캐를 가진 사람이 있다.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는 저스틴 호스트만(Justin Horstmann)은 건축에 대한 배경 지식과 그래픽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그의 부캐인 ‘키드푸(Kidfue)’일 때는 건축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습득한 렌더링과 모델링 기술을 결합하여 다채롭고 구조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그는 전문적인 업무와 개인적인 업무가 크게 얽혀 있기 때문에 두 프로젝트 모두 3D 모델링 및 렌더링에 대한 동일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한다. 저스틴일 때는 전문적으로 브랜드 표준과 이해관계자의 선택을 따라야 하지만, 키드푸일때는 기업 디자인 작업의 제약과 한계에 의해 가로막혔던 창의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그는 ‘불완전함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모토로 한다. 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우는 것을 선호하는 데 튜토리얼을 거의 보지 않고 우연히 새로운 기술이나 그래픽 방향을 발견하는 것을 선호한다. 저스틴은 “무언가에 인생을 쏟는 것보다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는데 훨씬 더 전념하고 있다. 작품을 많이 쌓아가면서 나의 성장을 느낀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작품을 이루는 여러 요소 중에서 질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질감을 찾아가고 있고 현재의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는 내부에 더 깊은 울림을 주는 향수와 감정을 풀어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 ‘Train Depot’에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열차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고 녹색과 흰색으로 칠해진 외부는 빈티지한 느낌을 전달한다. 이 작품은 저스틴에게도 감성적으로 울림을 주는 작품인데 어린 시절 미니어처 기차를 가지고 놀았던 추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저스틴은 독일 이민자인 부모의 사랑과 지원 아래 자랐다. 그는 10대 시절 그림을 그리며 만화가를 꿈꿨다. 이 꿈이 사라지면서 저스틴은 건축학 학위를 받고 건축 회사에서 렌더링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해 나갔다. 하지만 결국 학교와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이 건축에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과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 여전히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