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트리 앤 스페이스(Poetry n Space, 이하 PnS)는 이름처럼 각자의 시적인 순간을 보관하는 공간을 만드는 문구 및 가구 브랜드이다. 아날로그 기록이 품은 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손수 나무를 다듬어 서랍과 선반, 트레이 등을 만들어 왔다. ‘천천히 꾸준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는 소망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천천히 흘러가는 성북천을 마주한 길목에 오랫동안 고대하던 쇼룸을 열었다. 가오픈 때부터 많은 발걸음이 오간 덕에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오픈 날, 누군가의 서랍 속을 은밀히 꺼내어 보듯 낭만과 영감이 가득한 비밀스러운 공간을 두드려 보았다.
Interview with 임지혜
포에트리 앤 스페이스 대표
— 안녕하세요, 지혜님. 오늘이 쇼룸 오픈날이네요. 축하드려요! 요 며칠 무척 바쁘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요즘은 매일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PnS 제품으로 가득 찬 쇼룸을 오픈하는 게 꿈이었는데, 꿈을 이루었다는 기쁨과 계속해서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한 풍족한 하루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쇼룸도 정식 오픈을 시작했는데,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매일 조금씩 보완하며 지내고 있어요.
— 사실 20년도에도 ‘킵페이퍼’ 펀딩으로 인터뷰를 나눈 적이 있어요. 그때 오프라인 공간을 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2년이 지나 그 소망을 이루었네요!
정말 그렇네요! 오프라인 쇼룸을 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소통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가구를 직접 보고 구매하고 싶어 하시는 고객님들도 계셨고, 온라인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행사나 기획을 통해 PnS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무엇보다 직접 보고 경험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좋아해서예요.
— 성북천을 마주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도 흥미로운데요. 이 동네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저희의 안식처로 보문동을 선택한 이유는 작업실의 영향이 가장 커요. 쇼룸 내부에 목공 작업 공간이 있어서 소음에 구애받지 않아야 했거든요. 보문동은 동대문과 을지로와도 가까워 재료 수급도 원활하고, 주변에 미싱 공장도 많아 소음에 관대해요. 이 공간도 이전에 미싱 공장으로 이용되던 곳이었고요.
그런 이유로 보문동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막상 오니 무척 장점이 많은 동네였어요. 우선 바로 앞에 성북천이 있어 작업이 잘 안 풀리거나 답답할 때 천천히 산책하며 생각도 정리할 수 있고, 무엇보다 동네분들이 너무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매일 즐거운 일들이 하나씩 생겨나요. 또 산책하는 강아지도 많고… 여러모로 사랑이 가득한 동네예요! 쇼룸 안의 모든 가구와 인테리어, 심지어 매트까지도 스스로 제작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상상들이 현실로 만들어지는 상황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더욱 애정 가는 공간이에요.
— PnS는 ‘낭만을 품은 공간’을 만들고자 해요. 쇼룸에도 그런 PnS만의 ‘낭만’이 고스란히 담겨있을 것 같은데요.
낭만의 사전적 정의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라고 해요. 저희의 공간이 때로는 숲 같고, 때로는 누군가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훔쳐보는 것 같은 그런 감상적이고 사적인 공간으로 연출하고 싶었어요.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일상을 다듬고 싶거나 따뜻한 영감을 채우고 싶을 때 한 번씩 들리는 낭만적인 상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꿈도 있답니다.
PnS의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제안하는 공간을 쇼룸 한 켠에 마련해 두었어요. 이 공간은 자주 바꾸어 가며 제작자의 입장에서 전하는 “제안의 테이블”이 될 것 같아요. 저희 브랜드를 좋아하시는 고객님이 제품을 조금 더 실용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고자 해요. 또한 공간의 분위기에 제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전반적인 가구 톤을 어둡게 제작하고, 자연의 부드러운 선을 닮은 가구들을 조화롭게 사용하려고 노력했어요. 또한 식물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하도록 애정을 담아 배치했답니다.
— 정성과 디테일이 반영된 공간이네요! 꼭 눈여겨봐 주면 좋을 것 같은 ‘Poetic’한 스팟 3군데를 꼽아 본다면요?
1. 제안의 테이블
가장 먼저 주목해 주셔야 할 곳은 ‘제안의 테이블’이에요. 방금 전 말했듯 PnS의 가구를 어떤 식으로 사용하면 좋을지 제작자의 입장으로 제안하는 공간인데요. 마치 누군가의 책상을 몰래 찍은 것처럼 연출해 보았어요. 이곳은 계속해서 바꾸어 가며 다양한 구성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2. 중앙의 테이블 속 식물
두 번째는 가운데 원형 테이블이에요. 아래로 내려다보면 식물이 보이도록 디자인한 가구인데, 추후에 이 테이블 주변으로 작은 오브제들을 디스플레이 할 생각입니다. 식물과 가구가 하나가 되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감상해 주세요!
3. 창가 옆 오브제 벤치
마지막으로 오브제 존입니다. PnS의 오브제들을 자유롭게 디스플레이해 둔 벤치 느낌의 테이블인데, 가구의 동글동글한 선과 오브제의 형태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귀여운 포토 스팟이 되어 줍니다.
— 이번 쇼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새로 출시한 컬렉션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요. 새로운 가구 컬렉션과 ‘paper’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요.
틈틈이 소식을 엿보고 있는데, 재미난 기획을 마구마구 준비하고 계신다고요. 쇼룸 공간을 통해 어떤 것들을 해 보고 싶으신가요?
고객님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획을 해 보고 싶어요. 일방적으로 선보이는 게 아니라 고객님의 답변이 꼭 있어야 완성되는 식으로요. 지금 가장 기다리는 건 크리스마스 시즌이에요. 위시카드(wish card)를 제작해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쇼룸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드리고 싶어요. 더불어 간간이 재미있는 팝업이나 전시도 열고 싶습니다. 또한 정식으로 선보이기 전에 제품들을 가장 먼저 미리 만나보고, 저의 레진과 목공 작업의 결과물들을 자유롭게 내보이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PnS의 궁극적인 목표나 꿈이 있나요?
Pns의 무드와 방향성을 보여주는 전시를 열어 보고 싶어요.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풀어 보고 싶어요. 더 나아가 언젠가는 PNS 제품과 무드로 가득 찬 PnS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답니다.
PnS’s Pick
Pns 쇼룸에서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오브제 3
1. 킵페이퍼
데스크 오거나이저 상품 중 가장 대표적인 상품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가구를 사용할 수 있는 아날로그 기록 보관함이에요. PnS 자체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가로와 세로 두 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서랍을 추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2. 엽서와 노트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핸디 노트는 귀여운 패턴과 컬러로 일상에 산뜻한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그문드 캔버스 용지로 제작한 표지에는 감성적인 캔버스 느낌이 담겨 있어요.
3. 레진 오브제
PnS에서 직접 제작하고 디자인한 레진 오브제는 문진이나 인센스 홀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Picn2k 이종범 작가님과 협업한 city 시리즈도 쇼룸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글 소원 객원 필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포에트리 앤 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