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31

깍아내고 지워낸 것은 소멸이 아닌 생성

김태호와 심문섭의 2인전.
JJ중정갤러리에서 6월 17일(목)부터 7월 10일(토)까지 김태호, 심문섭 작가의 2인전을 개최한다.

두 작가는 반복하는 작업 과정을 통해 작품의 처음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만든다. 오랜 시간 쌓아 올렸던 것을 스스로 없애는, 즉 깎아내고 덮어버리는 행위를 통해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지워냄으로써 오히려 드러내는 역설의 구조이다. 김태호는 쌓아 올린 층을 깎아내어 그 속에 숨겨져 있던 여러 개의 색층을 드러나게 한다. 심문섭은 붓질을 반복하여 덮인 부분이 지워지기도 하고 드러나기도 하면서 새로운 색과 형태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끝과 시작을 알 수 없다. 사라지는 것은 소멸되는 것이 아닌 다시 새롭게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태호, Internal Rhythm 2019-95, 2019, Acrylic on canvas, 195.3x131.3cm
김태호, Internal Rhythm 2020-83, 2020, Acrylic on canvas, 163x131cm

 

김태호의 작품은 일정한 필선과 안료의 두꺼운 층에 의해 이루어지는 육중한 매스가 특징이다. 일정한 호흡과 질서로 반복되는 직선을 통해 일정한 두께가 만들어지면서 그리드의 안은 작은 동공으로 밀집되게 된다. 스무 가지 색 면의 층을 축적해서 두껍게 쌓인 색 층의 표면을 끌칼로 깎아내면 물감 층에 숨어있던 색 점들이 선명하게 되살아나 안의 리듬과 밖의 구조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심문섭, The presentation, 2016, Acrylic on canvas, 227x344cm
심문섭, The presentation, 2019, Acrylic on canvas, 162x130cm

 

심문섭의 작품은 생성과 소멸, 존재와 시간, 응집성과 개방성, 공존성과 기변성을 그대로 품고 있다. 끝없이 붓질을 반복하여 상반되는 두 재료가 혼합이 되어, 캔버스라는 사각 틀 위에서 감추는 것과 드러내는 것을 반복하여 그리는 행위에 의해 사라지거나 덮여버려 찾아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조성이 된다. 이러한 순환과 반복의 과정을 통해 자신들만의 질서와 소통을 만들어 표면에 새로운 세계가 드러나게 한다.

 

 

자료 협조 JJ중정갤러리

장소
JJ중정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평창10길 7-12)
일자
2021.06.17 - 2021.07.10
링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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