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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07-12

커피를 감각하는 공간, 모모스커피 영도

듣고, 보고, 마시고, 이야기 나누며 완성하는 커피의 시간

장소모모스커피 영도 (부산시 영도구 봉래나루로 160)

2007년. 부산 동래 온천장의 4평짜리 식당 창고를 빌려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시작한 모모스커피는 어느덧 부산 커피 문화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되었다. 이들은 부산 영도 물양장(物揚場)에 자리한 창고를 개조하여 자신들의 커피 문화를 펼쳐 보이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름하여 모모스커피 영도. 선박 부품을 다루던 옛 창고 공간의 특징을 살린 높은 천장과 넓은 면적으로 압도적인 공간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기존의 '커피를 마신다'라는 카페 공간의 개념을 탈피해 커피 그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바라보는 시도를 끊임없이 선보이는 중이다. 예컨대 부산 커피의 역사를 알려주는 사료를 전시하거나, 이를 응용하여 자체적으로 새로운 커피 브랜드 제품을 개발하며, 통유리를 활용한 공간 디자인과 QR코드에 심은 음성 가이드를 통해 한 잔의 커피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다양한 감각 범위 안에서 소개하는 식. 모모스 커피 영도에 녹이고자 한 이들의 커피 문화는 과연 무엇일지 그리고 이곳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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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스커피 영도의 풍경
모모스커피 영도에서 바라본 영도 물양장 모습

Interview with 모모스커피 영도

이현기 대표이사, 박정수 부대표, 전주연 이사, 정주은 실장

모모스커피 영도는 부산 영도 물양장에 자리한 옛 조선 창고를 개조했다고요. 2007년 동래 온천장에서 시작한 모모스커피가 새로운 공간으로 영도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영도 바다는 우리가 익히 아는 부산의 해운대나 기장처럼 잘 가꾼 바다와는 달라요. 삶의 애환이 담긴 거친 바다이죠. 저희는 이러한 바다가 진짜 부산의 바다라고 생각했어요. 많은 분들이 커피를 경험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진짜 부산의 모습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맛있는 식사, 훌륭한 숙박 등 다양한 여행의 목적을 만드는 것이 우리 도시에 기여할 수 있는 우리만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통유리 구조를 활용해 한 잔의 커피가 손님에게 이르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볼 수 있다.

영도 바다의 풍경을 등에 업고 내부로 들어서면 이곳이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통유리 구조가 눈길을 끌어요. 원두의 보관 상태부터 로스팅, 패키징, 연구실 등 모모스커피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커피와 관련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특히 평소 내가 즐기는 커피가 어떤 과정을 통해 나의 손에 오게 되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일반 손님은 커피의 생산 공장이라는 곳을 접할 기회가 잘 없으니까요. 이를 위해서 내부가 훤히 보이는 유리를 활용해 공간을 구획했어요.

로스팅 과정 및 생두의 보관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더불어 바리스타와 로스터의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식품 생산 공장은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화이트 톤으로 배경을 맞췄고, 핵심 장비인 사일러 이송시스템과 로스팅 기계는 블랙으로 포인트를 줬죠. 전문성을 갖춘 공간 그리고 전문 직업인들의 퍼포먼스를 통해 스페셜티 커피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모모스커피 영도 실내 전경

공간 설계와 디자인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확실한 개념을 갖추고 공사를 시작했지만 실제로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몇 차례 위기도 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큰 위기는 유리 시공을 위한 과정이었는데요. 처음에 설치한 유리를 막상 보니까 청색을 띠면서 답답함을 주더라고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죠. 이후 어렵게 저철분 유리를 찾아서 수입하고 재설치 공사를 진행했어요. 이번에는 유리 공예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이재경 작가님으로부터 조언과 도움을 얻어 우리가 의도한 모습을 얻을 수 있었죠.

모모스커피 영도의 실내 구조

사실 재설치를 진행하느냐 아니면 기존의 결과물을 그대로 유지하느냐 이 두 가지 선택의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비용 면에서나, 공사 기간 면에서 나 주위에서 우리의 결정을 걱정하시며 조심스럽게 만류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저희가 의도한 바가 제대로 드러나는 것이 중요했어요. 남들이 하기 힘든 특별한 것을 만들고 싶었고, 이러한 도전을 이어가는 것이 저희만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픈형 커피 바(bar) 구조도 인상적인데요. 멀리서 그 풍경을 보자면 마치 백화점 명품관에서 고객과 셀러가 제품을 두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 같기도 하더군요.

소통을 위해 낮은 바 형태의 디자인을 사용했어요. 무엇보다 전문 바리스타들이 반짝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었고, 커피를 매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해져 탄생한 디자인입니다.

커피를 매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피 바의 모습
낮은 높이의 커피 바에서는 바리스타와 손님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입장을 대기하며 공간 곳곳을 둘러보신 손님들은 한 잔의 커피가 어떤 과정을 통해 내 손으로 전달되는지를 최종적으로 커피 바에서 경험할 수 있어요. 선택한 커피의 특별한 스토리도 들을 수 있고, 커피가 다양한 향미를 가질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죠. 그렇다고 해서 꼭 커피에 관한 이야기만 나누는 건 아니에요. 이 공간을 찾아주신 분들과 유쾌한 소통을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주제라도 상관없어요. (웃음)

 

말씀처럼 입장을 기다리면서 공간을 둘러보니 곳곳에서 커피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더라고요. 모모스커피 영도가 소개하고자 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모모스커피 영도, 즉 로스터리&커피 바는 카페가 아니기에 지속 가능한 문화로써 손님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커피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했고, 이 공간을 만든 이유를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어 오디오 가이드를 준비했어요. 이어폰만 준비해 오신다면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모모스커피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죠.

유리 벽면에 부착한 QR코드, 모스커피 영도를 소개하는 음성 가이드에 접속하여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부산 커피의 역사가 담긴 사료를 전시 중인 모모스커피 영도
월드바리스타챔피언 트로피와 함께 모모스커피가 제작한 상품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공간 한 편에는 2019 월드바리스타챔피언과 2021 월드컵테이스터스챔피언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는데요. 한 회사에서 월드챔피언이 둘이나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어 저희의 자부심이에요. (웃음)

몇 해 전부터는 ‘부산하다’라는 이름으로 로컬 브랜드, 로컬 크리에이터와 상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진행 중이며 함께 협업한 작업물을 함께 소개하고 있죠.

 

이처럼 모모스커피 영도가 커피의 개념과 경험을 콘텐츠의 영역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스페셜티 커피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스페셜티는 품질이 좋은 높은 등급의 커피만을 말하는 건 아니거든요. 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 주체들은 커피 재배자부터 물류업자, 로스터, 바리스타까지 한 잔의 커피에 관여한 모든 주체가 연결되고, 동반 성장하고, 지속 가능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커피밸류체인’을 공통 관심사로 지니고 있어요. 단순히 맛이 뛰어난 커피에서 나아가 최근 화두인 ESG(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 구조 개선)를 실천하고 지속해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모스커피가 지향하는 커피 문화를 만드는 일은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모모스커피를 함께 만들어가는 이들은 누구인지도 궁금합니다.

지난 15년간 모모스커피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사람’이었어요. 우리 구성원들이 꿈을 좇으며 행복하게 일을 함께 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모든 결정의 중심이었어요. 덕분에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전체 3분의 1이 넘어요. 그중에서도 월드챔피언 전주연 바리스타는 2006년 회사를 준비하던 시절부터 아르바이트생으로 인연을 시작해 현재는 회사 경영진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은 꽤 유명한 편이죠. (웃음)

 

또한 저희 회사와 함께 부산하다 프로젝트로 협업하는 이지은 작가님, 빈투바초콜릿 포스트맨 초콜릿, 도시양봉 비컴프렌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분들 덕분에 스페셜티 커피가 식문화로서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 모모스커피 영도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제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조금 더 편안하게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도록 모모스 맛 사탕이라는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했어요. 자체 개발한 맛사탕에 에스프레소와 소량의 우유를 넣어 만들었죠. 영도에서만 제공하고 있어서 한 번쯤 경험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모모스커피 영도의 시그니처 메뉴 '모모스 맛사탕'

모모스커피 영도를 더욱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요?

커피 바에서 바리스타와 함께 이야기를 꼭 나눠 보셨으면 좋겠어요. 입장 등록을 먼저 하시고, 기다리시는 동안 저희가 준비한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금방 순서가 돌아오는데요. 그때 바리스타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 나누면서 커피 문화에 한층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모스커피가 생각하는 혹은 지향하는 커피 문화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Specialty for all’. 특별함을 모두에게. 모두가 편하게 ‘특별함’을 즐기길 바랍니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커피를 매개로 문화, 예술에 함께 접근할 수 있으면 더욱 좋고요. 우리가 소비하는 한 잔의 커피가 단순한 탐미를 넘어 가치 있는 한 잔으로 소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부산은 <커피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고 있어요. 세계 속에서도 부산의 이름이 커피 도시로 알려질 수 있도록 저희의 역할 안에서 도시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정훈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모모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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