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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05-20

이일삼호의 감도 높은 공간, 카페 이일삼점

안락한 공간에서 커피 한 잔

장소이일삼점 (서울시 은평구 응암로21가길 27)

은평구는 서울의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감도 높은 공간과 콘텐츠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소개하는 그 가게 이일삼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이일삼호가 운영하는 이 카페는 은평구 응암동의 조용한 거리에서 감각적인 크리에이터의 작업을 전시와 팝업 스토어 형태로 선보인다. 이는 부족하게 느껴지던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며 거리의 풍경 또한 더욱 다채롭게 하는 데 일조한다. 한편, 디자인 콘텐츠는 물론 디저트 역시 훌륭해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일삼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많은 주목을 받으며 이제 갓 떠오른 브랜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일삼점은 어느덧 운영 4년 차에 접어든 공간이다. 짧지 않은 시간 꾸준하게 그들만의 콘텐츠를 따스함 가득한 공간에서 아카이빙 해 온 것. 이일삼점을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이일삼호의 이지원, 배은영, 김수빈 실장 그리고 카페 운영을 맡은 황수영 점장과 함께 더 깊은 가게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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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 이일삼점

 

Interview with 이일삼점

*이지원, 배은영, 김수빈 디자이너, 황수영 바리스타 공동 답변

 

내부 전경 © 이일삼점

 

디자인 스튜디오 이일삼호, 카페 이일삼점 운영진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디자인 스튜디오 이일삼호 이지원, 배은영, 김수빈 그리고 카페 이일삼점의 황수영입니다.

 

 

스튜디오와 카페 공통적으로 이일삼이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죠.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디자인 스튜디오는 2월 13일에 시작하여 이일삼호(213호)로 이름 지었어요. 혜화동 옥탑방에서 스튜디오를 열었을 때 아래층에 카페가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황수영 과자점장님과 인연을 맺었죠. 친한 지인으로 지내다 뜻을 맞추어 ‘두 명의 디자이너와 한 명의 바리스타가 꾸려가는 곳’으로 이일삼점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오픈하게 됐어요. 이후에 동문인 김수빈 실장님까지 합류하면서 지금은 4명이 함께 공간을 꾸리고 있죠.

 

이일삼점에서 열리는 팝업 전시 © 이일삼점

 

이일삼점은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만큼 일반적인 커피숍과는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디자이너로서 늘 클라이언트를 위한 작업을 해왔어요. 그래서 우리 스튜디오만의 작업을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이 늘 마음 한편에 있었죠.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작가님들과 협업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아 생각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저희가 운영하는 카페가 생기면서 작가님들 혹은 동료들과 함께 우리만의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게 됐죠. 카페와 팝업 전시가 만나 좋은 시너지를 만들고 있어요. 이일삼점을 찾는 분들을 공간의 다채로운 작품과 이어준다는 점이 다른 카페와의 차별점이 아닐까 싶어요.

 

내부 전경 © 이일삼점

 

아기자기한 소품, 따스한 감도의 우드톤 인테리어가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인테리어는 어떤 콘셉트로 진행됐나요?

인테리어 디자인은 스튜디오 트로피크에서 맡았어요. 우드, 아치 등 저희가 좋아하는 무드를 담아낸 공간이죠. 따뜻한 느낌의 우드로 된 아치형 문이 편안하고 다정한 분위기를 주는데요. 오시는 분들이 안락한 시간을 경험하고 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스튜디오 내부 전경 © 이일삼점

 

서울의 은평구 응암동. 조용한 거리에서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카페까지 운영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합정, 망원 등 정감 가고 따뜻한 동네를 지나는 지하철 6호선 라인을 따라가다 보니 응암동을 발견하게 됐어요. 활기 넘치고 인프라도 잘 구축된 지역이죠. 둘러보니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네 분들과 교류가 자유로울 것 같았고요. 카페 운영 초기에는 이일삼호에서 브랜딩 한 제품들도 함께 선보였는데요. 카페 겸 디자인 스튜디오의 공간 한편에 이일삼호의 제품들도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금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이일삼점 그래픽 © 이일삼점

 

흔히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많은 가게는 디자이너 본인의 작업물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곤 합니다. 반면, 이일삼점에서는 디자인 스튜디오 이일삼호의 작업을 선보이기보다는 다른 창작자를 위한 소규모 전시와 팝업 스토어를 매번 기획하고 선보인다는 점에서 새롭게 느껴졌어요. 디자인 작업과 카페 운영만으로도 많은 업무가 있음에도 늘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죠. 매번 새로운 창작자를 소개하는 이유가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일삼호에서도 자체 제작 굿즈를 생산했었어요. 하지만 재고 부담, 계속해서 신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 소량 생산으로 인한 높은 비용 등 본업인 디자인 외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죠. 저희에게 1순위는 어쨌든 클라이언트 업무거든요. 굿즈 사업이 본업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건 원하지 않아 과감하게 접었어요. 기존에는 굿즈 코너를 구상할 때도 이일삼호와 협업 작가의 굿즈 비율을 50:50으로 하고 있었는데요. 저희 제품보다는 협업 작가의 브랜드를 전적으로 푸시하는 방향으로 변경하게 되었죠. 카페를 찾으시는 분들 또한 주로 매주 혹은 매일 오시는 단골손님분들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늘 동일한 콘텐츠만 소개한다면 그분들이 공간을 지루해하실 수도 있죠. 그래서 다양한 창작자들의 제품과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 이일삼점

 

카페 메뉴에도 많은 정성을 쏟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메뉴를 소개해 주세요.

솔직히 얘기하자면 카페 메뉴는 지금도 연구하고 발전해가고 있는 중이에요. 운영 4년 차에 접어들다 보니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메뉴를 리뉴얼하고 전시의 특징에 맞는 디저트와 음료를 선보이기 위해 신경 쓰고 있고요. 처음엔 제일 자신 있는 치즈케이크와 당근케이크를 시그니처 디저트로 준비하고 카페를 오픈했어요. 지금까지 많은 분께 사랑받고 있죠. 최근엔 감사하게도 저희가 선보이는 밤파운드케이크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어요. 덕분에 요즘은 밤파운드케이크가 일시적 대표 메뉴가 되었답니다. (웃음)

 

<디퍼> 툴키트 디자인 © 이일삼점
공공외교주간 그래픽 디자인 © 이일삼점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진행한 대표적인 디자인 작업도 소개 부탁드릴게요.

첫째로 최근 가구 브랜드 데스커에서 발행하는 웹 아티클 <디퍼>의 툴키트 디자인을 맡아 진행하고 있어요. 성장에 필요한 질문과 답을 수집하는 미디어로 시작한 디퍼는 콘텐츠로 이야기를 전달한 후 스스로 질의응답을 펼쳐볼 수 있는 툴키트를 같이 제공해요. 이 부분을 사용자가 직접 흥미롭게 묻고 답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매체를 디자인했어요.

 

두 번째로, 2018년에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개최한 1회 공공외교주간의 그래픽 전반을 맡았어요. 공공외교의 개념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행사로 동대문 ddp에서 열렸죠. 다음은 2021년 여름, 서대문자연사박물관 1층의 전시 리뉴얼 그래픽 디자인을 진행했어요. 긴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설명적 전시가 아닌 콘텐츠 구성의 다양성과 깔끔한 인포그래픽으로 기존 전시와 차별점을 두었어요. 전시 프롤로그에 화이트 가벽으로 레이어를 구성해 생태계를 표현한 부분이 포인트죠. 전체적인 전시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부분이라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마지막으로 소개 드리는 사단법인 니트 생활자는 청년들의 무업 기간을 느슨한 연대를 통해 즐거운 전환의 기회로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비영리단체입니다. 현시점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죠. 그들을 노력 없이 정체되어 있다고 보는 편견이 많은데요. 하지만 니트 생활자는 그 기간 사회가 요구하는 삶이 아닌 주도적 삶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청년들과 함께 움직이고 서로를 응원하는 장을 만듭니다. 이런 의미로 사회의 시선과는 다르게, 멈추지 않고 힘차게 걸어가는 형상을 꼭 드러내고 싶었어요. 로고에서 발을 뻗어 씩씩하게 한 발자국 나아가는 느낌을 받으셨다면 니트 생활자에 대한 저희의 응원이 닿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1층 전시 리뉴얼 그래픽 디자인 © 이일삼점
니트 생활자 그래픽 디자인 © 이일삼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이일삼점을 어떤 공간으로 기억하길 바라세요?

다정하고 편안하게 쉬다 가실 수 있는 공간이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유동적인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 이일삼점

 

앞으로 이일삼점을 통해 펼칠 계획이 있다면요?

이일삼점에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디자인 스튜디오도 사업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가장 가까운 목표로는 더 큰 오프라인 공간을 브랜딩하여 이일삼점의 매력을 더 많은 분에게 선보이고자 해요.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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