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8

어쨌든 사랑, 그곳에 내가 있었다

다채로운 사랑의 순간들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나희도와 백이진의 평범하지만 추억을 회기하는 러브 스토리에 매주 설레는 요즘이다. 풋풋했던 그 시절, 메말랐던 감성에 촉촉한 설렘이 물드는 순간. 아마도 지금 마음이 두근거리는 건 계절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성수동 서울숲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 디뮤지엄(D MUSEUM)이 첫 전시로 <어쨌든, 사랑: Romantic Days>를 3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선보인다. 타이틀에서 눈치챘겠지만 이번 전시는 로맨스의 다양한 순간과 감정들을 사진, 만화, 영상, 일러스트레이션, 설치 등의 작품들을 통해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전시다. K-콘텐츠를 대표하는 만화 거장들부터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80~90년대 출생의 청춘 포토그래퍼 군단, 세계적인 브랜드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일러스트레이터와 설치 작가 등 23명의 아티스트들의 300여 점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nna and Magda, Lubliniec, 2014 ⓒLukas Wierzbowski
Alea dream, Topanga, 2019 ⓒTristan Hollingsworth
서툴고 수줍었던 그 때, 추억을 소환하다

 

<어쨌든, 사랑: Romantic Days> 전시는 아름다운 작화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수많은 독자를 열광시킨 한국 대표 순정만화 7편의 장면들을 모티브로 섹션을 나누었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순정 만화의 작품들과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포착한 순간의 사진들이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로 재탄생했다.

 

첫 번째 섹션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온 만화가 천계영의 <언플러그드 보이>에서 출발한다. 대형 스크린으로 부활한 주인공이 사랑의 시작을 깨닫는 순간의 떨림을 고스란히 전한다. 두 번째 섹션에는 만화가 이은혜의 <블루>에서 엇갈린 사랑을 하는 세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감정, 세 번째 섹션은 만화가 이빈의 <크레이지 러브 스토리> 중 남녀 주인공이 오토바이를 질주하는 파격적인 장면, 네 번째 섹션은 만화가 이미라의 <인어공주를 위하여>에서의 순수하고 가슴 아린 이야기를 공간에 담아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다섯 번째 섹션은 만화가 원수연의 대표작 <풀하우스>의 무빙 이미지로 낭만적인 사랑을 그려냈으며, 여섯 번째 섹션에는 만화가 박은아의 <다정다감> 속 주인공들의 평범하지만 풋풋했던 학창 시절을 담았다. 마지막 공간은 만화가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로 운명과 사랑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해쳐나가는 찬란한 사랑의 순간을 표현했다.

Won Soo-Yeon, Full House, 1993. (C)Won Soo-Yeon / les differents silences des trois oiseaux, 2020 (C)Nina Koltchitskaia
Sasha and Melissa (Kiss), 2016 ⓒChad Moore
순정 만화의 작품들과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포착한 순간의 사진들이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로 재탄생했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공간 덕분에 마치 순정만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다. 또한 섹션 별로 풀어낸 주인공의 감정과 무드에 맞춰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설렘, 사랑, 욕망, 황홀, 배신, 고통, 희망, 그리움 등 잊고 있었던 다채로운 사랑의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다. 우리의 눈부신 시절, 서툴고 수줍기만 했던 사랑의 감정으로 두근거림을 직접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김소현 기자

자료 제공 디뮤지엄

장소
디뮤지엄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3-21
일자
2022.03.16 - 2022.10.30
링크
홈페이지
김소현
호기심이 많아 궁금한 게 생기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ENFP. 그저 잡지가 좋아 에디터가 되었고 글 쓰기가 좋아 몇 년 째 기자를 하고 있다. 즐겁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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