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5

다양성과 사랑이 가득한 세상을 위하여

구찌, 발렌시아가 2022 F/W
2022 F/W 패션위크가 끝이 났다. SNS에는 지난 한 달 동안 올 가을, 겨울 패션을 미리 엿볼 수 있는 피드로 가득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걸 뽑자면, 아디다스의 삼색 로고가 그려진 구찌의 슈트와 180도 돔에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 풍경을 구현한 발렌시아가의 런웨이다.

 

파리를 마지막으로 2022 F/W 4대 패션위크가 끝났다. 패션 트렌드를 미리 살펴보는 기간이기에 SNS에는 각 브랜드의 컬렉션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를 보며 사람들은 트렌드를 짐작해보기도 하고, 각자 마음에 드는 옷과 가방을 찜해두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에디터가 저장한 사진을 다시 열어보니 두 브랜드가 제일 많았다. 구찌와 발렌시아가. 아디다스와의 협업 컬렉션을 선보인 구찌는 스포츠웨어도 이렇게 변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발렌시아가는 옷보다는 패션쇼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에 시선을 끌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이번 쇼를 통해 뎀나 바질리아의 철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클래식룩과 스포츠룩의 재해석, 구찌

 

 

구찌 2022 F/W 컬렉션은 바로크 거울에서 영감을 받았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패션이란 우리가 다른 사람이 되는 변화의 문을 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옷은 다양성을 표현하는 요소가 되어 개인의 매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음을 설명했다.

 

 

2022 F/W 구찌 컬렉션은 빨간, 보라, 초록, 파랑 등 다채로우면서 과감한 컬러 팔레트로 채워졌다. 이와 함께 가을, 겨울 시즌에 맞게 코듀로이, 퍼, 시폰, 벨벳 등 질감도 다양하여 매칭하는 재미도 보여줬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초창기부터 보여줬던 젠더 플루이드 룩으로 구현되었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에 제일 주목받은 것은 아디다스와의 협업이었다. 구찌 모노그램 패턴이 그려진 슈트에 아디다스의 삼색 로고와 트레포일 로고가 박혀 있고, 아디다스를 대표하는 스니커즈인 가젤에 구찌 모노그램 패턴과 빨간색과 초록색 선이 그려져 있는 등 누가 봐도 구찌와 아디다스가 협업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미켈레는 한 인터뷰에서 이전부터 아디다스와의 협업을 고대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이 옷은 물론 가방, 모자, 스카프, 스니커즈 등 액세서리에도 아디다스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이는 빈티지와 클래식이 섞인 구찌 특유의 분위기가 풍기는 슈트에서 더 빛을 발한다. 구찌는 이번 아디다스와의 협업을 스포츠웨어를 재해석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구찌와 아디다스의 협업 컬렉션은 발매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기후변화와 전쟁에 대해서 말하다, 발렌시아가

 

 

파리 패션위크에서 열린 발렌시아가 2022 F/W 패션쇼는 현재 세계정세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전쟁 난민으로서 우크라이나에서 지낸 적이 있던 뎀나 바질리아는 쇼를 시작하기 전, 우크라이나어로 시를 낭송했다. 그리고 쇼의 마지막을 우크라이나 국기색인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디자인한 후드와 드레스로 장식하며 전쟁이라는 비극에 패션이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사실, 이번 패션쇼의 주제는 기후변화였다. 뎀나 바질리아는 가까운 미래, 눈과 비 같은 기후는 인공적인 환경에서만 경험할 수 있을 거라 상상했다. 그래서 패션쇼장에 지름 60m의 돔을 설치하여 그 안에 눈발이 휘날리는 설원을 재현했다. 런웨이에 선 모델들은 강한 바람과 눈을 헤치며 앞으로 걸어 나가야 했다.

 

런웨이의 디스토피아 분위기는 특별한 장식 없이 실루엣만 드러나는 옷과 액세서리 덕분에 배가되었다. 온몸을 감싸는 드레스와 슈트, 오버사이즈 후드와 패딩, 재킷 등 이제는 익숙한 발렌시아가의 스타일이 등장했고, 쓰레기봉투에서 영감 받은 토트백도 등장했다. 극도로 절제되거나 과장된 옷들은 런웨이 속 삭막한 환경을 더 돋보이게 해줬다.

 

한편, 발렌시아가는 리사이클과 대체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오간자 소재로 인조 깃털을 제작하고 가방과 액세서리에는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최초로 발렌시아가 전용 대체 가죽인 EPHEA™를 사용하여 만든 재킷이 공개되었다. EPHEA™는 버섯에서 추출한 균사체로 만든 식물성 가죽으로 최소한의 자원을 사용하여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로서 발렌시아가는 지속 가능한 패션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허영은 기자

이미지 출처 구찌, 발렌시아가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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