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1

봄날의 달콤한 순간을 담은 이미지

더현대 서울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따사로운 공기가 감도는 요즘, 꽁꽁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일 전시를 찾고 있다면 더현대 서울의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Springtime Delight>을 주목하자. ‘봄’을 주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사진가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테레사 프레이타스(Teresa Freitas)’의 첫 대규모 개인전. 작가의 세계 최초 단독 사진전이다.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Afternoon of Delight II, 2019

 

포르투갈 리스본 출신의 작가는 자연과 도심의 풍경에 풍부한 색채를 담아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0년생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는 예술을 공부, 리스본예술대학에서 석사를 마치며 사진작가로서의 길을 걸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포착한 찰나의 순간을 SNS에 꾸준히 업로드하며, 특유의 파스텔톤 색감과 독창적인 시선이 담긴 사진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현재(2022년 2월 27일 기준) SNS 팔로워 23만 명을 보유한 상태. 겐조, 디올, 몽블랑, 어도비, 넷플릭스 등 유수의 브랜드와 활발한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사진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천부적인 재능과 각고의 노력으로 쌓은 그의 아카이브는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Neighbourhood Layers, 2018

 

이번 전시에서는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작품 80여 점과 영상을 선보인다. 작가가 직접 전시기획 및 비주얼 디렉터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작품의 매력을 돋보이게 할 장치를 더했다. 전시는 총 6가지의 섹션으로 구분되며 구획 별 키워드에 따라 사진, 영상, 설치물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전시장 곳곳에서 아치형의 통로를 거치게 되는데 이 또한 전시 공간의 편안함과 아늑함을 배가하는 요소다. 정교한 구도와 따뜻한 색감, 섬세한 시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가의 작품은 오는 4월 24일까지 더현대 서울 ALT.1에서 만나볼 수 있다.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Blush, 2021

 

이번 전시를 주최한 씨씨오씨CCOC의 관계자는 “팬데믹 상황과 겨우내 얼어붙은 관람객의 마음에 봄날의 따스함과 화사한 추억을 선물하고자 했다”라며 “다채로운 포토존을 마련해 작가의 작품 속에서 봄기운을 잔뜩 만끽하길 바랐다”라고 전했다.

 

 

INTRO | Ola, Primavera(안녕, 봄)!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Springtime Delight, 2022 | CCOC 제공

 

첫 번째 섹션으로 들어서기 전, 환영한다는 의미를 담은 벽면의 네온사인 문구 ‘Ola, Primavera(안녕, 봄)!’가 눈길을 끈다. 하단의 꽃 설치물은 다음 섹션의 예고편. 맞은편 영상은 작가가 비디오그래퍼와 협업한 결과물로, 테레사 프레이타스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영상 2편 중 하나다. 그동안 의뢰받았던 광고 작업부터 작가가 개인적으로 촬영한 클립 영상을 편집해 30초 정도의 콘셉트 비디오를 완성한 것. 작가가 실제로 거주하는 포르투갈의 해안가 장면부터 브랜드와 작업한 플라워 세팅 과정 등 작가의 초기작과 일상적인 모습을 압축적으로 담았다. 씨씨오씨 관계자는 이를 ‘작가의 작업을 아우르는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SECTION 1 | 꽃 사이 사이(Among the Flowers)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Rothko Spring, 2018

 

첫 번째 섹션은 봄의 상징적인 이미지인 ‘꽃’을 주제로 구성된 공간이다. 작가가 봄마다 휴양지 삼아 찾는 포르투갈의 마을인 ‘알렌테주’에서 찍은 양귀비꽃과 들판, 다채로운 색감으로 물든 풍경 사진이 주를 이룬다. 작품 주변에는 다홍색 양귀비와 핑크뮬리가 설치돼 있으며, 이는 관객에게 작품 속 공간을 거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벽면 한 편을 가득 차지한 푸르른 하늘 속 붉은 양귀비꽃 사진은 작가가 이번 전시 중 가장 애정하는 작품 세 가지 중 하나다.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Springtime Delight, 2022 | CCOC 제공

 

봄은 상징적인 의미가 가득한 계절이에요. 새싹이 돋아나고, 화창한 날도 많아지지요.

일조 시간도 늘어나니 저 같은 사진작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계절입니다.

Spring is a season that’s filled with symbolical meaning, It’s the season where fresh buds bloom, the sun starts to shine more often and daylight already seems much longer than in winter, which is great for a photographer like me.
테레사 프레이타스(Teresa Freitas)

 

 

SECTION 2 | 봄의 꿈(Spring Dreams)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Daydream, 2018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창의적인 시선이 가장 두드러지는 두 번째 섹션. 그는 완벽한 푸른 하늘 위 하얀 구름을 볼 때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은 ‘르네 마그리트’를 떠올린다고 한다. 특히 전시장 작품 가운데 푸른 보트와 주홍 티셔츠를 입은 인물의 색감이 대비를 이루는 사진은 작가의 두 번째 ‘최애’ 작품. 주로 세로형 구도인 작가의 작품 중 몇 안 되는 가로형 작품이기도 하다. 하늘을 떠 있는 듯한 구름 속 보트와 나른한 시간을 보내는 인물의 모습이 기분 좋은 ‘어느 봄날’을 연상케 한다. “작가님이 친구와 함께 방문한 여행지에서 우연히 호숫가에서 보트를 얻어 타셨고, 출발과 동시에 보트가 물의 표면에서 떨어지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셔터를 눌렀다고 해요. 합성 없이 하늘을 부유하는 느낌이 나서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사진이에요.” 이번 전시를 주최하며 작가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씨씨오씨 관계자의 설명이다.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Springtime Delight, 2022 | CCOC 제공

 

 

SECTION 3 | 홈 그리고 컬러(At Home, In Colour)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Bel-vedere, 2020

 

세 번째 섹션은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고향인 포르투갈의 전경을 담은 작품으로 구성됐다. 팬데믹으로 인해 물리적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작가는 국내 여행지를 다니며 느낀 색다른 인상을 사진에 담았다. 빛이 쏟아지는 골목길과 호스텔에서 빨래를 널고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는 인물, 손님 없이 텅 빈 야외 카페테리아의 분위기가 가감 없이 드러난다.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Springtime Delight, 2022 | CCOC 제공

 

전시장 한편에는 작가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이 준비돼 있다. “작가님 작업실의 식물, 사진 잡지, 빈티지 가구를 최대한 그대로 옮겨 놓고자 했어요. 향수병을 수집하는 작가님의 취미를 반영한 사물을 곳곳에 비치했답니다.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도록 공들였어요.” 아울러 작가가 포르투갈에서 촬영해 특별 제작한 두 번째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SECTION 4 | 도시의 봄(Spring in the City)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Pink Palm Springs III, 2018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도시의 전경은 매 순간 새롭다. 특히 만물이 생동하고 풍부한 빛이 스미는 봄에는 더욱 다양한 장면이 나타난다. 샌프란시스코는 작가에게 제2의 고향이자 작품활동의 전환점이 됐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중요한 도시다. 작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고향과 비슷한 풍경을 마주하고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떠올렸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느낀 의외의 안정감과 편안함을 동력 삼아 색채 연구에 몰두하기도 했다. 솜사탕처럼 달콤한 색상의 야자수 사진은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이름을 알린 중요한 계기인 동시에 실재하는 곳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환상적으로 묘사하는 그의 세계관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작품을 활용한 미디어 존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Springtime Delight, 2022 | CCOC 제공

 

한편 작가의 세 번째 ‘최애’ 작품으로 다홍빛 베레모를 쓴 인물들의 사진이 있는데 이는 작가가 첫 번째 섹션에서의 양귀비 사진의 색감과 구도가 유사한 점에서 착안해 촬영했다고 한다.

 

 

 

SECTION 5 | 라 무라야 로하(La Muralla Roja)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Inside the Maze, 2019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이 설계하고 스페인 칼페에 위치한 포스트모던 스타일의 아파트 ‘라 무라야 로하’는 많은 사진 작가들이 사랑하는 공간이다. 다섯 번째 섹션에는 기하학적인 형태와 특유의 색감으로 세계적인 명소가 된 ‘라 무라야 로하’를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담은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라 무라야 로하’는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세트장과 흡사하여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번 섹션에서는 실제로 ‘라 무라야 로하’를 옮겨 놓은 듯한 구조물이 마련되어 있다. “아무래도 사람이 조형물에 직접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니까 전문 업체와 함께 몇 번이나 시뮬레이션을 돌려 안전을 점검했어요. 주말이면 촬영을 위해 대기하는 관객분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요?(웃음)”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Springtime Delight, 2022 | CCOC 제공

 

 

SECTION 6 | 물가에서(By the Water)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Springtime Delight, 2022 | CCOC 제공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해안가 마을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물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많다. 이러한 영향으로 물이라는 소재는 그의 작품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계절마다 빛에 따라 변모하는 물의 움직임은 작가에게 큰 영감이자 관심 대상이다. 여섯 번째 섹션의 작품에서는 봄을 지나 초여름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의 작품이 이어지며, 이는 바닷가나 호수에서 휴가를 보냈던 추억을 상기시킨다. 전시 말미에는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의 포스터에 등장한 인물들처럼 밀짚모자를 쓰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으니 참고할 것.

 

당신이 목소리를 찾았다고 생각한 후에도, 당신의 목소리를 찾는 것을 멈추지 마세요.”

Never stop searching for your voice, even after you think you’ve found it
테레사 프레이타스(Teresa Freitas)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Springtime Delight)>
 
일자 | 2022년 1월 29일(토) – 2022년 4월 24일(일)
시간 | 월-목 10:30~20:00(입장마감 19:00)
/ 금-일 10:30~20:30(입장마감 19:30)
장소 | 더현대 서울 ALT.1
티켓가격 |
대인(만 19세 이상): 15,000원
소인(48개월~만 18세): 13,000원
만 48개월 미만: 무료
주최/주관 | ㈜씨씨오씨
협찬 | 더현대 서울, 우리카드, 노루페인트, 브릭킷
후원 | 주한포르투갈대사관
※ 방역을 위해 내부 인원 250~300명으로 제한하여 관리(공간 최대 수용 인원 499명).
※ 사진 촬영 가능(근접 촬영 및 장시간 영상 촬영 자제)

 

 

김세음 기자

자료 제공 씨씨오씨, 더현대 서울

장소
더현대 서울 ALT.1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일자
2022.01.29 - 2022.04.24
김세음
글쓰기를 즐기는 디자인 전공자.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아름다움과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면면이 조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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