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yoo
Exhibition 2021-07-19

직선과 나선으로 풀어내는 공간의 경계

스튜디오 신유 2주년 개인전, 선선.

기간 2021.07.13 - 09.26
장소식물관PH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34길 24)

가구 디자이너 스튜디오 신유가 2주년을 맞아 식물관PH에서 개인전 <선선>을 개최한다. 스튜디오 신유의 시그니처 작품인 린 테이블에 적용된 ‘직선’과 ‘나선’이라는 서로 다른 종류의 선적 구조를 통해 전이적 공간과 중립적 시간을 보여주는 전시다.

린 테이블은 목재와 철을 균형 있게 겹쳐 쌓아 올려 직선과 곡선의 중첩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동서양으로 구분되는 문화권의 특수한 배경들 사이에서 모두가 공감 가능한 보편적인 미학을 풀어내며, 자연과 인공, 직선과 곡선, 동양과 서양이라는 교집합 사이를 끊임없이 향유하고 연결한다.

‘전이 공간’이란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존재하는 여백의 공간을 말하는 건축 용어로, 각기 다른 두 공간을 기능적 또는 분위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 짓는 공간을 말한다. 전이 가구로 자리 하며 공간 간의 경계를 풀어내는 데 주목해 온 스튜디오 신유의 작업은 이번 전시에서 더욱 대담한 스케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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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 신유

 

1 : ‘직선’,  전이적 공간

식물관 1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오브제는 스튜디오 신유의 대표 작품인 린 테이블을 건축적 스케일로 확장해 놓은 것이다. 기둥보 구조를 착안하여 만든 린 테이블에 거대한 질량감을 부여함으로써 가구를 넘어 건축과 연결되는 지점을 포착해냈다.

 

© 스튜디오 신유

 

특히 나란히 판을 세워 일련의 선의 조합으로 형상화된 몸체는 바람과 공기가 드나드는 연결체가 된다. 오브제 너머로 울창하게 우거진 식물들이 보이고, 움직임에 따라 여러 겹의 레이어의 풍경이 장막이 걷히듯 펼쳐진다. 오브제 너머로 가는 공간을 차단하는 것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매개하며 전이적 가구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오브제 주변을 따라 식물관PH의 다양한 식물들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중앙의 린 테이블에 시선이 집중된다.

 

© 스튜디오 신유

 

1층의 외부 공간에는 투명한 린 테이블 작품이 두 점 놓여 있다.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것마냥 적당한 여백을 두고 존재하는 두 작품은 여름의 햇빛을 받아 가볍게 발하며 바닥에 무지개를 드리운다. 이곳에 위치한 린 테이블은 식물관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동시에 빛을 통과시키는 전이 가구의 역할을 한다.

 

© oneslist
© 스튜디오 신유

 

공간 입장료에 포함된 커피를 주문한 뒤 2층으로 올라가면 테이블이 마련된 넓은 라운지가 펼쳐진다. 2층까지 연결되는 높은 층고 아래 테이블과 기둥의 직선들이 얽힌 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뻥 뚫린 중앙에서 1층에 놓인 거대한 린 테이블을 내려다보면 아래서는 볼 수 없었던 내부 구조가 보인다. 이렇듯 1층에서는 거대한 린 테이블의 직선적 구조를, 2층에서는 내부의 나선적 구조를 내려다봄으로써 2층 전체가 1층과 3층 전시를 이어주는 또 다른 전이적 공간으로 활약한다.

 

© oneslist

 

3 : 나선, 중립적 시간

 

흰 공간 안에 들어서면 차분하고 고요한 음악과 함께 스튜디오 신유의 시그니처 향이 흐른다. 통창 너머 드리워진 여름의 생명력을 한껏 머금은 숲이 공간을 압도한다. 투명한 유리 사이로 건물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전시 공간은 더이상 한정된 공간이 아니라, 바깥의 자연 풍경과 합체 된 무한한 시공간으로 확대된다. 3층은 식물관 건물 내부 전시 공간과 바깥의 숲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전이 공간인 셈이다.

 

© 스튜디오 신유

 

공간 중심에는 나무 파편들 위로 린 테이블이 놓여 있다. 그 주변을 둘러싸고 나선을 따라 흩뿌려진 조약돌이 자연스럽게 동선을 안내한다. 돌길이 안내하는 흐름에 따라 중심의 린 테이블로 걸어가는 과정은 마치 숲을 거닐며 사색을 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 스튜디오 신유

 

사색의 첫 관문은 공간 뒤에 배경처럼 연출된 검은 숲이다. 검게 그을리면서 결이 극대화된 나무 기둥이 늘어선 숲은 자연에 깃든 어두운 그늘을 품고 동시에 바깥에서 들어오는 햇볕을 받아 은은한 생동감을 내비친다. 빛이 드리워지는 공간 사이를 나선을 따라 유유히 걷다 보면 린 테이블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때 작품은 비현실적인 감각과 현실의 시공간을 매개하는 오브제로 또 한 번 기능한다.

 

© 스튜디오 신유

 

이번 전시는 끊임없이 시선의 발산과 수렴이 이루어지며 시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작품 주변으로 펼쳐진 압도적인 공간감에 시선이 분산되다가, 결국에는 중심의 린 테이블로 시선이 꽂히게 되는 방식이다. 1층의 높은 천장과 식물들 가운데 놓인 거대한 린 테이블 오브제, 검은 숲과 창 너머의 푸른 녹음 사이에 놓인 3층의 린 테이블 모두 처음엔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매개로서 존재하다가 서서히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다시 주변과 연결되며 하나로 어우러진 장면 자체를 선사한다.

 

© oneslist

 

1층에서 주목한 ‘직선’은 기독교 문화로 대표되는 서양의 시간관을 의미하는 반면 3층의 ‘나선’은 불교의 윤회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동양의 시간관을 담고 있다. 동서양 문화가 서로 겹쳐지고 공존하는 현대의 시간은 일직선으로 흐르는 동시에 반복되어, 마치 직선과 곡선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나선’의 형태로 흐른다. 린 테이블은 직선도 곡선도 아닌 중립적인 현대의 시간관을 구조적, 의미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동시에 식물관을 둘러싼 산과도 소통하면서 인공적인 건축물과 자연물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끊임없이 경계를 탐색한다.

 

© 스튜디오 신유

 

한편 1층에는 스튜디오 신유의 시그니처 향을 맡아 볼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공감각적인 공간 연출을 위해 페일블루닷과 협업해 작품과 어울리는 향을 만들었다. 나무와 숲을 연상시킬 수 있는 우드베이스에 숲이 지닌 생명력을 표현하는 워터리한 질감의 향이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아, 관람객들이 전시를 경험하며 향을 직접 맡아본 후 이름을 공모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스튜디오 신유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DESIGN P.P.P” 서적들도 구비되어 있으며  텀블벅을 통해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소원

자료 협조 스튜디오 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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