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8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애니메이션…

작가 22인이 참여한 갤러리 R 개관전 'R22'
지난 2월 5일, 첫 문을 연 갤러리 R이 개관전 'R22'를 개최한다.
홍명섭, level-game/level-logy, 2022

 

(주)KAR이 운영하는 ‘갤러리 R’은 저평가된 국내의 작가들을 발굴해 조명하기 위해 설립된 아트 비즈니스 기업이다. 미술평론가 류병학, 한원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김재민 아주자동차대학 겸임 교수, 황영배 정치학 학사가 공동 창업했으며, 사명인 KAR과 동명의 출판사 ‘KAR’도 운영 중에 있다.

 

갤러리 R의 개관전은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아트 애니메이션, 만화 등을 접목시킨 ‘종합예술전(mixed material arts exhibition)’이다. 22인의 작가와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은 전시명 ‘R22’에서 드러나듯, 22인의 작가가 총 작품 63점을 전시한다. 초대 작가 22인은, 류병학 미술평론가가 30년간 독립 큐레이터와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주목한 작가 중 일부라고. 이번 전시가 일반적인 그룹전으로 보이기를 원치 않았던 류병학은, 참여 작가들에게 “크기와 표현방식 그리고 작품 수에 구애받지 말 것”을 당부했다.

 

홍명섭, level-game/level-logy, 2022

 

기존 창고공간을 문자 그대로 ‘화이트 큐브(White Cube)’로 탈바꿈시킨 갤러리 R은, 전시장 벽면뿐만 아니라 천장과 바닥까지도 백색으로 리노베이션 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눈부신 백색의 공간에 설치된 거대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홍명섭의 신작 <레벨-게임/레벨-로지(level-game/level-logy)>(2022)로, 바퀴 달린 보드들을 서로 연결한 일종의 ‘관절 보드’다. 홍명섭의 관절 보드는 마치 ‘접이식 자’처럼 움직이는데, 관객이 직접 연결된 관절 보드 위에 두 발을 올려놓고 움직일 수 있게 고안한 일종의 놀이 작품이다. 관객의 참여를 통해 그의 작품은 매번 변화할 것이다.

 

김을, 9-untitled mixed midia, 2017

 

김을은 2010년, 회화의 공간을 다변화하기 위한 실험적 작업을 시작했으나 주변에서 부정적 견해를 피력해 이 작품에 ‘말썽 많은 그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말썽 많은 그림>은 세 개의 물리적 공간으로 구성돼 있고, 그 공간들에 회화 2점과 오브제들 그리고 박제된 새와 알들이 놓인 둥지가 놓여 있다. 복합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은 일명 ‘회화를 넘어서(Beyond the Painting)’를 지향한다.

 

김해민, 장남과 소녀, 2022

 

김해민은 ‘칵테일 미디어’ 작품을 전시한다. 천장에 2개의 빔프로젝트를, 벽면에 선반을 설치해 칵테일 잔 2개를 올려놓아, 빔프로젝트에서 투사된 영상들이 2개의 칵테일 잔에 담긴다. 영상이 시작되면 칵테일 잔의 컬러가 바뀌다 잔에 비친 여성과 남성이 수영하듯 헤엄을 친다. 김해민은 이 작품을 <장남과 소녀>(2022)라 작명했다. ‘장남’은 중국을, ‘소녀’는 미국을 상징해 한국 분단을 암시한다고.

 

박기원, 넓이 202번, 2022

 

박기원은 캔버스가 아닌 한지에 유채로 그린 일명 ‘한지 페인팅’ 작품을 선보인다. <넓이 202번(Width 202)>(2022)은 120호가 넘는 대형 작품으로, 갤러리 R의 지그재그 형식 공간을 3개의 서로 다른 길이, 4개의 서로 다른 넓이의 공간을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120호가 넘는 이 거대한 페인팅은 관객의 시선을 압도할 것이다. 그림 속에서 나뭇가지나 꽃잎 혹은 큰 산들이 겹쳐 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장지아, 뇌의 빈곳, 2022

 

장지아의 작품은 양가죽에 뜨거운 인두로 드로잉 됐다. <뇌의 빈곳>에 인두로 뇌를 드로잉한 다음, “뇌는 물성이 있는 덩어리임에도 온갖 감정으로 채워져 있는 빈 공간으로 인식한다”는 텍스트도 함께 지졌다. 관객은 ‘뇌의 빈곳’에 여리고 약한, 깊숙히 들여다보기 전엔 알 수 없고, 누군가에게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을 채우게 될 것이다.

 

이현무, Kettle, 2012

 

이현무는 사진 작품 4점을 전시한다. 이 작품들이 마치 판화처럼 보이는 이유는, ‘페이퍼 네거티브(paper negative)’로 촬영됐기 때문. ‘페이퍼 네거티브’는 한 마디로 ‘네거티브 필름’에서 필름을 종이로 대체한 것을 뜻한다. 1841년 영국의 탈보트(William Henry Fox Talbot)가 발명해 특허를 받은 사진술 ‘칼로타입(calotype)’이 활용했다. 탈보트는 현상된 종이 네거티브를 다른 감광성 종이에 밀착시켜 햇빛에 노출을 주고 인화했으나, 이현무는 밀착인화를 하지 않고 스캔해 디지털 프린트로 인화했다.

 

‘R22’에 참여한 작가 22인 중 12인(김태헌, 김해민, 손부남, 손현수, 안시형, 이기본, 이유미, 이현무, 장지아, 하봉호, 허구영, 홍명섭)의 작가론 및 일종의 전자 아트북은 현재 발행돼 국내 온라인 서점들에서 소장할 수 있으며, 10인(강진이, 김을, 도수진, 류제비, 박기원, 박정기, 이유진, 장경국, 최상흠, 탁영호)의 도록도 추후 출판사 KAR을 통해 한 권씩 발행될 예정이다.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갤러리 R

장소
갤러리 R
주소
서울 성동구 광나루로 294, B01호
일자
2022.02.05 - 2022.03.06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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