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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01-28

이윽고 가배도의 ‘문화’에 닿을 때

북토크, 공예문화… 선호하는 것에 대하여

우리말로 커피를 뜻하는 ‘가배(咖啡)’와 섬을 뜻하는 ‘도(島)’를 더해 이름 지은 커피 브랜드 ‘가배도’. 이들의 브랜드 디자인 언어에는 역사, 철학, 문학 등의 통합적인 인문학 정서가 내재되어 있다. ‘아름다움과 여유가 있는 생활을 매개하는 커피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가배도는 새로운 문화적 어젠다를 제시하는 문화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 그 중심에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 ‘더프리퍼(the prefer)’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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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배도 강남역점에서는 주기적으로 작가를 초청해 ‘주제가 있는 북토크’를 진행한다. 가배도는 향후 이 공간에서 디자인 포스터 전시, 젊은 현대작가 발굴 전시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 가배도

지난 1월 26일 저녁, 가배도 강남점에서는 두 번째 북토크 ‘안부 묻는 사이’가 열렸다. ‘Reading Book is Leading Life’를 주제로 한 북토크 프로그램은 커피 브랜드 가배도가 F/B 브랜드의 확장에 문화를 접목해, 질적으로 깊이 있는 성장을 지향하며 론칭한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 ‘더프리퍼(the prefer)’의 첫 번째 활동이다. 송파, 신논현, 삼청, 명동, 코엑스, 강남역, 안성 스타필드에 위치한 여덟 개 매장 모두 직영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강남역점은 하나은행 컬처뱅크 협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21년 7월 개점한 공간이다. 더프리퍼 활동의 거점 지역인 강남역점은 은행 영업시간 동안 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주로 직장인과 젊은 세대들이 밀집한 강남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가진 이곳에서 가배도는 어떤 문화활동을 펼칠 것인가 고민했다.

ⓒ 가배도

 

장한나 실장은 “100년 전 우리나라 카페의 탄생 역사를 보면 청계천을 중심으로 남쪽인 명동에는 일본인들이, 북쪽인 종로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방을 개업하고 ‘신식 라이프스타일’을 즐겼어요. 커피는 근대의 이국식 문화였지만, 한국의 자연주의 미학과 맞닿아 독특한 방향으로 토착화되었는데, 가배도는 근대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아지트로 삼았던 다방이라는 공간이 가졌던 ‘살롱정서’에 주목했어요. 그 연속선상에서 오늘날 카페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요. 그 가운데 강남역점을 개점하면서 강북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공간이 많지 않은 강남역에 새로운 문화적 어젠다를 제시하는 방향을 세웠다”고 얘기한다.

 

 

기존에 운영 중인 은행의 인테리어에 조화를 맞춰 밝고 편안한 이미지로 꾸미고 젊은 고객 군에 맞춰 귀여운 이미지를 더한 강남역점에서는 문학 도서관 ‘소전서림’과 협업해 책장을 꾸린다. 매달 새로운 주제로 큐레이션 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주기적으로 저자를 초청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북토크 프로그램을 연다. 작년 11월에는 <아무튼 술>의 저자 김혼비 작가와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의 저자 오은 작가를 초청해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북토크를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 2월과 3월에 걸쳐 진행될 세 번째 큐레이션 주제는 ‘시작’이다. 새봄을 맞이하는 시기 새로운 출발을 뜻하는 ‘시작(始作)’과 시를 짓는 ‘시작(詩作)’의 이중적 의미를 담은 북큐레이션을 선보이며, 3월 말에는 위트앤시니컬 대표이자 시인인 유희경 작가와 함께 창작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모든 행사의 신청 창구는 ‘더프리퍼’의 SNS 예약 페이지로 통한다.

 

가배도는 지점이 위치한 지역의 로컬과 협업을 통해 다채로운 문화 형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삼청점과 이웃한 곳으로 40여 년 역사를 가진 금속공예 전문 공방 ‘아원’과 함께 협업해 제작한 더프리퍼 첫 MD 상품인 ‘황동 달 시리즈 스푼/머들러’.

 

가배도의 공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배도가 ‘선호하는 것’들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인 더프리퍼는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선호하는 것을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저는 아침에 주로 라테를 마시는 편이지만 배불리 아침을 먹으면 설탕을 넣은 에스프레소를 고를 것 같습니다. 야외에 가서 부족한 도구로 내려 마시는 커피도 각별하고 맛있는 식사 후 진한 다방커피는 완벽한 마무리가 되어주기도 하지요. 결국, 다양한 것을 직접 경험하며 매 순간 맞이하는 ‘상황’에서 나에게 가장 효용이 높은 것을 찾아가는 열린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배도가 지향하는 세계관은 ‘경험’을 통해 세계의 아름다운 면을 발견해 나아가는 삶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석촌호숫가 송리단길에 깊이 숨어있는 건물 2층에 위치한 송파점과 강남대로 안쪽 골목 건물 2, 3층에 자리한 신논현점은 나무 창살 너머로 들어오는 빛이 아름답다.

 

2017년 9월 송파동 골목 2층에 처음 문을 연 가배도의 첫 매장을 보자. 간판도 입구도 찾아야 보이는 송파점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정연한 나무 창살이다. 도시의 번잡한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은 순간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분위기를 풍긴다. 시그니처 파사드만큼이나 내부 인테리어 역시 첫인상을 배신하지 않는다. ‘도심 속 커피가 있는 작은 섬’의 호젓한 정서를 담은 가배도라는 이름처럼 공간을 넓게 관조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여유’ 그 자체다. 둥근 달과 같은 조명, 햇살을 조율하는 창틀, 나무 바닥과 대나무 등의 식물, 빈티지 가구들은 비일상성과 동시에 편안함을 추구하는 공간 콘셉트를 뒷받침한다. 2층 이상에 위치해 외부와 구분된 공간을 강조하는 신논현점은 3층에 거대한 바를 설치해 2, 3층 공간에 차이점을 부여했다. 정독 도서관 앞에 위치한 삼청점은 기존 건물의 붉은 벽돌과 조화를 이루도록 외부에 데크를 설치하고 대나무를 배치해 동양적인 정서가 깊다. 안쪽으로 길게 이어진 큰 공간을 고려해 마룻바닥을 정사각형 형태로 설치하고 제작 가구로 공간에 리듬감을 주는 동시에 효율성을 향상시킨 명동점은 100여 년 전 카페와 시간적인 연결성을 지닌다.

 

가배도 시그니처 파사드를 살리며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 스타필드 코엑스점은 밝은 톤의 공간이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매장 가운데 개방감을 높여주는 초록색의 소파가 넓게 자리한다.

 

안성 스타필드/아라모드점과 코엑스점은 가배도의 감수성은 유지하되 현대식 몰(mall)의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했다. 특히 안성 스타필드 4층 전망대에 위치한 ‘가배도 아라모드(GABAEDO À LA MODE)’는 가배도의 리브랜딩 이후 개점한 첫 프리미엄 매장인만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급스러운 공간 연출은 물론 공예품을 이용한 메뉴 제공, 최용석 작가의 나무 볼과 접시, 이혜미 작가의 화병과 인센스 홀더, 원통형 문진 등 실생활에 사용 가능한 공예품을 전시 및 판매한다. 특히 ‘공예’는 생활에 깃드는 브랜드 정서로 연결된다.

 

‘오늘날의 옛 것을 양품으로 전한다’는 새로운 콘셉트로 선보인 가배도의 프리미엄 브랜드 ‘가배도 아라모드’는, 커피의 문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활의 문화를 소개한다. 카페 공간에서 사용하는 기물과 아라모드 전시 판매품은, 사용자를 생각하는 기쁜 마음을 담아 장인의 손길로 완성한 좋은 물건들을 중심으로 한 ‘공예문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특별하지 않아서 오히려 삶에 스며들고 고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공예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가배도는 아라모드를 통해 오늘날 생활 속에서 쓸 물건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근대에는 이국 식문화이던 커피가 오늘날 지극히 일상문화로 토착화되었듯, 가배도는 아라모드를 통해 동서양이 교차하는 미학을 또 한 번 새롭게 발견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셈이다. 식문화에서 생활로, 그 내적인 정서를 향유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해 나아가는 가배도의 문화, 가배도의 멋을 향유하는 공간을 통해 계속될 ‘이야기’가 궁금하다.

 

 장남미

자료 협조 가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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