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9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서 만난 팀 3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과 뜨거운 열기 속에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ol. 12'가 막을 내렸다. 방문객이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설치물부터 이벤트, 작가의 개성이 한눈에 드러나는 부스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현장이었다. 수많은 부스 가운데 뚜렷한 정체성과 강렬한 개성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공간 세 곳을 방문했다. 여러 사람의 시선을 모으고, 진심을 담아 작업한 그림을 어떤 방식으로 잘 보여줄지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최그린

@meetgreen.kr

 

 

부스의 ‘그림 그리는 생태학자’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데요.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조류를 연구하는 새 박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최그린입니다. ‘MEET GREEN’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며 대중에게 새와 자연에 관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연구·일러스트·교육 세 가지 분야를 융복합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직접 그림을 그려 이야기를 만들어 그림책을 출판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연구원으로서 여러 논문을 내기도 했고요.

 

띠부 스티커와 미니 도감 ㅣ출처: @meetgreen.kr

 

참가 배경은 무엇인가요?

조류를 연구하면서 어떻게 새를 대중에게 쉽게 소개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논문은 정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보기가 쉽지 않거든요. 관찰 일지에 세밀화를 그리기도 하지만, 더욱 친근한 방식으로 연구하는 새들을 알리고자 이번 페어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관람했는데 이번에는 작가로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워요.

일러스트를 중심으로 세밀화도 전시해 두셨어요. 전반적인 부스 콘셉트가 궁금해요.

이 부스를 숲이라고 보시면 돼요. 자연에서 야생의 새를 조사하는 활동을 ‘탐조’라고 하는데요. 페어에서는 직접 새를 관찰할 수 없으니까 간접적으로 탐조를 체험해 보실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마련했어요. 새에 대한 미니 도감을 스티커 형태로 제작해서 뽑으신 분들이 가져갈 수 있게끔 준비했고요.

 

 

 

엄선

@illustratorline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엄선’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캐릭터 디자인 관련된 일을 하면서 평범한 직장을 다니다가 얼마 전 프리랜서로 전향하게 됐어요. 원래는 ‘일러스트레이터 라인(illustrator LINE)’이라고 소개했는데 영문이 길고 어려운 느낌이라 한글로 간략히 ‘선’이라고 줄여서 말씀드리고 있어요.

 

부스가 독특해요. 벽을 도화지 삼아 라이브 드로잉을 하시네요?

올해로 5~6번째 서일페 참여인데요. 처음 행사에 참가했을 때는 어떻게 전시하는 게 효과적인지 몰라서 그림 몇 점만 벽에 걸어 뒀어요. 그렇게 하니까 관객이 그림을 잠깐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한 번은 다른 작가님과 함께 행사장에 머물며 ‘우리 심심한데 벽에 낙서나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라이브 드로잉을 시작했는데요. 많은 분이 호응해 주셔서 그때부터 계속 이어오고 있어요. 이전까지 항상 ‘ㄷ’자 형태의 부스여서 답답한 감이 있었는데, 올해는 한쪽이 탁 트인 ‘ㄱ’자 모양의 코너 자리를 얻게 돼서 작업을 보여주기에 수월한 것 같아요.

 

 

SNS 라이브 드로잉을 연계한 엽서가 인상적입니다.

제가 인스타그램에 라이브 드로잉을 올리고 있어서 연관된 굿즈를 제작해 봤어요. 엽서에 있는 QR 코드를 촬영하면 해당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이 재생돼요. 완결된 형태의 드로잉과 제작 과정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엽서랍니다. 올해 처음 시도해 봤는데 만족스러워요.

 

 

 

수키도키

@sukeydokey

 

 

올해 참가 부스 중에 가장 사람이 많이 모였네요. 지나가다 깜짝 놀랐습니다.

올해 부산일러스트페어에도 참가했는데요. 지난번처럼 많은 분이 찾아 주셔서 무척 기뻐요.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라 전체적으로 침체한 느낌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번 행사는 젊고 활기찬 분위기라 절로 기운이 나네요.

 

 

부스 콘셉트가 궁금해요.

MBTI가 올 한해 가장 핫한 키워드라고 볼 수 있잖아요. 또, 다이어리 꾸미기(다꾸)도 큰 인기였고요.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조합해서 부스를 꾸려 보고 싶었어요. ‘MBTI를 주제로 한 다이어리 꾸미기 굿즈’를 준비해 보자! 라는 야심찬 계획으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스티커를 사용하면 좀 더 재미있게 ‘다꾸’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올해 MBTI의 인기를 증명하는 현장이네요. 사람들이 어떤 포인트를 좋아하는 것 같나요?

마냥 귀엽기만 한 그림이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를 표현해서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저는 사회에 불만 많은 ‘지순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그림을 그려오고 있는데요. 보통 짜증 섞인 말이나 불만스러운 표현, 비속어는 자제하거나 속으로 삼킬 때가 많잖아요. 그걸 지순이가 대신 시원하게 표현해 주니까 감정적으로 해소되는 느낌을 받으시지 않을까 해요. 외양은 귀엽지만, 내면은 거칠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의 반전 매력이 강하게 작용한 것 같네요.

 

 

 

김세음

취재 협조 최그린 작가, 엄선 작가, 수키도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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