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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벌룬프렌즈와 모험을 떠나볼까?

엉망진창이지만 왠지 기대되는 이 모험!

서울디자인페스티벌 X 헤이팝 스팟 6

 

멋과 변화의 중심, 서울!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모인 167개 브랜드 가운데 직접 찾아가볼 수 있는 브랜드 스팟 6곳을 헤이팝에서도 함께 소개합니다.

 

언택트 시대에도 살아 움직이는 로컬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소식을 ‘헤이팝’에서 빠르게 만나보세요!

 

 

벌룬프렌즈

모험 이야기가 담긴 소품들로 가득한 곳

 

 

망원 한강공원으로 뻗은 길을 조금 둘러 골목을 걷다 보면 소위 말하는 소품 덕후의 방앗간, ‘벌룬프렌즈 메쉬어드벤쳐'(이하 벌룬프렌즈)가 있다. 지하에 위치해 있어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지나치기 쉬울 법한 자리이건만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리가! 모험을 떠나는 맹랑한 벌룬프렌즈의 이야기가 고소한 향을 폴폴 풍기며 여러분을 이끌 것이다.

 

 

잠시 눈을 감아보자. TV 앞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만화에 빠져 있던 때가 스친다. 모험은 언제나 가장 인기 있는 주제였다. ‘모험’이라는 단어는 어찌나 마법 같은지 듣기만 해도 영웅이 된 것 마냥 황홀하다. 이렇게 옛 기억을 끄집어내 감상에 젖고 있지만 글쎄, 과연 이 동심은 동심으로만 남아 더 이상 우리 곁에 머물지 않는 걸까? 벌룬프렌즈는 우리가 잊고 있던 동심에 조그마한 불씨를 당긴다. 작고 재미있는 것들로 온 세상을 채우려는 벌룬프렌즈의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

 

벌룬프렌즈 초기 스케치 ⓒ벌룬프렌즈
빈티지 토이로 가득한 선반 ⓒ벌룬프렌즈

 

2020 SDF에서 ‘주목해야 할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어요. 벌룬프렌즈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4명의 벌룬프렌즈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작은 소품 가게 ‘다인스스토어’를 탈출하며 시작되는 모험 이야기를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 브랜드예요. 벌룬프렌즈는 ‘캐릭터 라벨’과 ‘패턴 스튜디오 라벨’로 나뉩니다. 캐릭터 라벨은 캐릭터를 활용한 IP 사업을 중점적으로 전개하고, 패턴 스튜디오 라벨은 ‘온갖 것들’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패턴을 활용해 작업하고 있어요. 언젠가 출판과 애니메이션 사업으로도 진출하는 것이 목표예요.

 

 

다인스스토어와 벌룬프렌즈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은요?

아내가 빈티지 토이를 정말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미국 캐릭터 토이를 가장 좋아하는데, 하나둘씩 모으던 것이 컬렉터 수준이 되더니 집이 토이로 가득하게 되었죠. 문득 커머스 전문이었던 경험을 살려 빈티지 토이를 판매해 보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플리징(pleasing)’이라는 빈티지 토이 숍을 온라인으로 먼저 오픈했어요. 반응이 꽤 괜찮았죠. 더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사실 그림을 그려본 건 처음이었는데요, 다듬어지지 않은 초기 캐릭터 ‘렌지’가 그렇게 나온 거예요. 렌지를 보고 미국 브랜드의 캐릭터 아니냐는 물음을 많이들 주시더라고요. 그때 아이디어가 번뜩 했어요. 가상의 소품 가게 다인스스토어를 세우고 스토리를 만들자고요.

 

벌룬프렌즈의 mbti와 그에 어울리는 키워드를 녹여냈다. ⓒ벌룬프렌즈

 

벌룬프렌즈 렌지, 로우, 애드, 린은 다인스스토어를 탈출해 모험을 시작한다. 바깥세상은 흥미로운 일들로 가득하다. 둥둥 떠다니며 캘리포니아의 명소를 둘러보던 것도 잠시, 다른 나라의 명소들이 궁금해진다. 전 세계를 누비며 조금은 엉뚱하고 엉망진창으로 굴러가는 이 모험. 프렌즈들은 싸우지 않고 여정을 이어갈 수 있을까?

 

 

벌룬프렌즈 렌지, 로우, 애드, 린의 mbti가 소개되어 있는 점이 독특해요.

렌지는 락과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미국 10대 소년이에요. 새로운 것을 보면 눈을 반짝이죠. 에드는 꽃과 자연을 사랑하고 공감 능력이 탁월한 힐러라고 해야 할까요? 로우는 조용하게 살고 싶은 평화 주의자고요. 하지만 어떤 문제를 직면했을 때 가장 차분하게 대처하는 해결사이기도 해요. 린은 계산적이고 모르는 게 없는 척척박사예요. 공감 능력은 제로에 가깝지만요. (웃음) 이렇게 프렌즈에게 성격을 부여한 건 mbti 과몰입러를 위한 장치를 설정한 동시에 제가 만화 덕후여서인 것 같아요. 한때 만화가를 꿈꿨던 터라 만화를 정말 많이 봤거든요. 그 만화들이 영감의 원천인 셈이죠.

 

캠페인 '메리 졸리 해피'의 주제곡 음반 ⓒ벌룬프렌즈

 

벌룬프렌즈는 캠페인을 통해 메시지를 시각화한 아트웍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 하나인 ‘메리 졸리 해피’는 제목 그대로 행복을 전파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행복을 담은 음표 꾸러미를 들고 곳곳을 누비며 행복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프렌즈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괜찮아, 잘될 거야!” 걱정은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희망 가득한 일상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음악도 준비했다. 캠페인마다 OST가 발매되고 있는데, 5곡이 모이면 앨범이 발매될 예정이라고 하니 출근길 리스트로 제격이겠다.

 

플리징 내부 전경 ⓒ벌룬프렌즈
벌룬프렌즈 내부 전경 ⓒ벌룬프렌즈
‘작가의 다락방’이라는 콘셉트로 구성된 공간. 직접 메모를 남길 수 있다. ⓒ벌룬프렌즈

 

망원동에 첫 번째 아지트를 꾸렸어요. 벌룬프렌즈에게 서울 망원동에서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플리징이 합정동 길 건너 망원동에 위치하고 있어요. 두 곳 모두 낮에는 인파가 북적대지만 저녁 7시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는 동네죠. 제가 워낙 워커홀릭인지라 쉼이 필요한 참에 적절한 동네가 아니었나 싶어요. 플리징 근처에 벌룬프렌즈의 공간을 오픈한다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벌룬프렌즈는 ‘작가의 다락방’이라는 콘셉트로 사람들에게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요. 저에게는 망원이라는 동네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쉴 수 있는 환경을 선물해 준 것 같아요.

 

 

최근 벌룬프렌즈가 겪은 변화나 시도하고자 했던 것이 있나요?

정말 많아요. 사실 벌룬프렌즈를 설계할 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벌룬프렌즈만의 스토리예요. 다인스스토어를 탈출해 전 세계를 누비며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그 속에서 만나는 친구들을 보여주면서 제품 카테고리의 스페트럼을 넓히고자 했거든요. 하지만 운영을 하다 보니 한계가 있더라고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싶지만 스토리 진행이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거죠. 그렇다고 스토리 진행에 속도를 맞추면 트렌드를 적용하기 어려워 제품 개발이 더뎠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턴 스튜디오 라벨이 탄생한 거예요. 패턴 스튜디오에서는 독립적인 테마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거든요. 2022년에는 스토리를 더욱 단단히 다지고 패턴 스튜디오 내 패브릭 카테고리를 추가해 홈데코 제품들로 찾아뵐 예정이에요.

 

뉴발란스 키즈, 리플라이퍼키 등 다수의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으며 곧 탑텐 키즈와의 협업 제품도 출시될 예정. ⓒ벌룬프렌즈
캠페인 '메리 졸리 해피' 시리즈 ⓒ벌룬프렌즈
벌룬프렌즈의 인기 아이템, 스티커 패키지 ⓒ벌룬프렌즈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한다고 하지 않나. 벌룬프렌즈를 보고 있으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SDF에서 만날 수 있는 벌룬프렌즈의 귀엽고 특별한 아이템은 무엇일까? “특별한 아이템이라고 하기엔 부끄럽고요. (웃음) 저희의 장점은 패키지에 있습니다. 텐바이텐과 협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텐바이텐 측에서 패키지를 높이 평가하셨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협업 제품인 스티커 패키지가 굉장히 인기가 좋고요. 이번 SDF에서 다양한 패키지 제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이외에도 200여 개가 넘는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에 있습니다. 기대해 주셔도 좋아요.”

 

 

 

김가인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벌룬프렌즈

김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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