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트레인
요즘 힙한 편집숍에 들르면 흔하게 보인다는 이 물건, 알고 보면 치약이다. 솔트레인은 소금 SALT과 비 RAIN가 합쳐진 이름으로, 비가 내린 후 더 깨끗하고 균일하게 씻겨진 토판염을 사용해 생필품을 만드는 브랜드이다. 솔트레인 패키지 디자인은 마치 요즘 패션계에 다시금 불고 있는 ‘로고플레이*’ 열풍을 연상시킨다. 볼드체로 ‘솔트레인’ 영문 브랜드 이름을 전면에 박아 군더더기 없이 임팩트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패키지를 꽉 채운 로고와 파랑과 빨강의 강렬한 원색이 어우러져 힘 있고 젊은 무드를 발산한다.
생활도감
생활도감은 ‘집은 우리의 삶을 담는다’라는 마음으로,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생필품에 디자인을 더해 삶의 가치를 새로 발견하는 브랜드이다. 깔끔한 하얀색 바탕 위에 정보들을 정갈한 레이아웃으로 배치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획의 절제가 느껴지는 로고와 충분한 여백으로 차갑기보다 정겨운 느낌의 ‘미니멀’ 디자인을 연출한다. 하얀색의 ‘매스틱’을 기본으로 ‘파인민트’, ‘시트러스민트’, ‘스피아민트’ 총 네 종류의 치약에 부드러운 색감의 초록, 주황, 하늘색을 부여해 차분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담아냈다.
닥터노아
닥터노아는 예방치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만든 오랄케어 브랜드이다. 불필요한 성분을 빼고 ‘본질’에만 집중하는 닥터노아는 합성 재료를 배제하고 천연 유래의 계면 활성제를 사용한다. 이런 닥터노아의 ‘천연 성분’을 향한 집착은 패키지에도 여과 없이 드러난다. 제품의 성분은 그동안 디자인에서 가장 소외되던 부분으로, 패키지 뒷면에 자그마한 글씨로 빼곡히 표기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닥터노아는 성분을 패키지 앞면에 대놓고 나열하여 소외되어 온 성분에 디자인이라는 숨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적힌 성분은 ‘타이포 디자인’으로써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편 회색의 심플한 케이스는 연구소 또는 실험실의 무드를 연상시키며 ‘과학’에 근거해 품질 좋은 제품을 선보인다는 닥터노아의 입장이 느껴진다. 게다가 신문지를 재활용한 펄프 박스로 만들어져 수납함이나 필통 등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라이프
욕실을 멋스럽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바꿔주는 브랜드이다. 그중 ‘애프터 런치 After Lunch’ 치약은 끊임없이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며 나의 이미지를 완성해 나가야 하는 ‘점심시간’에 주목했다. 마치 디저트를 톡 까먹듯 산뜻하고 즐거운 양치를 선사하는 애프터 런치 치약은 달달하고 캐주얼한 느낌의 패키지를 자랑한다. 패키지 측면에는 ‘Do not eat. It’s not dessert’이라는 위트있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제품의 이름과 로고, 이미지, 슬로건, 설명 등 많은 디자인적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위에서 아래로 차례대로 배치하며 단순하면서도 조화로운 레이아웃을 꾀했다. 중심에 있는 허브 이미지가 감성적인 무드를 연출하는 동시에, 쨍한 레드 컬러로 캐주얼하고 귀여운 느낌을 더했다.
뷰센
임플란트 전문기업인 ‘오스템 임플란트’에서 론칭한 덴탈케어 브랜드. 유럽 왕실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럽고 우아한 패키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장식적인 프레임 안에 뷰센의 로고가 당당하게 새겨져 있어 이국적인 무드를 자아낸다. 특히 미백 관리에 특화된 뷰센 H에서 7, 15, 28라인은 치아 상태에 따라 직관적으로 구분한 컬러 배리에이션이 재미있다. 패키지의 색상이 곧 치아의 색상이다. 이가 누렇고 어두울수록 강력한 미백 기능을 자랑하는 가장 진한 고동색 컬러의 뷰센 28을 사용하면 된다. 미백 기능의 정도를 화이트부터 크림, 베이지, 브라운으로 조화로운 배색으로 표현해 마치 달콤하고 풍미 깊은 초콜릿 브랜드의 패키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글 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