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5

호황 속에 개막한 KIAF 서울 2021

BTS도 다녀갔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2021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이 시작된 10월 13일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A, B홀. VVIP 프리뷰가 시작되는 오후 3시 이전부터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지난 5월 아트부산도 8만여 관람객과 350여억 원의 수입으로 역대급 호황을 기록했고, 최근 들어 미술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 또한 증가해 각종 미디어에서도 미술품 컬렉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키아프 서울2021의 개막일 열기는 과히 대단했다. 주최 측 추산 5천여 명이 이날 하루에만 키아프 행사에 다녀갔다.
Kiaf SEOUL 2021. Photo by Kiaf SEOUL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SEOUL

 

BI개편, 다수의 부대 프로그램 기획으로 행사의 밀도 증강

 

Kiaf SEOUL 2021. Photo by Kiaf SEOUL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SEOUL

 

온라인뷰잉룸의 접속자 수도 증가했다. 키아프에 출품된 작품을 온라인으로 미리 보고 구매 문의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뷰잉룸은 VVIP와 VIP를 대상으로 본 행사보다 일주일 먼저 오픈했는데, 10월 8일 기준 접속자 수가 4,501명으로 이는 예년보다 25% 증가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키아프는 BI(Brand Identity)를 리뉴얼해 젊고 유연한 감각을 더했으며,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가나아트 등 20개의 갤러리와 70여 점의 작품이 참여한 기념전 “We Connect, Art & Future, KIAF and INCHEON AIRPORT” (2021.9.27-10.22,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를 기획해 공항을 경유하는 국내외 갤러리스트와 컬렉터 내외빈에게 키아프를 장기적으로 홍보하는 데 주력을 기하기도 했다.

 

또한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이벤트로 구성된 ‘디스커버링갤러리즈(Discovery Galleries)’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MZ세대 컬렉터를 대상으로 미술시장의 변화와 동향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 자체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되는 ‘토크 라운지(Talk Lounge)’를 준비하는 등 양질의 부대 프로그램을 구성해 행사를 풍성하게 했다.

 

내년 키아프 서울은 세계적인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eeze) 아트페어와의 공동 개최를 예고하고 있어 국제아트페어로서의 성장 가능성과 기대가 모아진 상황이다. 수년간 프리즈 아트페어의 보드 디렉터로 활동한 빅토리아 시달(Victoria Siddall)이 이번 토크 라운지의 연사 중 한 명으로 참여할 예정으로, 향후 키아프의 방향을 미리 가늠하고 정보를 청취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 애호가의 관심만큼이나 필요한 후원사의 역할

 

E-mart, SSG.COM 미디어 부스, 사진 오정은

 

이와 같이 업그레이드된 키아프의 행사 기획과 운영을 위해서는 미술 애호가와 대중의 관심만큼이나 협찬사의 후원이 필요하다. 이번 키아프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외에도 이마트, SSG닷컴, 카가와현, 한솔제지, 이솝(Aesop), 페리어(Perrier) 등이 함께 했는데, 이 중 리드 스폰서로 행사를 후원한 이마트와 쓱닷컴은 행사장 내 미디어 부스를 구성하여 식품의 신선함을 주제로 한 디지털 영상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은 미술관의 다양한 책을 소개하는 부스로 행사에 함께 하기도 했다.

 

 

 

플렉스(flex)문화가 찾은 도착지, 아트페어

 

KIAF SEOUL 2021 행사 전경, 사진 오정은

 

지난해 키아프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약 한 달간 온라인으로만 작품을 판매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각종 변동성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술시장은 현재 성장 가도를 달리며 호황기를 맞았다. 해외여행의 감소, 부동산 규제로 인한 유동자금이 미술시장으로 옮겨져 왔다는 의견도 있지만, 재력을 과시하는 소위 ‘플렉스’가 동시대 문화를 표상하게 된 것도 미술시장이 웃음 짓는 배경이 될 것이다. 요즘의 추세를 보면 미술관 무료 전시나 비엔날레보다 아트페어가 힙한 장소처럼 회자되는 듯하다.

 

관람객은 올해 기준 각각 30만 원과 10만 원에 거래되는 VVIP, VIP 티켓에 대한 부담을 지고서라도 키아프를 관람하고 소비하고자 한다. 인스타그램에 키아프의 해시태그가 붙은 사진 등 ‘경험’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수시로 업로드되고, BTS의 뷔, 전지현, 이병헌, 이민정, 유아인, 청하 등 셀러브리티가 키아프 부스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발 빠르게 인터넷 기사로 전해진다. 이처럼 국내 미술시장에 쏠린 열기는 예술의 성장을 위해 물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가격으로 환산되지 않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시대를 성찰하는 유의미한 담론에도 공공의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야말로 오늘날 성행하고 있는 미술시장의 한편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키아프 서울 2021의 주요 작업

 

하정우, Work(좌) Beautiful(우), 2021, 표 갤러리
학고재 갤러리 부스에 전시된 김재용 작가의 도넛, KIAF SEOUL 2021 행사 전경, 사진 오정은

 

한편, 국내외 17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 키아프 서울 2021에서는 여러 취향의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작업을 볼 수 있다. 김환기, 김창열, 이강소,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정상화, 서승원 등 한국 대가의 추상 회화뿐 아니라 김구림, 김순기, 노은님, 서용선, 박래현, 박생광의 작품도 볼 수 있었고, 양혜규, 강서규, 아니카 이, 코디최, 구정아 등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무라카미 타카시, 알렉산더 콜더, 바바라 크루거, 라이언 갠더, 코헤이 나와, 요시모토 나라,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뱅크시, 리암 길릭, 요셉 보이스, 백남준의 작품도 보였다. 노상호, 이우성, 이은새, 장파, 송승은, 노은주, 도파민최, 이재석 등 젊은 세대 작가의 회화작업도 눈에 들어왔고, 김창겸, 김형기, 스맥 등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작업도 출품되었다. 단일부스에 한 작가의 작품만 집중적으로 소개되는 솔로 프로젝트에서는 다리우시 호세이니(Darius Hosseini), 크리스 와츠(Chris Watts), 마첸(Mah Chen), 김원근, 로버트 배리(Robert Barry)가 참가했다.

 

 

 

이슈 작가 권지안 & 최재용

 

최재용 작가와 권지안 작가, 사진 오정은

 

갤러리 나우를 통해 작품을 출품한 권지안(솔비)은 관람객 입장 시간 전부터 모든 작품이 완판되며 이번 행사의 주요한 관심을 받았다. 가수로 활동했던 그녀는 작가로서 미술활동을 하며 자기 치유를 경험했고 “Piece of Hope”라는 신작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삶의 곳곳에 다양한 모양으로 깃들어있는 생명성에 아름다움과 희망을 느끼고 이를 자신의 작업에 표출했다고 한다. 타다 만 초와 촛농을 캔버스에 부착해 흘러내리고 퍼뜨려진 물성에 대해 작가적으로 천착해온 생각과 우연적이고 비정형적인 형태를 표출하고, 색채를 제한하는 대신 조형성을 강조했다. 키아프에서 그녀는 설치미술가 최재용 작가와 협업한 작품 “Mass of Hope”도 출품했다.

 

권지안, 최재용 Mass of Hope, 2021, 가운데 작품, 사진 오정은

 

최재용은 의류 상품에 가격 태그를 붙이는 데 주로 사용되는 스트롱 핀, 등산 장비인 카라비너, 그리고 고무줄같이 크기가 작지만 형태가 동일한 산업 물품을 상호 다량으로 연결해 거대한 형상을 만들고 이를 인간관계의 복잡한 관계망으로 표상해온 작가다. 내면의 감정과 욕망을 성찰적으로 사유하면서 기성 오브제를 미술의 재료로 사용하고 공간에 형태감을 부여하는 것이 권지안과 최재용의 작업에서 발견되는 동일한 어법이다. “Mass of Hope”를 통해 두 작가의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미술계 발전을 위한 꾸준하고 균형 잡힌 관심 필요

 

Kiaf SEOUL 2021. Photo by Kiaf SEOUL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SEOUL

 

키아프는 이번 행사의 매출액을 6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목표하고 있으며, 첫날 매출액만 35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2020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미술시장 규모는 74.7조 원,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4,147억 원이다. 세계 미술시장의 82%를 점유하는 미국(33조원), 영국(14.8조원), 중국(13.6조원)에 비하면 국내 미술시장의 규모는 그리 높은 수준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또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넘어 국제 무대로 진출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앞으로 미술시장은 어떤 방향과 변화를 맞을까. 지금의 열기에 더해 국내 미술계에 균형 잡힌 관심을 두고 응원을 더하도록 하자.

 

[일반 관람 일정]
2021. 10. 15.(금) 11:00 ~ 19:30
2021. 10. 16.(토) 11:00 ~ 19:30
2021. 10. 17.(일) 11:00 ~ 17:00

 

 

오정은

자료 협조 키아프 서울

장소
코엑스 A, B홀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513)
일자
2021.10.15 - 2021.10.17

콘텐츠가 유용하셨나요?

0.0

Discover More
호황 속에 개막한 KIAF 서울 2021

SHARE

공유 창 닫기
주소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