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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3

“극락도 락이다!” 번뇌는 덜고 평온은 채우는 불교 아이템 5

목탁 키링부터 BTS RM 티셔츠까지 2030세대가 빠진 불교 굿즈

20·30세대의 발길을 새롭게 이끄는 장소가 있다. 바로 사찰이다. 종교에 상관없이 지금 절은 지친 마음을 풀어주고 쉴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불교의 인기는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시작됐다. 유쾌한 굿즈와 담백한 사찰음식, 공연이 어우러지며 입소문을 탔다.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역대 최대인 25만 명이 방문했고, 그중 MZ세대의 비율은 73%에 달했다. 

 

지금의 불교는 종교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됐다. 사람들이 불교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불교 특유의 포용력과 유연함도 있다. 치열한 경쟁과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친 현대인에게 불교의 가르침은 위로가 된다. 불교 굿즈를 찾는 데는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곁에서 되새기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일상에 두고 싶은 불교 굿즈를 만드는 브랜드를 찾아봤다. 

봉은사 공덕 키링 & ‘석가머니 - 운 모으는 부처’ 앱

출처: 봉은사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 위치한 사찰 ‘봉은사’에서 판매하는 공덕 키링은 MZ세대의 잇템이 된지 오래다. 목탁과 키캡을 결합한 공덕 키링은 버튼을 누르면 목탁 소리와 키캡 소리가 함께 나는 것이 특징. 불안하거나, 심란할 때 누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목탁 아래 본체에는 십이지신 그림이 그려져 있어 자신의 띠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는 더 다양한 디자인이 등장했고, 다른 사찰에서도 살 수 있다. 

출처: 버그홀

일상에서 불교를 즐길 수 있는 앱도 있다. ‘석가머니 – 운 모으는 부처’다. 화면 속 목탁을 두드리거나 염주를 돌리며 운을 쌓을 수 있다. 동작에 따라 목탁 소리와 염주 알이 돌아가는 소리가 나서 실제 염주를 돌리면서 기도하는 기분이 든다. 소원을 써서 연등을 걸거나 염주를 108번 돌려 액운을 막는 기능도 있다. 출시 당시 애플 앱스토어 ‘건강·피트니스’ 분야 무료 앱 순위 1위에 올랐다. 

MZ를 위한 유쾌한 불교 브랜드, 해탈컴퍼니

출처: 해탈컴퍼니 SNS

해탈컴퍼니는 불교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브랜드다. ‘깨닫다!’, ‘중생아 사랑해’를 새긴 티셔츠부터 ‘번뇌 삭제’, ‘극락도 락이다’ 같은 문구를 담은 키링과 머그컵, 수건까지 선보인다. 불교 문화에 인터넷 밈을 접목한 문구와 90년대 인터넷 문화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MZ세대의 관심을 모았다.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제품이 품절되며 이름을 알렸고, 지금은 ‘힙불교’의 선두 주자다. 올해는 수행복의 멋과 편안함을 더한 데님 승복 바지도 선보였다. 주여진 대표는 불교가 좋아 애정을 담아 만든 제품들이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고 한다.

출처: 해탈컴퍼니

장난스러운 문구의 바탕에는 불교의 자비 정신이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포용과 번뇌에 빠지기보다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피식 웃음이 나는 문구와 디자인으로 무거운 고민을 가볍게 바라보게 하며, 불교의 지혜를 일상에 전한다.

불교 철학에서 영감받은 패션 브랜드

출처: 바반투

바반투(Bhavantu)는 불교 철학과 요가·명상 문화에서 영감받은 패션 브랜드다. ‘모든 존재가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라는 뜻의 이름처럼, 일상에서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는 옷과 소품을 선보인다. BTS의 RM이 헤드셋을 쓴 부처님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내면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제품이다. 브랜드의 메시지에 공감한 팔로워들의 요청에 따라 제품군을 넓혀, 현재는 팬츠와 모자, 키링, 염주, 러그 등도 선보이고 있다.

 

불교 신자인 김서현 대표는 요가와 명상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바를 제품에 담는다. 티셔츠에 새긴 ‘Energy Flow Where Intention Goes.’라는 문구도 의도가 향하는 곳으로 에너지가 흐른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불교의 정신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풀어내되, 종교의 틀 안에 갇히는 것은 경계한다.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초심을 향한 오브제, 포지맨션

출처: 포지맨션

일상과 맞닿은 향을 담되, 정형화된 향은 지양하는 프래그런스 브랜드 ‘포지맨션(Forge Mansion). 7가지 시그니처 향과 석고 오브제를 선보인다. 김지현 대표는 석고 공예와 조향을 배워 명상에 도움이 되는 향과 오브제를 만들고 있다. 익숙하면서도 어디에도 없는 향을 추구하는 프래그런스 제품은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때로는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석고 오브제에는 불교를 비롯해 한국의 전통과 동양의 정서를 담은 디자인이 많다. 김지현 대표는 “길을 걸어가면서 불안하고 흔들릴 때, 포지맨션의 향과 오브제를 통해 초심을 떠올렸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책상이나 선반 위에서 고요하게 미소 짓는 불상과 오브제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존재라기보다,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길잡이에 가깝다.

글  허영은 객원기자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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