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극장 안에서만 소비되는 시대는 지났다. 한 편의 영화는 그림이 되고, 옷이 되고, 때로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팝업이 된다. 티모시 살라메 주연, 조쉬 사프디 감독의 〈마티 슈프림〉은 이러한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작품 중 하나다. 개봉 전부터 영화 로고를 새긴 재킷과 머천다이즈가 화제를 모았고, 뉴욕과 런던, 일본 등 여러 도시에서 열린 팝업은 영화 바깥에서도 그 세계를 이어갔다.
이제 그 흐름이 서울에 도착한다. 다가오는 8월 29일, 국내 수입사 오드와 사파리스팟이 함께 〈마티 슈프림〉 팝업을 연다. 이번에는 A24의 공식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제작한 ‘MADE IN KOREA’ 에디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편의 영화가 어떻게 극장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장면으로 이어지는지 마티 슈프림 팝업을 통해 살펴봤다.
영화보다 먼저 유명해진 ‘그 재킷’
〈마티 슈프림〉을 둘러싼 열기는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그 중심에는 가슴 한가운데 영화 제목을 크게 새긴 윈드브레이커가 있었다. LA 기반 패션 브랜드 나미아스(Nahmias)가 티모시 샬라메와 그의 스타일리스트 테일러 맥닐, A24와 함께 제작한 캡슐 컬렉션의 대표 제품이다. 1990년대 스포츠웨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오렌지, 블루, 레드, 블랙 등 선명한 색을 입혔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속 장면과는 무관한, 애초부터 영화 홍보만을 위해 별도로 만들어진 머천다이즈였다는 사실이다.
홍보 방식도 일반적인 영화 굿즈와 달랐다. 티모시 샬라메가 직접 재킷을 입은 것은 물론이고, 톰 브래디와 마이클 펠프스, 미스티 코플랜드를 비롯해 켄달 제너와 카일리 제너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유명 인물들에게 제품을 입혔다. 영화가 이야기하는 ‘위대함(Greatness)’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각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 영화를 공개하기에도 앞서 아직 살 수도 없는 재킷부터 먼저 유명해졌다.
2025년 11월 뉴욕 소호에서 열린 팝업은 그 관심을 실제 행렬로 바꿨다. 티모시 샬라메가 당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장소를 알리자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렸고, 줄은 여러 블록에 걸쳐 이어졌다. 매장에서는 250달러짜리 윈드브레이커를 비롯해 폴로 셔츠와 집업 후디 등을 판매했는데, 그날 모두 품절됐다. 일부 재킷은 이후 리셀 시장에서 수천 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영화를 본 관객에게 기념품을 판매하는 익숙한 순서가 뒤집힌 것이다.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들까지 〈마티 슈프림〉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옷을 갖기 위해 줄을 섰고, 머천다이즈는 영화의 존재를 먼저 알리는 매개가 됐다. 한 벌의 재킷에서 시작된 열기는 이후 런던, 도쿄 등 도시마다 이어지는 팝업으로 확장됐다.
오드 & 사파리스팟
한동안 국내 개봉 여부가 불투명했던 〈마티 슈프림〉을 들여온 곳은 영화사 오드(AUD)다. 오드는 〈홀리 모터스〉를 시작으로 〈나의 소녀시대〉, 〈플로리다 프로젝트〉, 〈문라이트〉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해외 영화를 꾸준히 수입·배급해온 곳이다. 〈마티 슈프림〉 역시 지난 4월 오드가 수입을 확정하며 국내 개봉을 기다리던 관객들의 반가움을 샀다.
이번 팝업에서 오드가 손잡은 파트너는 사파리스팟이다. 사파리스팟은 영화와 음악, 스포츠 등 여러 문화 영역에서 얻은 영감을 그래픽과 의류로 풀어내는 유니섹스 패션 브랜드다. 자체 컬렉션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의 협업도 이어왔는데, 최근에는 영화 〈해피엔드〉와 협업해 작품의 이미지를 활용한 티셔츠와 볼캡, 토트백, 우산 등을 선보였다. 영화의 장면과 분위기를 일상에서 입고 사용하는 물건으로 옮겨온 브랜드라는 점에서 〈마티 슈프림〉과의 만남도 자연스럽다.
〈마티 슈프림〉과 사파리스팟의 협업은 지난 7월 국내 개봉 당시부터 시작됐다. 사파리스팟은 영화의 이미지를 활용한 티셔츠와 에코백 등을 제작했고, 일부 제품은 극장 굿즈 패키지 상영을 통해 관객에게 먼저 공개됐다. 극장에서 시작된 머천다이즈 협업은 이렇게 사파리스팟의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팝업으로 이어졌다.
마티 슈프림 팝업에서는 무엇을 만날 수 있을까?
8월 29일, 사파리스팟에서 열리는 서울 팝업에서는 이번 협업을 위해 새롭게 제작한 제품을 선보인다. A24의 공식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제작한 머천다이즈로, 자수 로고 티셔츠와 폴로 티셔츠, 볼캡, 토트백, 키링 코인 지갑, 타이벡 짐색, 핸드메이드 키링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극장 굿즈 패키지를 통해 공개한 제품과는 별개의 라인업이다. 다만 해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MARTY SUPREME’ 윈드브레이커를 비롯한 나미아스(Nahmias)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마티 슈프림〉 촬영에 실제 사용된 의상과 오리지널 굿즈, 비하인드 영상 등 영화와 관련된 아카이브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팝업은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운영된다. 오후 7시까지 상품 판매와 DJ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이후에는 재즈와 네오소울, 라틴 리듬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R&B 듀오 라쿠네라마의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방문 예약은 8월 26일 오전 10시부터 28일 오후 10시까지 오드와 사파리스팟 프로필 링크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예약자도 현장 상황에 따라 대기할 수 있다. 상품 구매자에게는 〈마티 슈프림〉 포토카드 1종과 영화 속 주인공 마티 마우저의 명함을 증정한다. 〈마티 슈프림〉을 재미있게 본 관객은 물론, 영화와 패션이 만나는 방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자.
글 김기수 기자
자료 및 사진 출처 마티 슈프림, 오드, 사파리스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