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페즈(FEZH)에서 블루노트 레코드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조명하는 전시 〈블루노트 컬렉션展: The Art of BLUE NOTE〉가 열린다. 1939년 뉴욕에서 출발한 블루노트는 재즈의 흐름을 정의해온 대표적인 레이블로, 이번 전시는 1950~70년대 발매된 주요 시리즈를 중심으로 그 기록을 한자리에서 소개한다. 루디 반 겔더의 스튜디오 주소 ‘445 Sylvan Avenue’에서 착안한 445장의 LP 컬렉션과 함께, 모던 재즈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1500 시리즈’ 전 앨범이 공개된다. 음악과 디자인, 기록이 교차하는 블루노트의 유산을 공간 안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한남동 페즈는 카페, 갤러리, 바, 티하우스, 리트릿 스페이스 등이 함께 운영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역민을 위한 ‘커뮤니티 몰’을 지향하며, 광장과 갤러리를 포함한 대부분 내부 공간을 개방형으로 운영한다. 덕분에 목적 없이도 자연스럽게 머무를 수 있는, 동네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한다. 공간 설계는 ITM 유이화 건축가가 맡았다. 골목을 걷듯 건물 전체를 탐색하도록, 서로 다른 기능을 지닌 공간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구현했다. 최근에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Public Architecture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건축적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지하 1층에는 뮤직바 ‘블루캣(Blue Cat)’이 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운영했던 재즈 킷사 ‘피터 캣(Peter Cat)’에서 영감받은 공간으로, 음악을 매개로 취향을 탐색하는 공간이다. 매달 라이브 공연과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며, 이번 전시와 연계한 할인 이벤트와 프로그램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재즈 레이블 블루노트(Blue Note Records) 아카이브를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전시다. 1939년 뉴욕에서 출발한 블루노트는 알프레드 라이언과 프란시스 울프가 설립한 레이블로, 엔지니어 루디 반 겔더와의 협업을 통해 재즈 녹음의 기준점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다.
전시는 루디 반 겔더의 스튜디오 주소 ‘445 Sylvan Avenue’에서 착안한 445장의 LP 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특히 모던 재즈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1500 시리즈’가 결손 없이 공개되며, 5000 시리즈부터 4000 시리즈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통해 재즈의 변화와 확장을 살펴볼 수 있다. 연주자들의 몰입을 포착한 프란시스 울프의 사진, 타이포그래피와 레이아웃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리드 마일스의 커버 디자인, 앤디 워홀의 초기 드로잉까지, 블루노트가 구축해 온 시각적 아카이브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공간 전체를 활용한 전시 경험
전시는 갤러리에 국한되지 않고 페즈 건물 전반에 걸쳐 펼쳐진다. 1층과 2층에서는 블루노트 주요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LP 컬렉션을 살펴볼 수 있고, 3층에서는 인터뷰 영상과 관련 자료를 통해 전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평소 요가와 리트릿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4층 ‘까사 델 아구아(CASA DEL AGUA)’ 역시 전시 기간 루디 반 겔더의 작업을 조명하는 영상 상영 공간으로 활용된다. 관람객은 공간을 이동하며 전시를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1500 시리즈, 결손 없는 풀 컬렉션
이번 전시의 핵심은 블루노트 ‘1500 시리즈’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1950년대 중반 발매된 이 시리즈는 하드밥의 전성기를 대표하며, 모던 재즈의 흐름을 결정지은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단 한 장의 결손도 없는 완전한 형태로 공개되며, 이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구성이다. 하나의 시리즈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밀도와 완성도를 체감할 수 있다.
세 가지 방식으로 듣는 블루노트
이번 전시는 다양한 음악 감상 방식을 제안한다. 먼저 전시장에 설치된 JBL 하이파이 시스템을 통해 공간 전체에 울리는 재즈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조금 더 음악에 몰입하고 싶다면 곳곳에 비치된 JBL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활용하자. 페즈가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개인 이어폰을 지참하면 원하는 앨범을 직접 선택해 청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같은 음악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듣느냐에 따라 감각이 달라지는 만큼, 관람객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재즈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역 커뮤니티로 이어지는 ‘뮤직 & 재즈 맵’
전시는 페즈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브로셔에 실린 ‘뮤직 & 재즈 맵’을 따라가면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의 재즈 클럽, 바, 음악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브로셔에 도장을 받은 뒤 지도에 표시된 공간을 방문하면, 입장료 할인이나 웰컴 드링크 제공 등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 전시의 여운을 지역 커뮤니티로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자세한 혜택은 페즈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 김기수 기자
자료 제공 및 취재 협조 페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