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6

일 년치 행운 충전할 ‘새해 첫 전시’ 고르셨어요?

긍정의 기운을 품은 새해 전시 추천 5

새해가 되면 노래 한 곡도 신중히 고른다. 매사에 행운이 따르고, 모든 일이 이뤄질 것만 같은 긍정의 노래로. 그런 음악을 한 해의 첫 곡으로 재생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시간 앞에 조심스럽게 희망의 기운을 얹는다. 이건 일종의 미신이자,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은 응원이다. 실제로 한 해를 바꿔주지는 않더라도, 그 기분은 한동안 주변을 맴돈다.

 

전시도 비슷하다. 새해에 보는 첫 전시는 제목만으로도 마음의 방향을 잡아주는 힘이 있었으면 한다. 꿈, 빛, 가능성, 성장처럼 긍정적인 언어를 품은 전시를 꼽았다. 2026년 병오년을 상징하는 말에 대한 전시부터 웹툰을 기반으로 한 체험형 전시까지,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다.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우주소녀의 노래처럼 대책 없는 긍정이 다가온다는 점. 새해 첫 전시를 고민하고 있다면 아래 리스트를 참고해 보자.

〈말馬들이 많네 ㅡ 우리 일상 속 말〉
2025.12.16 – 2026.03.02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2

〈말馬들이 많네-우리 일상 속 말〉은 병오년 새해를 맞아 국립민속박물관이 선보이는 말띠해 특별전이다. 2002년부터 이어온 ‘띠 전시’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국내 민속을 넘어 전 세계의 말 문화를 함께 조망한다. 전시는 ‘희망의 말: 다시 이제부터’라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신성한 존재로서의 말, 우리의 말 제주마, 그리고 삶 속에서 함께해온 말의 흔적을 따라간다. 말은 교통수단을 넘어 신과 인간을 잇는 매개체이자 힘과 자유, 도전의 상징으로 오랜 시간 상상력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십이지신과 무신도, 마패와 역참, 근현대의 이미지까지 이어지는 유물들은 말이 여전히 우리 일상과 문화 속에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전시 말미에는 사주풀이를 모티프로 한 ‘행복 메시지’를 전해, 새해를 맞는 우리의 마음을 조용히 다독인다.

〈Golden: Flow of Light〉
2025.12.13 – 2026.01.23 보자르갤러리

〈Golden: Flow of Light〉는 청담 보자르갤러리에서 열리는 서숙양 작가의 개인전으로,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빛’의 개념을 회화로 풀어낸다. 전시는 24K 금이라는 변치 않는 물질을 매개로 빛의 생성과 흐름, 그리고 생명의 시작을 사유하는 대표 연작 〈Flow of Light〉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서숙양에게 빛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가 아니라 존재를 여는 최초의 언어에 가깝다. 초박형 금박을 수십 차례 쌓고 긁어내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폭발하듯 퍼지거나 유영하듯 흐르는 빛의 리듬이 형성된다. 관람자의 위치와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황금빛의 층위는 회화의 물질성과 비물질성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Nathan Coley : ALL POSSIBLE WORLDS〉
2025.11.20 – 2026.01.30 더페이지갤러리

〈Nathan Coley : ALL POSSIBLE WORLDS〉는 대형 텍스트 조명 작업으로 알려진 영국 작가 네이단 콜리의 개인전으로, ‘엘도라도’라는 이상향을 통해 공간과 언어의 관계를 탐구한다. 더페이지갤러리에서 2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전설 속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며, 관람자를 유토피아적 풍경으로 초대한다. 작가는 다의적이고 함축적인 문구를 대항해 시대의 풍경과 결합해 현실과 이상,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 19세기 주버 앤드 시에의 파노라믹 월페이퍼를 활용한 라이트 박스 작업과 AI로 재구성한 풍경이 교차하며, 목가적이면서도 시적인 장면이 이어진다.

〈나 혼자만 레벨업 展〉
2025.12.13 – 2026.03.01 덕스 홍대 1관

〈나 혼자만 레벨업 展〉은 글로벌 흥행을 기록한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도록 설계한 몰입형 전시다. 전시는 관람객을 감상자 위치에 두지 않고, 작품 속 ‘헌터’의 시점으로 초대한다. 던전에 입장하고 미션을 수행하듯 공간을 이동하며, 주요 장면과 설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다.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장면을 그래픽과 영상으로 재구성해 전시장 곳곳에 배치했고, 장내 밝기와 온도, 음향까지 세밀하게 조율해 긴장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깊은 해석을 요구하기보다는, 몸으로 몰입하며 즐기는 경험에 집중한 전시다.

〈알폰스 무하: 빛과 꿈〉
2025.11.08 – 2026.03.04 더현대 서울 ALT.1

〈알폰스 무하: 빛과 꿈〉은 체코 아르누보 거장 알폰스 무하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더현대 서울 ALT.1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체코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기획됐으며, 포스터와 판화로 익숙한 ‘무하 스타일’을 넘어 유화, 조각, 주얼리, 아카이브까지 폭넓게 다룬다. 특히 체코 국보로 지정된 작품 11점이 서울에 처음 반출돼 소개된다는 점에서 전시의 밀도를 더한다. 전시는 파리 벨 에포크 시기의 화려한 그래픽 작업과 체코 민족의 역사와 이상을 담아낸 후기 작업이라는 두 축을 따라 전개된다. 부드러운 곡선과 장식미가 돋보이는 여성상과 연극 포스터는 ‘빛’의 미학을, 슬라브 서사시로 이어지는 대작의 맥락은 ‘꿈’과 비전의 세계를 드러낸다.

김기수 기자

김기수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믿는 음주가무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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