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9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현대차 시리즈 2021: 문경원 전준호
국립현대미술관은 을 2021년 9월 3일부터 2022년 2월 2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2014년부터 국내 중진 작가 한 명(팀)을 지원하는 연례전으로 이어져온 는 이불, 안규철, 김수자, 임흥순, 최정화, 박찬경, 양혜규를 지원한 바 있으며, 올해는 문경원&전준호(b.1969) 작가가 선정되어 <미지에서 온 소식> 신작을 공개한다. <미지에서 온 소식>은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대표작으로 2012년 제13회 독일 카셀 도쿠멘타Kassel DOCUMENTA 13에서 선보였고, 같은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2>에도 출품·수상 및 미술관에 소장되어 공개되는 등 국내 관람객에게 익히 알려진 바 있다.
문경원&전준호,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2021, 2채널 HD 영상 설치, 컬러, 사운드, 14분 35초. 작가 소장. 사진 이진철.
문경원(뒤)&전준호.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미지에서 온 소식News from Nowhere

 

<미지에서 온 소식>은 19세기 후반 영국의 미술공예운동Art& Craft Movement을 이끈 사상가이자 디자이너이며 소설가였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가 1890년 발표한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 소설 속 주인공이자 화자인 윌리엄 게스트William Guest는 어느 날 꿈에서 자신이 살던 시대로부터 250년 후 런던의 풍경이자 빈곤과 불평등이 해소된 공동체의 즐거움을 경험한다. 산업혁명이 일던 당대 사회가 내재한 모순에 대한 비판이자 풍자인 이 소설의 결말은 꿈에서 깨어난 윌리엄 게스트가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고 현실에서 미래를 향한 비전을 실현할 의지를 암시하는 것으로, 문경원&전준호가 세계 각지에서 영상, 설치, 아카이브, 다학제적 연구 및 출판물 등 여러 방식으로 전개해온 작업에 반영됐다.

 

문경원&전준호, 풍경,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유채, 292x425cm. 작가 소장. 사진 이진철. ​
 
<미지에서 온 소식> 프로젝트 연혁 (2009~ )
2012 <세상의 저편The End of the World>, 도쿠멘타13, 카셀
2012 <공동의 진술 – 두 개의 시선Voice of Metanoia – Two Perspectives>,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3 <시카고 실험실Chicago Laboratory>, 설리번 갤러리, 시카고 예술대학, 시카고
2015 <취리히 실험실Zurich Laboratory>, 미그로스 현대미술관, 취리히
2015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베니스
2018-2019 <리버풀 실험실Liverpool Laboratory>, 테이트 리버풀, 리버풀
2021 <자유의 마을Freedom Village>,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2 <가나자와 실험실Kanazawa Laboratory>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가나자와
문경원&전준호,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2021, 2채널 HD 영상 설치, 컬러, 사운드, 14분 35초. 필름 스틸 컷. 작가 제공.
문경원&전준호, 슈퍼마스크, 슈퍼폐, 2021. 사진 오정은

 

자유의 마을Freedom Vilage

 

<미지에서 온 소식>의 연작으로서 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5전시실 및 서울박스에서 공개되는 <자유의 마을>은 남측 비무장지대DMZ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대성동 ‘자유의 마을’을 조망하고 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남과 북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7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자유의 마을’은 우리가 사는 현실의 일부이자 대립과 갈등이 만든 기형적 산물로 문경원&전준호 작가에게 상징적 메타포로 포착되어 드러난다. 상이한 시공간 속 고립된 두 인물과 각 주체 간의 영적인 연결을 두 개의 분할된 스크린을 통해 나란히 비추어 보여줬던 이전 작업의 구조화된 어법은 이번에도 드러난다. 카메라는 제도의 충돌, 시스템의 감시로 인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통제되어 살아가는 두 개인의 일상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고 기술과 생태적 차원의 질문을 포함해 세계를 이해하려 분투하는 삶이 유기적으로 연동된 증후를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팬데믹으로 인한 자유의 제약과 고립된 시간을 통과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이러한 영상 속 배경과 <슈퍼마스크>, <슈퍼폐> 같은 공상과학적 오브제가 심상치 않게 비쳐지는 것은 물론이다.

문경원&전준호,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2021. 사진 오정은. ​

 

고립과 성찰의 오늘, 소식과 플랫폼을 통한 내일

 

이번 전시에서 문경원&전준호 작가는 두 개의 대형 스크린을 서로 등지게 맞대었고, 송출되는 영상의 흐름에 따라 전시공간 조명의 점멸과 음향의 방향을 조율해 관람객의 몰입감을 확장시키는 연출력을 더했다. 이 미술관 내 장치는 영상 속 인물 간의 연결에서 나아가 작품 밖의 관람객에게도 허구적 상황에 관한 동기화를 일으킨다. 이는 작품이 혼용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 현실과 비현실, 가상과 실재를 오가면서 다다르는 질문이자 유토피아를 꿈꾸며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가 탐구하는 실존적 물음을 보다 직면시키는 일일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형태의 조립·변동 및 이동이 가능한 큐브형 설치 구조물을 비치한 플랫폼으로 서울박스 공간에 실체화된 <모바일 아고라>로 연결돼 건축, 과학, 디자인, 인문학 등 분야별 전문가가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한편, 영상작업에 등장하는 겨울철 어느 산속 전경은 한 점의 대형 회화로 재현되어 5전시실 출구 한 쪽에 제시되고 있다. 극사실적 재현이면서 꿈처럼 허구적인 것의 풍경이기도 한 이것은 회화라는 전통적 예술 언어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그 실천과 가능성의 주체에 대하여 관람객의 눈을 통해 질문한다. 우리는 인류사가 쌓아온 제도와 사상의 불안정과 모순에 의해 한정되고 고립된 한계 내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지금과 다를 것으로 바라는 ‘미지에서 온 소식’은 예술적 질문을 통한 성찰과 점진적 실천을 통해 점차 모아지고 완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전시는 그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포스터_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

 

 

오정은

자료 협조 국립현대미술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30)
일자
2021.09.30 - 202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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