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7

추석을 맞아 건네는 마음

한지, 마음을 담다展.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한지문화산업센터가 함께 진행하는 세 번째 기획전 <한지, 마음을 담다>가 가을의 시작과 함께 문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가오는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선물 및 포장으로서의 전통 한지의 가치를 알리는 동시에 정성을 담아 제작한 한지 공예품을 소개한다.

 

고려 시대 닥나무로 만든 한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했다. 당대 중국인들은 비단으로 착각할 정도였으며 중국과의 외교 예물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품이었다. 그 명성이 조선으로도 이어져 전통적으로 꾸준히 그 입지를 다져갔다. 예와 격식을 갖춰 고귀한 마음을 전하는 데 몫을 다하던 한지는 한층 간소화된 현대의 선물 문화에 의미 깊은 힌트를 주고 있다. 한지의 멋이 담긴 작업물과 공예품으로 한발 앞서 명절을 마중한다.

 

 

먼저 한지의 질감에 전통 문양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패턴을 입혀 탄생한 포장지가 전시 공간 안에 늘어져 있다. 한옥 등의 전통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규칙적인 패턴과 자연의 형태를 재해석한 듯한 유기적인 패턴이 짜임새 있게 들어섰다. 절제된 장식미와 담백한 디자인, 그리고 녹색과 갈색 등의 부드러운 자연의 색감이 만나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한지공예가 정대훈이 제작한 한지 공예품도 함께 소개한다. 천연 염색한 한지를 탈색시켜 만든 ‘고색한지’를 활용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색감이 돋보인다. 서랍, 함, 자기 등 무언가를 담는 용기에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풀어낸 오브제로, 따뜻한 마음을 담는 연출을 선보인다.

 

단청 소서랍 위에 놓인 주병
단청 선반장과 함께 놓인 형형색색의 공각 만자함
(왼쪽) 기운 사각함 (가운데) 만자 쌍합

 

행과 열을 맞춰 바르게 쌓아 올린 ‘정온 만자 서랍’, 옛 빛깔을 품은 ‘색편 만자함’, 기쁜 숨을 모은 ‘공각 만자함’, 단색의 한지 위에 요철로 구름 모양을 표현한 ‘기운 사각함’, 선명한 단청의 빛깔로 배색된 ‘단청 선반장’, 전통 보석함을 미니멀한 감성으로 재해석한 ‘만자 쌍합’, 흑색과 선홍빛이 대조되는 ‘단청 소서랍’, 청자의 형태에 돌의 질감을 입힌 ‘주병’ 등 균형잡힌 형태의 소가구와 공예품이 기품을 더한다.

 

 

한편 공중에 떠 있는 동그란 형태의 조명은 추석에 떠오르는 보름달을 상징하며 전시 공간을 한폭의 풍경화로 완성시킨다. 한지로 제작된 조명은 견고한 짜임에서 느껴지는 결을 오롯이 드러내며, 누르스름한 소박한 빛깔은 밤하늘을 밝히는 부드러운 달빛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이번 전시는 과거 외교 예물에서부터 오늘날 소중한 이를 위한 선물로서 그 역할과 가치가 계승된 한지의 가능성을 되새겨 보고, 곧 다가오는 명절에 가족 간의 예와 정을 지키며 화목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건넨다.

 

 

 소원

진행 노슬기, 김수연

자료 협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지문화산업센터

장소
한지문화산업센터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31-9)
일자
2021.09.03 - 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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