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0

초보 러너를 위한 서울 서북부 러닝 명소 4

망원만 알았다면 아쉬운, 하늘공원· 홍제천 러닝 코스

올여름은 역대급 더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맞이할 여름 중 가장 덜 더울 것이다. 이 이야기조차 지겹게 반복될 거다. 그래도 지구는 돌고 계절은 바뀐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바야흐로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매년 러닝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는 역대급이다.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달리기의 계절을 맞아 서울 서북부 대표 러닝 코스를 뽑아봤다. 이곳을 뽑은 건, 잘 아는 동네기도 하지만 초보자에게 어렵지 않은 코스가 많기 때문이다. 한강부터 불광천과 홍제천 그리고  하늘·노을공원까지 품고 있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4개의 코스를 소개한다.

한강 성산대교~가양대교

불광천과 홍제천은 마포구 성산동에서 만나 한강으로 흘러든다. 바로 그곳에서부터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성산대교에서 가양대교까지 이어지는 한강 변 러닝 코스다. 특히 망원한강공원 부근에서 출발해 난지한강공원으로 향한다면 강변을 따라 조성된 넓은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안정감을 준다. 왼편으로는 강이 흐르고, 오른편으로는 생태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저녁 무렵에 뛴다면 더 좋다. 해 질 무렵이면 강 위에 석양이 비치고, 곧이어 대교에 불이 들어오면 거대한 한강의 스케일이 드러난다. 서울의 풍경을 느끼기에 이보다 좋은 순간이 있을까.

  • 주요 구간: 성산대교 북단 → 월드컵대교 북단 → 난지한강공원 → 가양대교 북단
  • 거리: 약 5km

 

하늘공원·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에서 강변북로를 건너면 바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이어진다. 2002년 월드컵이 열리면서 매립지가 생태공원으로 바뀐 지 20여 년, 이제 이 일대는 러닝의 성지가 됐다. 특히 하늘공원으로 오르는 291계단은 짧지만 강렬하다. 바로 옆에 이어지는 노을공원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길이어서 초보 러너에게도 부담이 없다. 야트막한 흙길과 붉게 물드는 노을,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경은 러너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곳 일대에는 공원이 더 있는데 바로 월드컵경기장 부근의 평화의공원, 디지털미디어시티 부근의 난지천공원이다. 어느 길로 가더라도 쾌적한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 구간: 월드컵경기장역 → 평화의공원 → 하늘공원 → 난지천공원  → 노을공원
  • 거리: 약 6km (하늘공원, 노을공원 순환 시)

불광천

불광천은 북한산 자락에서 시작하는 하천으로 홍제천과 합류해 한강으로 이어진다.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에 걸친 코스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고도 차이도 거의 없어 초보 러너에게도 부담 없다. 상류 방향으로 달리면 북한산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주변에 높은 빌딩도 거의 없어 시원한 뷰를 볼 수 있다. 백로, 왜가리, 청둥오리 등 다양한 새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다. 사람을 좀처럼 무서워하지 않는 탓에 이따금 인도 위에 태연하게 서 있는 오리도 만날 수 있다. 계속되는 직선 코스가 지루해질 때쯤, 철 지난 유행가에 박자를 맞춰 에어로빅을 즐기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2025년의 서울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흥미로운 풍경이다. 

  • 주요 구간: 지하철 6호선 응암역 4번 출구 200m → 해담는다리 → 증산교 → 성산대교 북단
  • 거리: 약 5km

홍제천

불광천과 마찬가지로 북한산에서 시작하는 하천이다. 종로구, 서대문구를 거쳐 마포구에서 한강과 만난다. 홍제천의 가장 큰 매력은 조형미다. 이곳을 뛰다 보면 머리 위로 내부순환로와 각종 교량, 복잡한 고가도로가 교차한다. 걷거나 차로 이동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도시의 구조가 달리면 보인다. 콘크리트 기둥 사이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날씨가 궂을 때는 비를 피해 달릴 수도 있다.

 

서대문구청 인근 홍제 폭포는 또다른 하이라이트다. 어딘가 어색하기 마련인 인공폭포와 달리, 이곳은 안산 자락의 시원한 물줄기와 어우러진 화려한 조명이 매력이다. 구조물과 자연풍경이 함께 교차하는 홍제천은 지루하지 않은 재미가 있다.

 

  • 주요 구간: 지하철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 500m → 유진상가 → 홍제폭포 → 성산대교 북단
  • 거리: 약 6km

글·사진  김지오 기자

김지오
자기만의 길을 걷는 브랜드와 사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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