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 전시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번 해는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예술과 기술, 시민 참여를 결합해 광복의 의미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어내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기록을 전시로 만나고, AI로 재현한 만세 함성을 들으며 해방의 순간을 체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광복이 남긴 가치를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에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서울시립미술관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근현대사의 굴곡과 그 속의 개인 서사를 조망하는 특별전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을 연다. 가나아트컬렉션과 소장품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6·25전쟁, 분단, 평화 공존까지 4개 파트로 구성해 각 시대상을 담았다. 특히 1940-1950년대 현실 저항과 극복 의지를 담은 시를 작품과 함께 선보여, 광복의 염원과 전쟁의 참혹함, 분단의 아픔을 생생히 전달한다.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며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던 시대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2025.03.20 – 2025.10.26
서울역사박물관 〈우리들의 광복절〉
서울역사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광복절〉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록, 기억, 추억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시대와 시민의 경험을 조명한다. 경축식과 부대행사, 문학·영화·음악 등 대중문화 자료를 통해 광복절이 국가 의례를 넘어 시민의 문화와 일상에 스며든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교직에 있던 기증자가 1945년 6월부터 11월까지의 일상을 담은 일기장을 최초로 공개해 일본어로 적힌 해방 전 기록부터 해방 직후 한글로 바뀌는 순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시민 기증품과 태극기, 개인 사연이 함께 전시되며, 초등 고학년 대상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 ‘빙고 게임으로 알아보는 우리들의 광복절’도 운영된다. 전시는 11월 9일까지 무료 관람 가능하다.
📍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B
📆 2025.08.05 – 2025.11.09
한국영상자료원 〈광복 80주년 특별전: 스크린으로 인화된 해방의 빛〉
한국영상자료원은 광복절을 맞아 1945년부터 1950년까지, 이른바 ‘해방 공간’에서 제작된 영화를 모은 기획전을 연다. 이 시기의 카메라는 단순한 기록 장치를 넘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감정과 욕망, 혼란과 희망을 스크린 위에 새긴 감각적 증언자였다. 〈해방 뉴-쓰〉(1946), 〈대한민국 독립의 날〉(1948),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고 백범 김구 선생 국민장〉(1949) 등 기록 필름은 해방 직후 사회 풍경과 정치적 긴장, 군중의 표정과 언어를 생생히 전한다. 함께 상영되는 최인규 감독의 ‘광복 3부작’ 중 〈자유만세〉와 〈독립전야〉, 멜로드라마 〈청춘행로〉, 〈마음의 고향〉, 〈해연〉은 정치적 메시지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그 시대의 삶과 고민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예매는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 시네마테크KOFA 2관
📆 2025.08.12 – 2025.08.16
서울문화재단〈독립, 너의 미래를 위해서였다〉
서울문화재단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노들섬에서 특별기획 〈독립, 너의 미래를 위해서였다〉를 개최한다. 독립운동가 양우조·최선화 부부의 『제시의 일기』 속 문장에서 출발한 이번 기획은 과거의 기억을 오늘의 감각으로 잇고, 미래 세대에 그 가치를 예술로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8월 9일에 열리는 기념 행사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의 사회로 배우 고두심 낭독 공연, 뮤지컬 〈영웅〉 갈라 공연 등이 마련된다. 이어 ‘역사 속의 태극기전’과 여성 독립운동가 80인의 초상화를 소개하는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회전’ 등이 노들섬 전역에서 열리며, 릴레이 공연, 영화 상영회, 시민 도슨트 투어 등 부대 프로그램이 광복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전한다.
📍 노들섬
📆 2025.08.09 – 2025.08.17
빙그레 〈처음 듣는 광복〉
빙그레는 국가보훈부와 함께 독립운동 캠페인 〈처음 듣는 광복〉을 진행한다. 1945년 광복 당시 울려 퍼졌던 만세 함성을 독립운동가 후손의 증언과 역사 자료,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AI 기술로 재현해, 소리 없이 잊혀가던 광복의 의미를 되살렸다. 구현된 함성은 백범김구기념관에 기증돼 교육 자료로 활용되며,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서라운드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는 팝업 전시가 열린다. 또한 8분 15초 분량으로 제작된 동명 다큐멘터리를 전국 CGV에서 상영하고, 티켓 예매 금액 1,000원 중 815원은 독립 유공자 후손 지원 기금으로 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