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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디자이너 문승지라는 이름이 익숙한 사람이 많겠다. 누군가는 패션 브랜드 코스(COS)와 진행한 협업 전시를 통해, 또 누군가는 아티스트 레이블 ‘팀바이럴스’를 통해, 누군가는 블루보틀, 프릳츠 성산점, 인스밀 등 공간을 통해 처음 알게 됐을 것이다. 어쨌든 인지한 순간부터 그의 이름은 국내외 제품, 브랜드, 디자이너를 막론하고 함께 짝을 지어 들려온다. 아마 앞으로 문승지 이름 곁에는 ‘하바구든’이 짝처럼 붙어 다니지 않을까. 하바구든은 문승지가 공동 대표로 있는 팀바이럴스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가구 브랜드다.
HAVAGOODEN, Home for Good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인사말 ‘Have a good one’을 축약한 하바구든은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집에서 나다운 모습을 잃지 않도록 일상을 함께하는 가구를 선보인다. 그래서 하바구든의 가구는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이 아닌 공간 일부를 자처한다. 화려한 장식이나 불필요한 요소는 배제하고 본연에 충실한 디테일을 살렸다. 가구 본연은 역시 사용자의 편안함이다. 마음 놓고 누울 수 있도록 양쪽 팔걸이 각도를 세심하게 조절한 냅 소파(Nap Sofa)가 그 예다. 제품명처럼 낮잠을 부르는 안락한 사용감은 직접 경험해 보아야 느낄 수 있다.
하바구든을 처음 선보인 건 지난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였다. 신규 브랜드임에도 디자인 가치와 품질을 인정받아 ‘리빙 디자인 어워드 제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빙 페어를 선공개 장소로 선택한 것도 소비자와 접촉하기 위해서다.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한 후에야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예술성이 뛰어난 ‘아트 퍼니처’도 좋지만, 기능에 충실한 가구를 만들고 싶다던 문승지 디자이너의 철학이 브랜드에도 녹아든 셈이다.
지붕 아래 시간, 하바구든 서울 하우스
하바구든 컬렉션을 경험하고 브랜드 철학을 체감할 수 있는 쇼룸 ‘하바구든 서울 하우스’가 지난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오픈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이야기하는 브랜드인 만큼 특징과 장점을 나열하기보다는 제품을 유연하게 배치해 공간 속 장면을 연출했다. 두 개 층에 걸쳐 펼쳐진 가구들은 마치 누군가의 집에 놓인 것처럼 자연스럽다. 솔직하고 편안한 휴식을 제안하는 시선이 쇼룸 곳곳에서도 느껴진다. 이전에 사용하던 벽면과 천장을 그대로 살린 것도 ‘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노출 콘크리트와 얼룩덜룩한 벽면도 필요한 요소만 남긴 하바구든 가구들과 이물감 없이 어울린다.
“낯선 단어에는 빨간 맞춤법 표시선이 그어지죠. 새로운 이름인 ‘하바구든’에도 밑줄이 그어지는데, 이 지붕 같은 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래에는 일상이 있습니다. 매일 출발하고 도착하는 집에서 가장 솔직한 시간이 구불구불 흐르는 선 아래에 있거든요. 하바구든은 지붕 아래의 시간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하바구든이라는 단어로 지붕을 긋고 집을 지어서, 이렇게 처음 문을 여는 거라고 생각해요. 매일 반복되어 특별한 줄 모르고 지나치는 일상의 시간, 하바구든이 가구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것들입니다.”
하바구든 쇼룸은 ‘하우스’라는 명칭처럼 가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마치 친구 집에 방문하는 것처럼 편히 들리길 바랐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우선적으로 안내받을 수 있지만, 한남동 주변을 산책하다가 워크인으로 방문해도 입장할 수 있다. 첫 번째 쇼룸을 기점으로 가구는 물론 다양한 협업 및 전시, 커뮤니티를 통해 하바구든만의 삶의 형태와 감각을 보여줄 예정이다. 5월 한 달 동안 쇼룸에서 편안히 머무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 제품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있다. 하바구든 서울 하우스의 생생한 모습은 아래 영상으로 확인하자.
글 김기수 기자
영상 김지민 기자
자료 제공 하바구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