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트렌드 소식을 엄선하여 받아보기

알아두면 좋은 트렌드 소식을 엄선하여 받아보기

2021-08-31

천재 뮤지션의 또 다른 실험

프랭크 오션이 론칭한 브랜드.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 자신의 브랜드 호머Homer를 론칭해서 최근 많은 관심을 모았다. 패션 업계는 물론 음악 업계와 디자인 업계까지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그가 만든 브랜드는 ‘인디펜던트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로 지칭된다. 그가 패션 브랜드를 론칭할 것이라는 소문은 이미 몇 년 간 존재해왔다. 실제로도 그는 꽤 긴 시간 준비를 해왔고, 호머가 선보이는 액세서리와 룩북은 모두 그가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 디자인은 뉴욕의 스튜디오에서 하고, 제작은 이탈리아에서 수작업으로 하는 방식으로 호머의 제품들은 만들어지는데, 가격대는 100만 원대에서 21억 대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만큼 제품에 쓰이는 소재도 다이아몬드부터 재활용 스털링 실버까지 다양하다. 주얼리 제품과 스카프를 판매하는 이 브랜드의 정체는 무엇일까.
© homer
© homer
© homer

 

우선 프랭크 오션은 알앤비 음악가다.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며, 평소에는 자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작품을 내는 간격도 긴 편이다. 팬들은 오히려 그러한 부분 때문에 갈증을 느낀다. 가장 최근에 낸 정규 앨범은 2016년에 발표한 <Blonde>인데, 세계적으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물론 평단의 극찬까지 받았다.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펼쳐내는 자신만의 색채는 앨범을 발표한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독보적이다. 그는 2016년에 마침내 자신의 본명을 활동명이었던 프랭크 오션으로 바꾸었고, 이후 별다른 활동 없이 싱글 단위로만 작품을 발표하며 행보를 이어 나갔다. 백만 장 넘게 팔리는 등 세일즈 측면에 있어서도 좋았다.

© homer

 

그런 그가 만든 브랜드 호머Homer는 우선 ‘돌에 역사를 새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름의 유래는 바로 호메로스다. 처음 이름만 공개되었을 때, 팬들 중에서는 평소 그가 심슨 가족The Simpsons을 좋아해서 호머 심슨에서 따왔다고 추측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 꼽히는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위대함을 닮고자 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프랭크 오션 역시 돌(주얼리)에 역사(자신이 향유하는 문화)를 새긴다. 호머의 제품에는 팝아트 스타일부터 노스텔지아, 퀴어, 독창성, 즐거움, 성공에 대한 야망까지 담겨 있다. 얼핏 보기에는 장난처럼 보이거나 이해하지 못할 법한 것도 있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럭셔리 브랜드에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는 대목도 존재한다.

© homer
© homer

 

실제로 프랭크 오션은 긴 시간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어 했다. 단순히 빠르게 소비되는 성격의 아이템도 아닌, 새로운 앨범을 위한 프로모션도 아닌 주얼리를 택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실제로 그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프랭크 오션은 호머의 제품이 까르띠에보다 저렴하길 원치 않았다고 하며,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술적 욕망의 확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팬들이 구매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뿐더러 팬들을 대상으로 생각하지도 않은 듯하다. 어쩌면 일부러 그러한 부분을 피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많은 사람과 매체가 호머의 매장을 방문했지만, 미니멀한 매장은 정적인 분위기에 아이템을 잘 선보일 뿐이었다.

© homer
© homer

 

호머는 프라다와의 콜라보를 선보일 예정이며, 아마 호머는 프랭크 오션의 호머보다는 호머 그 자체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음악팬은 음악을 내달라고 아우성을 치거나 이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을 초고가 굿즈 정도로 생각하지만, 프랭크 오션의 비전이나 목표를 찾아보면 그러한 반응이나 생각과는 거리가 먼 듯하다. 호머의 룩북은 온라인 페이지에서 직접 볼 수 있는데, 처음 공개했던 161페이지 분량의 룩북은 인터넷 상에 아카이빙으로 남아 있다. 룩북의 사진 역시 프랭크 오션이 직접 찍었다고 한다. 어떤 디자인을 하고 있는지, 그 디자인 안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찾아보면 구매 욕구까지는 아니어도 호기심은 갈 것이라 생각한다. 홈페이지에서는 래퍼 454의 음악도 들을 수 있게 마련되어 있다.

 

 

박준우

자료 협조 호머

콘텐츠가 유용하셨나요?

0.0

Discover More
천재 뮤지션의 또 다른 실험

SHARE

공유 창 닫기
주소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