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T 제30회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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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2

사진으로 엮은 도시의 고요한 순간, 친구이자 동료인 세 사진가의 첫 합동 전시

코사이어티에서 만나는 조재무, 최용준, 홍기웅 사진전 〈스틸니스 STILLNESS〉

삶은 무수히 많은 경험으로 채워진다. 무엇인가를 보고 듣고 음미하는 등 다양한 감각을 곤두세운 채 미세한 변화를 느끼며 앞으로 나아간다. 실제 경험한 것이 아니더라도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시야는 넓어질 수 있다. 누군가가 포착한 순간이 담긴 사진은 보는 사람을 직접 가보지 못한 사진 속 그곳으로 데려간다. 하나의 사진 앞에 서서 오랫동안 응시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같은 사진을 보더라도 저마다 꺼내는 감정과 기억은 다르다. 사진가가 프레임에 담은 장면이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확장할 수 있는 것도 보는 사람에게 모두 다른 잔상을 남기기 때문일 테다.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복합 문화 공간 코사이어티에서 세 명의 사진가가 함께하는 〈스틸니스 STILLNESS〉사진전이 진행되고 있다. 조재무, 최용준, 홍기웅 작가의 첫 합동 전시로 세 작가가 자신이 걸어온 삶의 궤적에서 마주한 풍경을 한데 모았다. 조재무 작가는 전시 타이틀이자 고요와 정적을 뜻하는 단어인 ‘스틸니스’를 통해 사진가로서 넋 놓고 바라본 풍경으로 공간을 채웠다. 최용준 작가는 속도감이 느껴지는 도시 그리고 적막한 도시라는 대조적인 장면을 선보인다. 홍기웅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최고의 시간을 응축한 사진으로 고요함을 드러냈다. 세 작가가 각기 담아낸 모습임에도 전시 공간에서 마주한 서로의 사진은 잘 얽혀있다. 도시의 건물과 자연 풍경, 그 사이로 드리우는 빛과 어둠은 어딘가 모르게 관람객을 차분하게 한다. 〈스틸니스 STILLNESS〉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작가들이 멈춰있는 순간을 포착함으로써 삶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조명하는 것에 집중했다.  

실제 거리처럼 조성한 전시장

ⓒ헤이팝
ⓒ헤이팝

전시는 C동과 D동 두 곳에서 열린다. 전시장 내부를 주제별로 나누어 3개의 파트로 선보였다. 전시의 시작점인 첫 번째 파트 ‘The daylight’가 담긴 C동에는 사진 액자가 걸린 캔버스 구조물이 병렬로 세워져 있다. 또 공간 천장과 바닥을 잇는 기다란 구조물을 만나게 된다. 사진전을 떠올렸을 때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벽면에 사진을 전시한 구조가 아닌 하나의 거리를 상징하는 듯한 캔버스 구조물에 사진을 부착해 눈길을 끈다. 2열 종대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캔버스 구조물은 캔버스의 앞면과 노출되어 있는 뒷면을 모두 활용했다. 앞면을 마주하고 있는 구조물 가운데로 들어가면 랜덤하게 배열된 세 작가의 작품을 따라 걷게 된다. 평소 길을 걸을 때 다양한 장면을 포착하듯 세 작가의 사진으로 파편화된 세상 일부를 경험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제각기 다른 높이로 사진이 걸려 있고 누구의 작품인지 정보가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홍기웅 작가는 세 명의 작품이 한 공간에 어우러지도록 조성하기 위해 이런 구조와 콘셉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모든 건물에는 이면이 있듯 노출된 캔버스 뒷면도 가리지 않고 활용해 실제 하나의 거리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다. 우리가 걷는 거리를 둘러보면 모든 건물과 풍경이 일정한 눈높이에 들어오지 않는다. 각기 다른 규모의 건물들은 저마다의 위치에 자리한다. 사진의 높낮이를 다르게 설정한 이유도 실제 우리가 바라보는 모습과의 유사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빛이 차단된 공간에서 마주하는 밤의 풍경

ⓒ헤이팝
구매 가능한 작품이 한쪽 벽면에 걸려있다. ⓒ헤이팝

이어지는 D동 전시장에는 거대한 원형 구조물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두 번째 파트는 ‘The darkness’다. 빛이 차단된 공간에서 세 작가가 담아낸 밤의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어두운 공간에서 보는 밤의 풍경은 밤이라는 시간을 더욱 극대화한다. 고요해지는 밤에 목도한 도시의 풍경은 제법 쓸쓸한 잔상을 남긴다. 전시 서문에 언급된 바로 세 명의 작가는 이 공간을 “상상을 자극하는 어둠”이라 표현했다. 사진의 뒷이야기를 마음껏 상상해 보며 무른 감정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 

 

전시를 감상하고 나오면 마지막 파트 ‘Small works for sale’이 기다리고 있다. 작가의 구매 가능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부담 없는 크기의 사진을 판매 겸 전시한다. ‘고요’와 ‘정적’이라는 전시 주제를 관통하는 세 작가의 사진이 걸려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구입해 사진전에서 받은 감상을 이어가 보길. 

전시 공간에 입체성을 더하는 음악

ⓒ헤이팝
ⓒ헤이팝
ⓒ헤이팝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떤 사물의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30분 간격으로 재생되는 이 음악은 뮤지션 송영남이 전시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방향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제작한 것이다. 다양한 사운드로 채워진 음악은 도시를 가득 메우는 소음과 자연의 소리를 닮아있었다. 전시를 기획한 서재우는 전시 서문에서 “일상에서 채집한 소리와 독특한 전자음의 합은 사진에 새로운 음률을 더하며 인쇄 매체로 둘러싸인 전시장에 입체성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공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송영남의 음악은 정적인 사진전을 한층 생동감있게 조성한다. 

ⓒ헤이팝

세 작가가 각기 조명한 풍경에서는 도시에 도사리고 있는 공허함이 어딘가 모르게 느껴진다. 서로 다른 대상을 바라보았지만 한 공간에서 관계를 맺으니 개별적이었던 사진은 유기성을 띤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정적을 표현해 새로운 미감을 탐색하는 본 전시는 관람객이 고유의 감정을 느낌으로써 완성된다. 다양한 결의 ‘고요’를 경험하게 되는 〈스틸니스 STILLNESS〉는 2월 18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작가 소개

ⓒ조재무

조재무

 

2012년부터 ‘타별’이란 이름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기꺼이 자부심이 있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정직한 마음으로 뷰 파인더 안의 수직과 수평을 맞추려 노력한다. 

 

| 출판

2021 〈milkshake〉  (물질과 비물질) 

2023 〈빛과 형태〉  (바이블랭크) 

 

| 개인전 

2024 〈front and after〉 합정지구, 서울

ⓒ최용준

최용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다. 사용자에게 개방된 지도 애플리케이션, 위성 뷰 등을 이용해 도시 경관을 새롭게 탐색하는 데 관심이 있다.

 

| 출판

2019 〈Location〉 (사월의눈)

2023 〈The Element〉 (더프레이즈)

 

| 그룹전 

2023 〈Natural Born Odds〉 (살리하라 아트센터)

2021 〈Super-fine: 가벼운 사진술〉 (일민미술관)

2021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홍기웅

홍기웅

 

브랜딩 디자인 회사 CFC에 소속된 사진가로, 공간과 건축의 상업적 촬영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개인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김지민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코사이어티

프로젝트
〈스틸니스 STILLNESS〉
장소
코사이어티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2-20 코사이어티
일자
2025.02.06 - 2025.02.18
시간
월요일 - 일요일 12:00 – 20:00
주최
코사이어티
주관
코사이어티
기획자/디렉터
기획·글 l 서재우
크리에이터
공간 조성 l 석운동(김지원, 임정연), 그래픽 디자인 l 유지연, 음악 l 송영남
참여작가
조재무, 최용준, 홍기웅
김지민
새로운 일에 관심이 많다. 보고 느낀 이야기로 콘텐츠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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