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관전 관람객 22만 명 달성한 미술관
다른 지역에서 방문한 관람객 비율은 42%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중·남부 지역거점이자, 유일한 상설전시 공간인 대구간송미술관은 문화보국 정신의 연결과 확장을 목표로 지난 2024년 9월 3일 개관했다. 개관전이었던 국보·보물전 〈여세동보 – 세상 함께 보배 삼아〉는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국보·보물 40건 97점 등을 선보이는 자리로, 78일간 약 22만 4천 명의 관람객을 달성했다. 관람객 중에는 대구 이외 지역에서 찾아오신 관람객이 약 42%(약 9만 3천여 명)일 만큼 미술관은 지역의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조선시대 회화사를 대표하는 작품을 한자리에
국보 3건 6점을 비롯한 총 39건 52점의 작품


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이 문화보국 정신으로 수집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상시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상설전시를 개최한다. 서화와 도자를 중심으로 불상, 전적, 목판 등을 순차적으로 전시할 예정이다. 2025년 상설전시는 상설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주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는데, 국보 3건 6점을 비롯한 회화(산수화, 풍속화), 서예, 도자 등 대표 소장품 총 39건 52점이 전시된다.
조선시대 회화사를 대표하는 삼원(三園,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삼재(三齋,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관아재 조영석)의 작품과 조선 왕실의 글씨, 고려와 조선의 도자 등을 모두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의 관리를 위하여 연 3차례 작품을 교체할 예정이며, 이번 전시는 5월까지 계속된다.
도자의 뜰 안에서 고려와 조선의 삶과 멋을 음미하다
간송 소장품을 대표하는 국보 작품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은 간송 소장품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국가의 보물들이다. 두 도자는 간송 전형필 선생의 수집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함께 기리기 위해 1938년 간송이 직접 주문하여 제작한 목제 진열장에 진열된다. 두 도자 앞으로 청자 7건 10점과 백자 7건 8점이 전시되며, 관람객은 도자의 뜰 안에서 고려와 조선의 삶과 멋을 음미할 수 있다.
조선 거장들의 산수로 시대의 자취를 헤아리다
‘진경산수의 거장’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이름만으로도 압도적인 조선 거장들의 산수화 7건 10점을 선보인다. ‘진경산수의 거장’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를 보인 단원 김홍도, ‘조선 최후의 거장’ 오원 장승업, 조선후기 회화의 흐름을 주도한 현재 심사정의 작품과 함께, ‘우리나라의 제일가는 손(本國 第一手)’으로 불린 이징의 금니산수도가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풍자와 해학에 담긴 조선의 정서와 미감
신윤복의 화려한 색채와 도시적인 새련미

화려한 색채와 도시적인 세련미로 대중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 신윤복 〈혜원전신첩〉이 전시된다. 일찍이 일본에 유출된 〈혜원전신첩〉을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35년 오사카의 고미술상에서 구입했고, 미술사와 조선 복식사· 생활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으며 1970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이외 에도 사냥, 노동, 육아, 풍류 등 조선시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윤두서, 조영석, 김후신, 신한평 등 조선후기 풍속화 거장들의 작품 7건 10점이 공개된다.
왕실 명필들의 글씨로 조망하는 조선의 서예사
정조, 안평대군, 선조, 흥선대원군의 글씨


문예 선도자이자 최고의 향유자였던 조선 왕실과 왕실 출신 중 당대를 대표한 명필들의 글씨를 만날 수 있다. 단아하고 기품 있는 궁체로 쓰여져 정조의 지극한 효심과 혜경궁 홍씨의 애틋한 모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혜경궁의 〈서간〉, 정조의 어제시인 〈정혜공연시연시〉를 비롯 안평대군, 선조, 흥선대원군 이하응 등 조선 왕실 명필들의 글씨 7건 8점을 통해 조선 서예사의 맥락을 짚어가며 시대 미감과 교감할 수 있다.
지금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는?
선비의 향기를 마주하다, 김홍도 〈백매〉

전시실 2에는 풍속화뿐만 아니라 산수, 인물, 화조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던 단원 김홍도의 〈백매〉가 단독 전시된다. 매화는 대표적인 겨울꽃으로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선비의 정신을 나타낸다. 전시실은 인위적인 연출을 자제하고 온전히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어스름한 새벽, 별빛 아래 하얀 꽃망울을 달고 홀로 선 매화의 자태에서 선비의 맑은 정신과 향기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호암미술관과 공동 기획 중인 겸재 정선 전시
정선의 대표작 약 120여점 출품

대구간송미술관은 삼성문화재단과 공동 기획으로 겸재 정선 전시를 준비 중이다. 2004년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개최한 〈대겸재전〉 이후 처음 열리는 겸재 정선전으로 정선의 대표작 약 120여점이 출품되며, 2025년 4월 호암미술관 전시 후 2026년 하반기 대구간송미술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두 기관의 협력을 통해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의 예술세계와 그의 작품을 수집하여 후대에 전한 간송 전형필 선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이신영 콘텐츠 매니저
자료 제공 대구간송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