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깊은 맛을 위해 숙성을 기다리는 것처럼, 장마리아 작가의 작업도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걸린다. 두텁게 쌓인 회반죽, 모래, 젤스톤 위에 색을 여러 번 덧칠하고 다시 색을 긁은 후, 또 덧칠을 하기 때문이다. 한 겹, 한 겹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붓질을 쌓아가는 작업 과정은 와인의 숙성과 닮았다. “자연의 흐름을 기다리는 엠 샤푸티에의 숙성 과정이 제 작품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제 작품도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 하거든요.”

장마리아 작가는 ‘자연’이라는 또 다른 공통점도 찾아냈다. 친환경 와이너리로서 자연을 중요시하는 엠 샤푸티에와 자연에서 비롯된 소재를 사용한 장마리아 작가의 작품은 와인을 마시고, 작품을 감상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이번 아티스트 컬렉션을 위해서 작업한 장마리아 작가의 신작은 봄의 기운을 담은 <Spring Series>연작의 연장선으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3편의 신작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회반죽 위를 올리브그린으로 채우고 덮은 <Spring Series – Olive Green 3>이다. 작가는 엠 샤푸티에 와인에 담긴 자연의 색과 작업실 창 너머로 보이는 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고요하면서도 정적인 산의 기운이 떠오르는 이 작품은 ‘엠 샤푸티에 데상트 아티스트 레이블’의 라벨에 적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