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 담은 구정아트센터
구정아트센터는 온양민속박물관 설립자의 호(구정)를 따서 지은 건축물이다. 중앙홀과 두 개의 전시실이 양 옆으로 이루어진 공간은 예술공연 문화행사 및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개관 46주년을 맞이하여 온양민속박물관 기획전〈반반반_너르고 바른 반〉이 진행됐다. 현대 작가 36팀이 각자의 방식으로 제작해 낸 전통 ‘소반’의 모습을 전시한 것. 현장에서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만들어진 소반은 물론 베지터블가죽, 아크릴, 종이, 폴리우레탄 등 다방면의 원재료가 쓰인 소반까지 관람할 수 있었다.
공간은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 1937–2011)이 설계한 건축물로써 1982년 설립됐다. 충무공의 땅이라는 아산의 상징성을 살리기 위하여 지붕을 거북선 형태로 만들었고, 내부구조는 충청도의 [ㅁ]자형 전통가옥구조를 기반으로 설계했다. 건축에 사용된 벽돌은 풍부하고 질 좋은 아산의 황토를 구워 만들었으며, 돌담 역시 아산 일대의 돌들을 활용해 지었다.
박물관은 카페도 중요하니까요
사계절의 아름다운 자연을 가장 가깝게 경험할 수 있는 카페온양은 박물관 텃밭의 건강한 식재료를 가지고 계절의 메뉴를 선사합니다. 실제로 카페온양의 시그니처 메뉴 ‘온양 미숫가루’는 박물관 텃밭의 어린쑥과 율무, 보리, 서리테콩, 찹쌀, 귀리 등 여러 가지 곡물을 정성껏 찌고 말려서 만든다.
한국인의 생활 문화를 보고, 듣고, 체험하고!
온양민속박물관은 총 64,800m² 규모로 한국인의 생활 문화를 한눈에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본관은 김석철 건축가의 건축물로, 자연에서 찾아낸 비례와 균형으로 설계됐다. 상설전시실은 총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옛 선조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 약 10,0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 시간은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단순히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건물과 외부 환경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정문부터 본관 건물 입구에 이르기까지 태극 문양으로 휘어진 길을 따라 경사진 길을 점차 올라가면 건물이 나타나도록 설계하였고, 긴 처마와 누마루는 한국 전통 건축물의 상징성을 나타냈다. 권위적인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벽돌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벽돌 쌓기 방식과 색채는 공주에 있는 무령왕릉 내부를 모티브로 조성했다고.
노랗게 물든 한국의 정원 보고 싶다면
너와집은 산간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옥으로, 토막 낸 소나무로 만든 너와를 기와나 짚 대신 지붕으로 사용한다. 너와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너와 위에 무거운 돌을 얹어놓거나 통나무를 처마와 평행으로 지붕면에 눌러놓기도 한다. 겨울철 방한을 위해 큰 공간 속에 천정이 있는 방이 놓이고 부엌, 대청마루, 외양간이 한 공간으로 트여 있다. 그래서 부엌과 아궁이에서 나오는 더운 공기가 지붕의 구멍으로 나가는 동안 온돌과 함께 집안을 덮는다고 한다.
온양민속박물관에 왔다면 야외 전시장은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수생식물과 사계절의 자연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으니 말이다. 카페 온양 앞에는 야외공연장이, 정각과 연못을 향해 걷다 보면 너와집을 포함한 다양한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너와집에서 맡을 수 있는 냄새는 ‘고서(古書)’ 향으로 ‘수키노’와 함께 만들었다.
작년 가을부터 아산공예창작지원센터는 〈뮤지엄 테라피〉를 운영하며 박물관을 소개하는 공예 투어 프로그램을 전개 중이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 여행 일정으로 박물관의 전반적인 공간을 디테일하게 짚어주는 프로그램이니 추후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참여해 보길 바란다.
글 이신영 콘텐츠 매니저
자료 제공 온양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