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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컬러와 즐거움이 팡팡 터지는 곳, 위글위글집 ②

: file no.2 : 귀엽고 예쁜 것이 세상을 구한다.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위글위글은 브랜드 경험의 극대화를 위해서 단독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시작한 지 1년도 안 되었지만, 위글위글 플래그십스토어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까지 뻗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위글위글이 속도를 내며 달리는 이유는 귀엽고 예쁜 건 세상 어디에서나 통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위글위글의 공간에 들어섰을 때, 웃음이 가득한 사람들을 보는 것이 좋다는 위글위글의 운영을 총괄하는 오정현 본부장을 만나 위글위글과 위글위글집에 대해서 들어봤다.

Interview with 오정현 위글위글 운영 본부장

ㅡ 위글위글을 처음 봤을 때, 이렇게 통통 튀는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구나 싶어서 반가우면서도 놀랐던 것이 기억나요. 벌써 1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브랜드 색을 잊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희의 시작은 ㈜아트쉐어라는 아티스트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였어요. 그러다가 자체 디자인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 보자는 마음에 2014년에 위글위글을 시작했죠. 올해로 10년이 되었는데 예쁜 것, 귀여운 것,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재미있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ㅡ 위글위글은 Fun(재미), Color(색), Wit(재치)를 브랜드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죠.

그 키워드는 고객들이 찾아준 거라고 생각해요. 위글위글은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집중하는 브랜드예요. 그래서 항상 고객 리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컬러풀하다’, ‘재미있다’, ‘장난기가 넘친다’는 말이 반복된다는 걸 발견했어요. 우리 의도를 고객도 똑같이 느끼는구나 싶었죠. 그래서 리브랜딩을 하면서 고객 리뷰를 바탕으로 키워드를 추출하고 정리해서 Fun, Color, Wit라는 핵심 가치를 정했어요.

ㅡ 위글위글에서 출시하는 제품이 정말 많더라고요. ‘없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제품 카테고리를 넓게 가져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정 카테고리나 산업군에 한정해서 브랜드를 키우고 싶지 않아요. 무엇보다 귀엽고 예쁜 것이 미치지 못한 세상은 없고, 누구나 다 좋아한다는 믿음도 있고요.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물건을 보며 ‘굳이 이런 디자인이어야 할까? 이것도 귀여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이렇게 확장된 것 같아요.

ㅡ 저도 귀엽고 예쁜 건 세상을 구한다는 생각을 해요. 하하. 그럼에도 위글위글의 개성이 뚜렷해서 브랜드를 전개하기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을 것 같아요.

한국은 트렌드가 너무 빨라서 어려워요. 예전에는 유행을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위글위글은 우리만의 유행을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우리의 무드를 계속 밀고 있어요.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우리 것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다만, 시즌을 조금만 놓쳐도 구식이 되는 빠른 흐름은 여전히 어려워요.

ㅡ 빠른 흐름 속에서 위글위글 디자이너들에게 잊지 말라고 강조하는 점이 있나요?

브랜드의 핵심 가치 – Fun, Color, Wit을 엄청나게 강조해요. 위글위글이 대중적인 브랜드가 되면서 디자이너들도 매출을 신경 쓰더라고요. 그러면 아쉽게도 이전에 잘 판매된 제품을 참고하게 되고 새로운 시도를 못 하거든요. 그래서 위글위글은 매출보다 끊임없이 새로운 걸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브랜드임을 강조해요. 브랜드의 핵심 가치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계속 말하죠.

ㅡ 위글위글이 대중적인 브랜드가 되었음을 언제 느끼나요?

대중교통이나 거리에서 혹은 우연히 본 예능에서 위글위글 제품이 보일 때요.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위글위글 제품이 보이면 대중적인 브랜드가 되었구나 싶어요. 요즘은 해외 출장 시 공항에서 외국인이 우리 제품을 들고 있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그런 순간이 많아질수록 한국을 넘어서 해외에도 위글위글이 알려졌음을 느끼게 돼요.

ㅡ 작년, 도산점을 시작으로 단독 플래그십스토어(위글위글집)를 오픈하고 있어요. 브랜드가 탄생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위글위글집을 오픈한 계기가 있었나요?

이전처럼 숍 인 숍(Shop in Shop),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대라는 한정적인 공간을 가지고 판매를 위주로 운영하는 건 더 이상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임팩트를 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진행했던 페어와 팝업스토어에서의 구매 패턴을 보면, 예쁘고 귀여워서 홀린 듯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희가 제일 주목한 건 고객 모두가 웃고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제품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사진 찍고 음악을 들으면서 흥얼거리고. 이런 고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위글위글이라는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쇼핑이 아닌 경험 자체를 즐긴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를 극대화하자는 생각에 위글위글집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ㅡ 제가 위글위글집에 와서 놀랐던 점이 모두가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그 순간을 즐기고 있다는 거였어요.

맞아요. 방문객 모두가 신나게 사진 찍으면서 놀고, 제품을 보죠. 그래서 체류시간이 상당히 길어요.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에요. 팝업스토어와 페어 부스의 리뷰를 분석해 보니 ‘놀이공원에 온 것 같다’, ‘어른을 위한 놀이공원이다’, ‘도시 버전의 디즈니랜드 같다’는 말이 반복되더라고요. 이런 리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ㅡ 1호점인 도산, 2호점인 명동까지 위글위글집을 오픈하기까지 얼마나 걸렸나요?

도산점은 6~7개월, 명동점은 5개월 정도 걸렸어요. 첫 글로벌 매장인 중국 상해점은 4개월이 걸렸는데 노하우가 쌓였는지 점점 기간이 짧아지고 있어요. 처음엔 집이 아닌 박물관, 도서관, 호텔 등 컨셉이 다양하게 나왔거든요. 그런데 왠지 위글위글과 딱 맞는 컨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뻔함을 펀(Fun)하게’라는 브랜드 슬로건처럼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집을 즐겁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집’이라는 컨셉을 더 확고히 잡을 수 있었어요.

ㅡ 위글위글집은 디테일 맛집이더라고요. 계속 새로운 재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어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들면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는 캐릭터와 마주하고요. 하하.

디테일은 고객들이 먼저 알아본다고 생각해요. 위글위글이 이런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다는 노력을 알아보고, 결국 브랜드의 진심을 느껴 브랜드의 팬이 되거든요. 그래서 디테일에 매우 집중해요.

ㅡ 위글위글집을 기획하면서 ‘이런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었나요?

행복하게 웃을 수 있고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어요. 위글위글집 곳곳에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포토제닉하다’는 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다’는 식의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진이 예쁘게 나오면 두고두고 보면서 그 순간을 추억하잖아요. 저는 현재 사람들이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자기를 맞추다 보니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을 놓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위글위글집에서는 나 자신, 혹은 나와 사랑하는 사람이 주인공인 사진을 찍고 갔으면 해요. 그리고 나중에 그 사진을 보고 추억하며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ㅡ 3층에 포토부스를 둔 것도 그 이유 때문인가요?

그렇죠. 물론 포토존과 포토부스는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있어요. 하지만 위글위글집은 비즈니스 관점이 아닌, 오직 방문객이 이 공간에서 즐겁고 행복함을 느끼고, 나중에 사진을 보면서 그 감정을 상기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요. 아무리 지금이 마케팅의 시대라고 할지라도 구전설화처럼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바이럴의 힘이 제일 크니까요.

ㅡ 포토존과 포토부스마다 위글위글의 로브가 놓여있고, 그를 입고 사진을 찍게 한 아이디어도 재미있었어요.

위글위글 로브가 정말 보드랍고 착용감이 좋은데 다들 한 번 입어봤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나온 아이디어예요. 제품의 장점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직접 경험하는 것이 빠르게 설득되니까요. 그런데 입어보니 정말 부드럽고, 심지어 사진에 화사하게 나오니까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더라고요. 위글위글 로브는 저희 직원들도 사무실에서 입고 일할 정도로 편안하고 부드럽다는 걸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ㅡ 위글위글집은 컬러로 가득한데 신기하게도 눈이 어지럽거나 어색하지 않아요. 이런 균형감은 어떻게 만들어 지나요?

조화롭고 자연스러울 때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요. 색은 저희가 제일 심혈을 기울이는 요소거든요. 위글위글집과 오프라인 매장을 디자인할 때, 색을 정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제일 오래 걸려요. 디자이너들도 많이 어려워해요.

ㅡ 위글위글집을 기획하고 디자인할 때, 무엇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나요?

어떤 공간이든지 전체 서사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위글위글집은 우리가 구축하려는 집이 주상복합인지, 아파트인지, 저택인지를 먼저 결정하고 세부 요소를 정했어요. 주상복합이라면, 어떻게 구성해야 방문객이 정말 주상복합처럼 느끼고 공감할지를 고민하면서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죠. 명동점은 주상복합이라는 개념 안에서 우주에서 불시착한 캐릭터들이 누군가의 집(주상복합)에 몰래 들어간다는 서사를 넣으면서 내부를 구성했고요. 그리고 서사 안에서 어떤 제품이 어디에 배치되었을 때, 고객에게 잘 설명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요.

ㅡ 위글위글집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매장에 흐르는 음악이에요. 플레이리스트가 독특하더라고요. 옛날 팝부터 현대 팝까지 정말 다양했어요.

지난 10년간 위글위글에서 일하면서 ‘이게 위글위글의 대표곡이다’라고 생각한 음악들을 종합하고 추려서 만든 플레이리스트예요. 위글위글의 대표적인 무드인 레트로 감성을 담으려고 노력했죠. 의외로 10대 고객들은 틱톡에서 들을 법한 멜로디라고 생각해서 검색하고, 부모님 연령대 고객은 익숙한 노래가 나오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단지 위글위글과 어울리는 노래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건데, 모든 세대에게 통하는 것 같아서 놀라웠어요.

ㅡ 플레이리스트를 짤 때, 꼭 지키는 원칙이 있나요?

케이팝과 최신곡은 틀지 않으려고 해요. 위글위글집의 분위기에 취해야 하는데, 노래 가사가 잘 들리면 음악에만 집중하거나,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얼굴을 떠올릴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래서 매장 내 음량도 정해져 있어요. 위글위글의 색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젖어 들고 즐겁게 놀 수 있는, 최적의 음량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ㅡ 위글위글집이 또 오고 싶고, 오랫동안 보고 싶은 공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산점과 명동점의 방문객의 60%가 외국인이에요. 그래서 위글위글집이 한국의 이미지를 좋게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도산대로에 이어 명동에 두 번째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이유도 관광객에게 한국과 한국 디자인의 정수를 즐기고 간다는 경험을 주고 싶어서였어요. 그리고 위글위글이 계속 귀엽고 예쁘고, 새롭고 재밌는 경험을 전달한다면 오랫동안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ㅡ 위글위글집의 첫 번째 글로벌 매장을 중국 상해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에 지사가 있어서 다른 도시보다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생각보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하지만, 중국 사람들도 귀엽고 예쁜 것을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ㅡ 다른 나라에도 위글위글집이 생길까요?

올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위글위글집 도쿄점을 준비하고 있어요. 일본의 전통 집을 모티프로 기획과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3개월 뒤에 명동 2호점도 오픈할 예정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유럽 시장에도 진출해 보고 싶어요. 위글위글 디자인은 하나의 무드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다 통할 거라는 자신이 있거든요.

ㅡ 귀엽고 예쁜 건 모두가 좋아하고 결국 세상을 구하니까요.

위글위글이 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디자인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은 국경, 인종, 언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통하니까요. 특히 위글위글은 캐릭터만으로 승부를 보는 브랜드가 아니라, 캐릭터, 아트웍, 컬러, 공간, 무드까지 더해진 총체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만나도 매료시킬 수 있다고 자신해요. 소화하는 디자인의 영역이 넓어서 트렌드와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고요. 디자인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계속 다양한 걸 시도하면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TPO

오정현 본부장에게 영감이 되는 공간

일상에서 영감받는 편이라 언제든지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거나, 캡처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모아 둔 자료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한데, 요즘은 해외 출장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자주 해요. 비행기에선 인터넷 검색이 안 되고, 외부와 단절되기 때문에 오히려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거든요. 평소에는 보이는 게 너무 많아서 정리 안 된 상태로 계속 쌓이기만 하죠. 하지만 비행기처럼 고립된 공간에선 인터넷 검색이나 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니까 내 안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그를 연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돼요. 이외에도 믿을 만한 동료와의 편안한 대화에서도 영감을 얻어요. 긴장하는 회의나 미팅이 아니라 서로 가볍게 대화를 나눌 때,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3편에서 계속됩니다. 

글 허영은 객원 기자

사진 이명수 (아프로이 스튜디오)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아트쉐어, 위글위글

프로젝트 캐비닛은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격주 목요일,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들을 꺼내 보세요.

[Project Cabinet] 컬러와 즐거움이 팡팡 터지는 곳, 위글위글집

       : file no.1 : 명동에 알록달록하고 펀(Fun)한 집이 등장했다.

 ▶ : file no.2 : 귀엽고 예쁜 것이 세상을 구한다.

       : file no.3 : 세계로 뻗어 나가는 위글위글의 무지개

프로젝트
[Post-It] 위글위글집 명동 All in one house
장소
위글위글집 명동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8가길 24
시간
월요일 - 일요일 11:00 - 22:00
기획자/디렉터
위글위글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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