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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3

세상을 향한 포용

러버덕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국내 첫 개인전
우리나라 석촌 호수를 비롯해 세계 여러 곳을 순회하며 사랑받은 ‘러버덕’. 어린아이들이 욕실에서 가지고 노는 작은 오리 인형을 크게 확대해 도시에 등장시킨 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많은 이를 즐겁게 했다. 국내에서도 익히 알려진 러버덕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이번에는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그간 세계 곳곳에서 선보인 작품들의 미니어처 버전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세상을 향한 마음 따뜻한 포용. 다정하고 상냥한 메시지를 만나보자.
FLORENTIJN HOFMAN: INCLUSIVE 전시 전경. 화이트스톤갤러리 제공

갤러리 앞에서 환영하는 무지개 곰 가족,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건물 옥상에 내려앉은 대형 새 무리, 물구나무선 개구리와 베개를 든 곰이 서 있는 전시장.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전 세계적 사랑을 받는 네덜란드 출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의 국내 첫 개인전 현장이다. 호프만은 실물보다 크게 확대한 대규모 설치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 작품은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물가에 띄운 대형 고무 오리, <러버덕(Rubber Duck)>(2007)이다. 사회와 개인, 장소 및 지역 특수성, 상호작용과 유대감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그의 퍼블릭 아트는 볼 때마다 기분 좋은 감정을 선사한다.

홍콩에서 선보인 러버덕 프로젝트 화이트스톤갤러리 제공 ⓒFlorentijn Hofman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새로운 조각 시리즈인 <레인보우 베어 패밀리(Rainbow Bear Family)>를 비롯, 유명한 공공 설치 작품인 <템즈강의 하마(Hippopo Thames)>, <팻 몽키(Fat Monkey)>, <달 토끼(Moon Rabbit)>,  <고베 개구리(Kobe Frog)>, <버블코트 엘리펀트(Bubblecoat Elephant)> 등 작은 버전의 조각품 및 드로잉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의 대표적인 공공미술 작품을 갤러리 공간 안에서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셈. 이밖에 2018년 홍콩에서 첫선을 보인 ‘라인’ 시리즈도 전시중이다. 동물의 형태를 미니멀하게 드러내는 작품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소재로 삼았다.

FLORENTIJN HOFMAN: INCLUSIVE 전시 전경. 화이트스톤갤러리 제공

첫선을 보이는 <레인보우 베어 패밀리>는 전시 제목과도 연관이 있다. 어떤 색이든 상관하지 않고 서로를 사랑하는 곰 가족처럼 우리 모두 평등하고, 존중하는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았다. ‘Inclusive’는 세상의 모든 소중한 존재를 ‘아우른다’는 뜻이다. 사전에서 포용(包容)의 뜻을 찾아보면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임’이라고 나온다. 사람을 의인화한 동물들의 모습에는 위트와 유머가 넘치지만 그 속에는 커다란 사랑이 깃들어 있다.

Interview 

플로렌타인 호프만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 화이트스톤갤러리 제공

ㅡ지난 2014년 러버덕 프로젝트 이후 석촌호수에서 두 차례 더 공공미술을 선보이긴 했지만, 국내에서 개인전은 처음입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전시장을 둘러봤는데, 어떤가요? 

 

제 작업은 보통 공공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데, 이렇게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여줄 수 있으니 영광이죠. 이렇게 작은 버전의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롭지 않나요. 화이트스톤갤러리와는 이전에 다른 나라에서도 개인전을 네 차례 가진 적이 있는데요. 얼마 전 서울에 개관하며 제게 전시를 제안하기에 좋다고 했죠. 

 

ㅡ전시 제목 <Inclusive(한글 전시명: 아우르다)>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우리 모두 불확실한 세상에 살고 있어요. 전쟁이 발발하고 여기저기 갈등이 만연하죠. 제 작업은 언제나 모든 사람을 향해 있어요. ‘Inclusive’라는 뜻에는 모든 사람을 ‘아우른다’는 뜻이 있는데, 그 사람이 누구든지 그 자체로 인정하고 보듬어 주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죠. 

 

갤러리 앞에 전시된 무지개 곰 보셨어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가 이 작업에 잘 녹여 있는데요. 무지개는 모두를 위한 색이에요.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채롭고 또 행복하죠. 곰 가족은 각자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가족을 상징해요. 아이들을 안고 있는 엄마 곰의 모습에서 가족의 따스함과 유대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지난 2017년 석촌호수에 설치한 ‘백조 가족’ 작업도 자세히 보면, 큰 백조 주변으로 아기 백조들이 떠다니고 있답니다. 저처럼 공공미술을 만드는 예술가들에게는 그런 주제가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제 작품을 보기 때문이죠. 저는 우리가 분리된 세계가 아니라 포용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Florentijn Hofman, RAINBOW BEAR FAMILY, Aluminium Alloy, 2023
FLORENTIJN HOFMAN: INCLUSIVE 전시 전경. 화이트스톤갤러리 제공

ㅡ작가님의 작품에서는 늘 친근하고 긍정적인 메시지가 느껴져요. 원래 성격과도 연관이 있나요?

그런 것 같네요. 저에게 있어  세상의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소통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해요. 공공미술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하고 시간을 보내며, 상호작용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죠. 저는 가능한 제가 만든 예술 작품 안에서 여러분이 이야기하고 놀고 즐기길 바라요. 사진도 찍고요.

 

ㅡ예전 작업들을 보면, 대형 돼지 조형물 위를 타고 놀게 하거나 (<Feestaardvarken, 2013>) 문어 조형물의 다리 위를 기어 올라갈 수 있게 만드는(<Kraken, 2017)> 등 아이들을 뛰어놀 수 있게 만든 것들이 많은데 저는 그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거든요.  

아이들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호기심이 많잖아요. 저는 그 호기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클수록 세상을 향한 호기심이 줄어들고 점점 새로운게 없다고 느껴지는데요.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호기심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큰 작품을 만들죠. 사람들이 와서 ‘이게 뭐지?’하고 호기심을 가지니까요. 중국 미술관에 설치했던 작업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구조물을 오르며 놀이를 할수 있게 만들었어요. 미술이란 벽에 걸린 채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신체적인 반응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우리는 계속 놀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원래 아이였다는 것을 잊는다면, 삶에서 길을 잃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ㅡ작업에서 늘 동물이 등장하는 이유는?

동물이 인간을 직접 등장시키는 것보다 더욱 인간 세상을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우화 같은 건데요. 동물의 행동 속에서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죠. 

 

 

ABOUT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

1977년 네덜란드 데프제일(Delfzijl)에서 태어나 현재 네덜란드 아른험(Arnhem)에 거주 및 활동하고 있다. 2000년 네덜란드 캄펜에 있는 미술 아카데미를 다녔고 2001년 독일 베를린에 있는 쿤스트호흐쿨레 바이센시(Kunsthochschule Weissensee)에서 미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호프만은 화이트스톤 갤러리에서 <MORE Yellow>(화이트스톤 갤러리 도쿄, 2023), <Play Around the World>(화이트스톤 갤러리 홍콩, 2018, 화이트스톤 갤러리 타이페이, 2018)를 포함하여 세 차례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그는 공공 프로젝트인 <Rubber Duck>(2007), <Fat Monkey>(2010), <Big Yellow Rabbit>(2011)과 <Hippopo Thames>(2014) 등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가장 최근 프로젝트로는 홍콩에 영구 설치된 <PLAY-Upside Down>(2023)이 있다.

글  이소진 수석 기자·콘텐츠 리드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화이트스톤갤러리

프로젝트
FLORENTIJN HOFMAN: INCLUSIVE
장소
화이트스톤갤러리 서울
주소
서울 용산구 소월로 70
일자
2023.12.02 - 2024.01.07
Art
이소진
헤이팝 콘텐츠&브랜딩팀 리드.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라이프스타일, 미술, 디자인 분야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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