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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3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개성 있는 의자 디자인

기능적이면서 독특한 미학을 지니고 있는 의자 6
의자는 인테리어에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좋은 가구 중 하나다. 아름답고 예술적인 의자를 모으는 수집가들에게도, 그저 공간을 아늑하게 꾸미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영감이 될 만한 개성 있는 의자들이 있다. 스툴, 빈백, 소파, 암체어의 고정관념을 깨줄 독특한 디자인을 소개한다.

|수십 가지 형태로 변신하는 멀티 체어

이미지 출처: B—Line 인스타그램

20세기 이탈리아 대표적인 가구 디자이너인 조 콜롬보(Joe Colombo)는 기능적이고 독창적인 의자들을 디자인했다. 미드 센추리 모던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친 그의 작품들 중 눈에 띄는 독특한 형태의 의자가 있다. 뒤집는 형태에 따라 여러 용도로 변신시킬 수 있는 1970년작, ‘멀티 체어(Multichair)’다. 멀티 체어는 강철 프레임에 폴리우레탄 폼과 커버를 덮은 쿠션 두 개를 버클로 연결한 형태다. 간단하게 뒤집고, 각도를 맞추어 세워 놓는 방법으로 바닥에 앉아 휴식할 소파나 커피 테이블과 함께 쓸 스툴 등의 여러 모양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 디자인 브랜드 ‘비 라인(B—Line)’은 상징적인 클래식 가구들을 재창조하는 ‘타임리스(Timeless)’ 컬렉션의 하나로 콜롬보의 멀티 체어를 새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B—Line 인스타그램

|젤리를 닮은 반투명 스툴

이미지 출처: Objects Of Common Interest 인스타그램

뉴욕과 아테네를 오가며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인 오브젝트 오브 커먼 인터레스트(Objects Of Common Interest)가 2022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반투명 스툴이다. 주형에 젤을 부어 굳히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무광으로 제작한 의자들은 반투명 몸체에 닿은 빛을 독특하게 굴절시키며 그 색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크기는 양 길이가 각각 38cm, 43cm이고 높이는 38cm로 낮은 편이다. 무거운 대신 아래에 바퀴를 달아 이동식으로 쓰면서 높이를 올릴 수도 있다. 미니멀하게 꾸민 사무 공간 등 공유 공간에서 포인트로 사용하기 좋은 디자인이다. 의자는 변성암이라는 뜻의 ‘(Glossy Metamorphic Rock)’ 등으로 불린다.

이미지 출처: Objects Of Common Interest 인스타그램

|TV 앞 소파를 대신하는 해먹

이미지 출처: Form Us With Love, SAMSUNG Nordic

‘시프트 소파(Shift Sofa)’는 TV가 세상에 등장한 지 거의 100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파의 형태는 거의 바뀌지 않은 데서 착안해 변화를 주고자 만든 제품이다. 거실 소파는 더 이상 가족들이 모여 앉아 TV만 보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소파에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자고, 일도 한다. 가족들은 거실의 큰 TV 앞에 모여 같은 방송을 보는 대신 각자의 방에서 휴대용 디바이스로 드라마를 보고, 게임을 하고, 운동을 한다. 스웨덴의 디자인 스튜디오 FUWLForm Us With Love는 삼성전자 노르딕의 의뢰를 받아 TV를 보는 장소로서 소파의 미래를 유연하게 상상했다. FUWL은 지금으로부터 10년에서 15년 후의 소파는 어떤 모습일지, 또 그때에도 여전히 소파가 가져야 하는 가치는 무엇일지에 집중해 해먹 형태의 새로운 소파를 디자인했다.

이미지 출처: Form Us With Love, SAMSUNG Nordic

‘시프트 소파’는 네 모서리를 고정하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또 일반적인 해먹과 달리 중간 부위를 접어 고정할 수 있어서, 필요에 따라 등받이가 있는 소파나 의자의 형태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소파의 대표적인 단점은 편안함의 크기만큼 부피가 커져 더욱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시프트 소파’는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접어 보관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가볍기 때문에 쉽게 다른 방으로 옮겨 설치할 수도 있다. FUWL이 가구 디자인의 고정관념을 깨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시프트 의자’는 2023년 스톡홀름 디자인 위크에서 공개됐다.

|조약돌을 쌓아 만드는 빈백

이미지 출처: Smarin 인스타그램

프랑스의 디자인 스튜디오인 스마린(Smarin)은 자연물의 모양과 구조, 질감을 탐구하며, 자연에서 얻은 영감으로 작품을 만든다. ‘리빙스톤(Livingstones)’이라는 이름의 제품은 가장 편안한 휴식을 목표로 하는 빈백 스타일의 쿠션 세트다. 조약돌처럼 생긴 리빙스톤 쿠션들은 실제 자갈처럼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회색 색상 역시 다양한 톤을 채택했다. 커버는 100% 울로 만들어졌으며, 쿠션 여러 개를 쌓아 직접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형태와 자세를 찾도록 설계됐다. 모노톤 색상과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으로 미니멀리즘이나 자연주의 인테리어에도 잘 어울린다.

|극도의 미니멀을 추구하다

이미지 출처: MOUSTACHE 인스타그램

스위스의 디자인 스튜디오인 빅게임(Big-Game)이 디자인하고 프랑스 가구 브랜드인 무슈타슈(Moustache)가 만든 ‘엑스트라 볼드 암체어(Extra Bold Armchair)’는 두 개의 선으로 구성된 과감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엑스트라 볼드 암체어’는 단순한 라인과 대담하고 화려한 색상으로 구성된 빅게임의 대표작, ‘볼드 체어’ 시리즈의 최근 제품이다. 빅게임은 의자에 인체공학적이면서도 최소한의 디자인을 선택해, 보이는 것과는 대조되는 편안함을 제공한다고 소개한다. 단단한 스틸 프레임에 튜브 형태로 폴리우레탄 폼을 둘렀으며, 패브릭 커버는 교체 가능하다. 프레임의 조립 부분을 보이지 않게 처리해 두 개의 튜브가 서로 붙어있는 느낌보다는 살짝 닿아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대리석으로 만든 회전 의자

이미지 출처: STUDIO SABINE MARCELIS 인스타그램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한 두 아이템, 대리석과 회전 의자를 접목했다. 이 의자의 이름은 회전한다는 뜻 그대로인 ‘스위블(Swivel)’로, 디자이너 사빈 마르셀리스(Sabine Marcelis)가 2022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을 위해 만든 것이다. 페스티벌 당시 주최 측은 ‘스위블’ 여러 개를 런던 세인트 자일스 광장에 설치해 이곳을 지나는 행인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마르셀리스는 ‘성인을 위한 놀이터’의 개념으로 대리석 회전 의자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매일 분주하게 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의 일상에 재미를 주고, 도시의 회색빛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다는 의도다. 서로 다른 간격을 두고 설치된 회전 의자들은 앉는 사람이 정하는 각도에 따라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사용할 수도, 혹은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박수진 객원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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