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바젤은 세계 최고 아트페어답게 2021년부터 아트 위크 도쿄와 협업했고, 지난 10월에는 아트 바젤 파리 플러스를 선보이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다만 아트 위크 도쿄는 아트페어가 아니라 도쿄를 대표하는 51개의 미술관, 갤러리, 비영리 기관들이 무료 개방하는 행사라는 점이 흥미롭다. 작품 판매가 행사의 목표가 아니지만, 컬렉터라면 갤러리에서 직접 혹은 아트시를 통해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아트 위크 도쿄가 막을 내려도,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은 11월 20일까지 아트시에서 볼 수 있다.
11월 3일부터 6일까지 도쿄의 51개 미술 공간들이 연합해 행사 시간 동안 셔틀버스로 연결되었으니, 미술 컬렉터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일종의 도시 문화 축제로 우뚝 선 것. 도쿄의 방대한 예술 현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는 6개 노선에 걸쳐 모든 참가 장소를 연결한다. 버스는 15분마다 운행되며, 승객은 각 노선의 어느 정류장에서나 승하차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문화 여행 셔틀버스인 것이다. 무료 다운로드 앱으로 디지털 스탬프를 이용해 선물 이벤트에도 참가할 수 있다. 아트 위크 도쿄 앱은 실시간 버스 추적 기능이 있는 장소 세부 정보와 맞춤 지도를 제공하며, 쇼핑, 식사와 다른 지역 명소를 탐험하는 것에도 도움을 준다.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미술 외에도 건축, 공예, 디자인, 패션, 미식을 포괄하는 총체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
© Gozo Yoshimasu
Courtesy of Take Ninagawa, Tokyo
미술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그 도시를 더 잘 알고 싶다면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중심으로 동선을 짜는 것은 여행의 노하우이다. 미술관 인근에는 항상 좋은 호텔과 레스토랑,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행사를 통해 도쿄 국립 신 미술관, 도쿄 국립 근대미술관, 모리아트센터, 에르메스 도쿄 르 포럼, 페로탱 도쿄, 블룸 앤 포, 카이카이 키키 갤러리 등 도쿄를 대표하는 명소를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니 반갑다.
아트 바젤과 손잡고 도쿄 아트 위크를 만든 아추고 니나가와 공동 대표를 만나 아트 위크 도쿄가 나아가는 지점과 이번 행사를 통해 기대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그녀는 누구보다 아트 위크 도쿄의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하고 있었다.
Interview with 아추코 니나가와
아트 위크 도쿄 공동 대표
— 아트 위크 도쿄는 3개 도시에서 열리는 기존 아트바젤, 새로 생긴 아트 바젤 파리 플러스와도 완전히 달라 보입니다. 아트 바젤 홍콩과 아트 위크 도쿄는 어떻게 서로 연계되나요?
아트 위크 도쿄는 아트 바젤과 협력해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액세스를 공유합니다. 도쿄를 미술 애호가, 전문가, 후원자의 집합 장소로 활기차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지난 2021년 제1회 아트 위크 도쿄가 팬데믹 중 소프트 론칭되었을 때부터, 아트 바젤은 자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조직과 개발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트 바젤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예술 행사들과 더불어,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으로 아시아의 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 아트 위크 도쿄는 기존의 도쿄 미술 행사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요. 더불어 다른 아트 페어처럼 한 장소를 중심으로 열리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요?
아트 위크 도쿄는 도쿄를 대표하는 박물관, 갤러리, 비영리 예술 공간을 공유 플랫폼으로 한자리에 모으는 전례 없는 도시 전체의 이니셔티브입니다. 도쿄 현대 미술 씬의 독특한 조건에 대응해 우리의 행사는 네트워크화되고 분산되며, 공동적이고 개별 되었지요.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AWT PASS 모바일 앱과 버스 서비스를 통해 하나의 행사장이 아닌 현대 미술이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현장에 방문객을 불러 모읍니다. 아트페어와 달리 작품 판매가 최고의 목표가 아닙니다. 이러한 형식은 여러 성격의 예술 공간들이 가능한 최고의 전시들을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방문객은 예술뿐 아니라 도시를 탐험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작품 구입에 관심이 많은 계층을 위해 독점 방문과 네트워킹 기회를 만드는 VIP 프로그램도 선보입니다. 이에 신진 컬렉터도 이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을 것입니다. 온라인 토크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도 화려합니다.
— 더 나아가 아시아 대표 미술 행사로는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 홍콩, 상하이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 타이베이 당다이, 아트 자카르타, 프리즈 서울 등이 있죠. 이렇듯 아시아의 다른 미술 행사들과 비교하였을 때 아트 위크 도쿄 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트 위크 도쿄는 기존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구상되었습니다. 이 행사만의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어요.
첫째, 신흥 공간도 리스트에 포함시켜서 자연스럽게 세계에 알립니다. 행사 자체가 도쿄뿐 아니라 국제적 예술 현장과의 관계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갤러리가 무료로 참여하지요.
둘째, 우리는 아트 페어나 비엔날레처럼 모든 전시 작품을 주요 장소에 통합하기보다는, 예술 공간이 위치한 지역으로 방문객을 데리고 가는데, 이는 아트 위크 도쿄를 방문하는 이들이 도쿄의 건축, 패션, 음식을 포함한 활기찬 문화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트 위크 도쿄의 특별 버스 서비스는 AWT PASS의 보유자에게 무료이며, 앱 다운로드도 무료이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셋째, 작품 판매 공간과 연구 기반 공간은 예술 생태계에서 서로를 보완한다고 믿기 때문에 상업 갤러리와 비영리 기관을 공유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어요. 젊은 수집가들이 후원자로서 현대 미술에 기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갖도록 장려하고 싶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많은 아트 위크 이니셔티브와 예술 커뮤니티에서 선택한 모델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유익했지요. 아트 위크 도쿄는 도쿄도(Tokyo Metropolitan Government)와 문화청(Agency for Cultural Affairs)의 지원 덕분에 버스 서비스와 모바일 앱 개발, 교육 프로그램 구성을 실행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강조할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아트 위크 도쿄는 작년에 팬데믹으로 인해 널리 홍보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제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인데요. 2022 아트 위크 도쿄는 작년과 무엇이 다른가요?
전시 라인업을 작년보다 더욱 풍성하게 보완했으며 관람객 맞춤형 지도, 실시간 버스 추적, 전시 리스트 기능을 탑재한 전용 모바일 앱 AWT PASS를 선보이고 있어 원하는 곳으로의 이동이 원활합니다. 다른 새로운 추가 사항으로는 유명 큐레이터 아담 심직(Adam Szymczyk)이 선정한 국내외 예술가의 비디오 프로그램, 신진 건축가 모토스케 만다이(Motosuke Mandai)가 디자인한 팝업 바, 그리고 온라인 아트 마켓 아트시(Artsy)에서 참가 갤러리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아트 위크 도쿄 기간에 맞춰 백신 접종을 받은 관광객에게 국경이 개방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내년에는 더 많은 방문객을 맞이하기를 기대합니다.
— 아트 위크 도쿄가 가져올 성과로 무엇을 기대하는지 궁금하며, 덧붙여 한국과의 교류도 계획 중인지 궁금합니다.
아트 위크 도쿄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일본 미술인이 국내외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포럼과 컨벤션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인데, 한국은 그 비전의 초점입니다. 일본과 한국 미술계가 공유해온 역동적인 시너지를 유지하고 강화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내가 설립한 타케 니나가와(Take Ninagawa) 갤러리와 함께 일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한국에서 중요한 전시회를 이미 가졌습니다. 신로 오타케(Shinro Ohtake)는 2010년 제8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스크랩북스(Scrapbooks, 1977년~)>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이후 2012~13년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는데, 여기에는 서울에서 만든 작품도 포함했지요. 아키 사사마토(Aki Sasamato)는 현재 김해주 예술감독이 큐레이팅 한 올해 부산 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했고요.
프리즈 서울 론칭을 둘러싼 한국 미술계의 새로운 전개를 보는 것은 신나는 일이며, 일본과 한국 미술계 모두 서로에게 활력을 주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시아에서 세계적인 예술 행사를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전시, 교육 이니셔티브, 그리고 국내외 예술 전문가와 후원자에게 개방된 네트워킹 행사와 VIP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관계가 깊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 이소영 객원 필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아트 위크 도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