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장난감에서 성인이 되어서도 취미 생활로 폭넓은 사랑을 받는 레고. 모듈 디자인 시스템으로 블록끼리 호환이 가능해 어떤 모양도 만들 수 있다는 게 레고의 특징이다. 레고는 1932년, 덴마크 목수였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Ole Kirk Kristiansen)이 만든 작은 장난감 가게였다. 이름은 덴마크어로 ‘잘 놀다’라는 뜻에 ‘leg godt’에서 따왔다. 처음엔 나무로 된 장난감을 만들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플라스틱 사출 공정을 도입하면서 레고 블록의 원형이 탄생한다. 개발 당시만 해도 블록끼리의 결합이 맞지 않거나 헐거워 빠지는 등 문제가 많았다.
창립자의 셋째 아들 고트프레드 키르크 크리스티얀센(Godtfred Kirk Kristiansen)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레고를 맡게 되면서, 아주 미세한 타이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레고 블록을 만들어낸다. ‘최고만이 최선이다’라는 창립 이념 아래 그는 모든 블록이 호환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1958년 이 디자인과 기술을 특허 내는데 성공했다. 1958년 이후 생산된 지구상의 모든 레고 블록은 서로 호환된다. 매년 전 세계에서 2억 박스 이상 팔리는 것으로 알려진 레고. 집에서 하는 놀이뿐 아니라 게임이나 영화, 테마파크로도 그 영역을 확장했다.
“이게 다 레고로 만든 거라고?”
춘천 중도에 세워진 레고랜드는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로 전 세계 지점 중에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개발 과정에서 유적이 발굴되고 그에 따라 함께 개장하기로 한 박물관 공사가 늦어지면서 여러 차례 지연이 반복되었지만 결국 11년 만에 문을 열게 됐다. 리조트 내부는 7개의 테마 섹션에 40여 개의 놀이 기구, 어트랙션 및 쇼로 구성되어 있다. 또 레고 테마로 꾸며진 157개 객실 규모의 레고랜드 호텔도 운영 중이다. 레고랜드는 스릴 넘치는 놀이 기구보다 레고의 창의성과 상상력 넘치는 경험 제공을 우선한다. 레고랜드 코리아 담당자의 ‘생애 첫 테마파크’라는 소개처럼 2세부터 12세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다. 물론 레고를 사랑하는 어른들도 와볼만하다. 레고로 지어진 건물과 마을은 물론 레고 박스와 굿즈를 판매하는 ‘빅숍(BIG Shop)’은 구경하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파크 가운데 위치한 미니랜드는 한국의 주요 명소들을 레고로 만들어 장관을 이룬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시청 광장과 경복궁, 최근 시민에게 개방한 청와대는 물론 제주도, 부산 사직구장까지 높은 완성도와 디테일한 디자인이 압권이다. 미니랜드 작업을 위해 십여 명의 글로벌 레고 빌더들이 한국을 방문해 장소를 직접 물색했고, 이후 해외에서 모든 작업을 완성해 한국으로 다시 들여왔다는 후문이다. 지금도 미니랜드 곳곳에서는 전문 테크니션이 틈틈이 건물을 보수하고 있다.
브릭 오어 트릿! 레고랜드에 활개 하는 몬스터들
가을을 맞은 레고랜드는 9월 중순부터 10월 말일까지 핼러윈 테마, ‘몬스터 파티’를 진행 중이다.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사탕을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친다는 뜻으로 핼러윈 때 아이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외치는 말)’ 대신 여기서는 ‘브릭 오어 트릿(Brick or Treat)’을 외치면 된다. 무섭기보다 귀여운 레고 몬스터들이 리조트 곳곳에 등장하며 하루에 두 번, 뱀파이어 백작이 댄스파티를 연다. 이번 시즌을 맞아 6만 개의 레고 블록으로 제작한 거대한 호박도 감상할 수 있다.
핼러윈 시즌에 한정해 ‘몬스터 대추격’을 상영한다. 아이들용이라고 얕봤다간 큰코다친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영화관도 있고, 유령과 괴물이 눈길을 끄는 디저트도 있다. 레고 캐슬에 위치한 ‘나이츠 피스트’에는 핼러윈 버거, 유령 쿠키, 몬스터 소라빵 등이, 브릭토피아 다이너에는 고스트 치즈 피자, 눈알 피자, 초코 웜 피자가 등장했다.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는 R.I.P. 인 초코, 고스트 케이크, 앵그리 마카롱 등을 한정 선보인다. 꼭 놀이 기구가 아니더라도 핼러윈 레고를 조립하며 만드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LEGOLAND® Korea Resort)
28만 제곱미터 규모의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브릭스트리트, 브릭토피아, 레고 캐슬, 레고 닌자고 월드, 해적의 바다, 레고 시티, 미니랜드 등의 7개 테마 구역으로 이루어진 파크와 지난 7월 공식 개관한 ‘레고랜드 호텔(LEGOLAND® Hotel)’로 구성된다. 파크는 ‘드래곤 코스터’, 드라이빙 스쿨’, ‘파이어 아카데미’ 등 약 40여 개의 놀이기구와 어트랙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고 테마로 꾸며진 154개 객실을 보유한 ‘레고랜드 호텔‘은 테마파크 내에 위치한다. 레고랜드는 유럽 최대의 테마파크 회사이자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어트랙션 기반 테마파크 운영사인 멀린 엔터테인먼트(Merlin Entertainments Ltd)가 운영한다.
글 이소진 수석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레고랜드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