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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1

일민미술관 2022 여름특별전 <나를 닮은 사람>

조각의 정체성을 탐구하기
일민미술관에서는 8월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오민 작가의 <노래해야 한다면 나는 당신의 혁명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와 권오상, 최하늘 작가의 2인전 <나를 닮은 사람>을 두 개의 독립적인 전시로 개최한다. 가벼운 조각, 사진 조각-데오드란트 타입으로 알려진 권오상 작가와 변형된 신체 조각이나 설치를 통해 조각의 개념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최하늘 작가. 둘의 만남은 기존 조각의 근원을 의심하고 해체하기를 반복해 온 두 조각가의 접점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일민미술관에서는 10월 2일까지 여름 특별전을 연다. 1층에서는 <나를 닮은 사람>, 2~3층에서는 오민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사진: 서울특별시미술관협의회

전시 <나를 닮은 사람>에서 두 작가는 서로의 방법론을 적용해 참조점을 만들고 교환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권오상 작가는 전통 조각이 가진 주제, 재현, 재료 등의 요소를 거부하고 일상적 사건과 사물, 산업 재료를 자신만의 조형 어법으로 재해석해왔다. 최하늘 작가는 전통의 조각으로부터 현실에 유효한 조각 체계를 습득했다.

권오상, 세 망령들-주름들 The Three Shades-Wrinkles, 2022, Archival pigment print, mixed media, 190×23×23cm

권오상 작가의 사진 조각은 평면적인 요소가 부각되지만 자세히 보면 그 형태 자체는 전통 조각의 원리를 충실히 따른다. 최하늘 작가는 그런 권오상 작가의 작업을 그대로 입체 스캔해 몸체만 딴 조각을 옆에 두는 방법으로 조각의 몸체를 가늠하게 한다. 사진 이미지로 쌓인 기둥이나 커다란 켄타우로스 형상의 조각을 보면, ‘덩어리’에 대한 감각적인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권오상 작가의 작업실 캐비닛을 그대로 옮긴 듯한 설치작 | 사진: 서울특별시미술관협의회

권오상 작가는 최하늘 작가의 조각을 지지체로 삼으며 내부와 표면을 분리하는 추상조각을 시도하고, 최하늘 작가는 권 작가의 조각을 다시 전통의 차원에서 점검하는 실험을 한다. 태초의 조각이 지닌 지현과 모방의 충동을 은유하는 이번 전시 제목처럼 두 조각가는 서로의 작업에 적정 거리를 두고 개입하기를 시도하며 다양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권오상 작가의 초창기 인물 흉상이 최근작과 함께 공개되어 인상 깊다. 90년대 말 작업한 이 사진 조각은 데오드란트 타입의 초창기 버전이다. 또한 권 작가의 슈퍼카 조각을 최하늘 작가가 다시 평면으로 풀어낸 뒤 종이접기 하듯 접어낸 조각 <선 Rise to>도 눈길을 끈다.

권오상 작가는 최하늘 작가를 추상조각 시리즈의 한 작업으로 만들었다. 권오상, 세 조각으로 구성된 와상 Three Piece Reclining Figure, 2022, Archival pigment print, mixed media, 140×240×110cm
(왼쪽 뒤) 최하늘, 조연 1 Supporting role 1, 2022, Steel, rider jacket, 190×85×45cm, 120.5×23×30cm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간단한 조작으로 입면과 입체를 다룰 수 있는 요즘이다. 가상에서 소통하는 이미지 소비는 지금도 끊임없이 증식한다. 오늘날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에 대한 의존은 반대로 현실의 조각, ‘덩어리’에 대한 진지한 관찰을 이끌어 낸다.

, 2022, UV Print, wood, 350x221x125cm
권오상(b.1974)은 홍익대학교 조소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했다. 사진이라는 가벼운 매체를 육중한 질료에 덧대며 근대적 조각 개념을 재고하고, 파편화된 장르의 틀 위에서 동시대 미술로서 조각의 외연을 실험해왔다.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 더 스컬프처(The Sculpture), 더 플랫(The Flat), 뉴 스트럭처(New Structure), 릴리프(Relief) 등의 연작을 발표하며 조각 형식에 내재된 재현, 무게, 공간, 시점, 추상에 관한 탐구를 시도했다.《아워세트》(수원시립 아트스페이스 광교, 2022), 《조각의 시퀀스》(공간 타이프, 2021),《릴리프 릴리프》(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6),《The Sculpture》(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2016)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각》(하이트컬렉션, 2022), 《리믹스》(포항시립미술관, 2020),《매체연구: 긴장과 이완》(대구미술관, 2017),《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5)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김세중 청년조각상(2013)과 사진비평상(2001)을 수상했다.

 

최하늘(b.1991)은 서울대학교 조소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를 졸업했다. 조각사의 문법을 참조해 동시대 조각이 놓인 상황을 점검하고, 확장과 변형의 가능성을 담지한 근미래의 형태를 탐구한다. 특히 조각이 퀴어, 비물질, 미술사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시대적 맥락과 연결되는 지점을 찾는다.《태》(갤러리 2, P21, 2022),《Bulky》(아라리오뮤지엄 서울, 2021),《샴》(P21, 2020), 《Traitor’s Patriotism》(LA 커먼웰스&카운슬갤러리, 2018),《Café, KONTAKTHOF》(산수문화, 2018),《No Shadow Saber》(합정지구, 2017)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조각충동》(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2),《인간, 일곱 개의 질문》(리움미술관, 2021) ,《Bony》(뮤지엄헤드, 2021),《새일꾼 1948─2020: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일민미술관, 2020),《젊은모색 2019: 액체 유리 바다》(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19),《좋은 삶》(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참여 작가 권오상, 최하늘

기획 협력 신은진

학예 연구 윤지현

이소진 수석 기자·콘텐츠 리드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일민미술관

프로젝트
<나를 닮은 사람>
장소
일민미술관
주소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52
일자
2022.08.23 - 2022.10.02
시간
11:00 - 19:00
이소진
헤이팝 콘텐츠&브랜딩팀 리드.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라이프스타일, 미술, 디자인 분야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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