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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6

루이 비통 2023 크루즈 패션쇼를 빛낸 건축가 작품

루이스 칸의 철학과 탐구 정신
지난 5월 13일, 루이비통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ère)의 지휘 아래 열린 2023년 크루즈 패션쇼가 크게 주목되었다. 패션쇼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건축가 루이스 칸의 작품. 자연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장면을 선사한 건축물을 소개한다.

자유로운 여행자의 멋스러운 크루즈 룩

 

마치 유토피아를 횡단하는 여행길에 오른 사람처럼. 강렬한 태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두른 듯한 드레이핑, 미래 지향적인 스타일의 선글라스, 다양한 문화가 섞인 모자 등 거친 모래바람과 태양 빛에도 스타일리시하게 개성을 뽐낼 수 있는 룩으로 쇼를 장식했다.

 

크게 관심을 받았던 것이 쇼가 열린 공간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마치 거울을 세운 듯 양 측면에 똑같은 건물 두 채, 그사이 탁 트인 중정에서 쇼가 진행되어 웅장함을 더했다.  노출 콘크리트와 대비되는 자연의 서정적인 풍경이 패션쇼의 이색적인 장면을 만들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미지 출처: 루이비통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루이비통 홈페이지

한 폭의 그림처럼, 자연을 담아내는 건축

 

사실 이곳은 패션쇼를 위해 만든 세트장이 아니다. 이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루이스 칸(Louis Kahn)이 설계한, 바이오 생명 분야 세계 5대 연구 센터로 꼽히는 ‘솔크 연구소 (Salk Institute)’다. 20세기 최고의 건축물로도 손꼽히는 이 건물은 조형화된 건축에 반기를 들며, 날 것 그대로를 가지고 설계하는 건축사조인 브루탈리즘(Brutalism)을 대표하는 건물로 잘 알려져 있다.

건물 중앙으로 태평양이 펼쳐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직선으로만 이뤄진 공간은 자칫하면 건조해 보일 수 있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곳곳을 메운다. 자연으로 완벽한 건물 디자인이 완성되는 셈.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건물이 거대한 캔버스처럼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솔크 연구소 페이스북

솔크 연구소의 비하인드 스토리

 

이 연구소는 소아마비 백신을 만든 미군의 세균학자 조너스 솔크(Jonas Edward Salk)가 루이스 칸에 디자인을 의뢰하여 탄생한 것이다. 조너스 솔크는 수도원처럼 사색적이지만 연구원들에게는 안락하고 쾌적한 공간을 요청했고, 칸은 이런 의뢰인의 요구에 걸맞은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했다고 한다. 수많은 고민 끝에 연구동과 실험동을 분리하여 지금과 같은 구조를 완성했다. 덕분에 연구원들은 일차원적인 실험실에서 벗어나 연구와 실험에 오롯이 몰두하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미지 출처: 솔크 연구소 페이스북

뻥 뚫려 있어 황량해 보이기까지 하는 중정은 루이스 칸만큼이나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유명한 루이스 바라간(Luis Barragán)의 조언이 있었다. 원래 칸은 일반적인 중정으로 이곳에 나무나 꽃을 심으려 했다. 하지만 바라간은 건물 사이를 완벽하게 비워내어 바다의 수평선이 보이게 설계하는 것을 제안했다. 중정 가운데 태평양으로 물이 흐르게 했는데, 이는 ‘인류에게 공헌하겠다’라는 의미를 상징한다고 한다. 50년이 지났지만 이곳은 여전히 아름다움을 뽐내며 연구소의 권위와 더불어 건축의 심오한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글  홍디자인 객원 필자

정리  heyPOP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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