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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6

부산 기장에 들어선 모노톤 카페, 오프오

기장 바다 풍경을 품은 담백한 카페
기장군은 부산에 속해 있지만 해운대나 광안리 같은 유명 관광지와는 다른 풍경을 가진 어촌이다. 격식 있는 호텔과 개성 있는 카페가 속속 들어서면서 명소로 부상한 기장군에 새로운 디자인 스폿이 더해졌다. 올 봄 문을 연 카페 오프오(off.o)다.
부산 기장에 위치한 카페 오프오 ⓒ 최용준

카페 오프오는 기장을 아는 이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장소일지도 모른다. 본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던 곳을 카페로 개조했기 때문. 2013년, PDM파트너스의 고성호 건축가가 설계를 맡아 건물 세 동이 바다를 마주하고 한 줄로 나란히 앉은 레스토랑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9년 후, 국내 인테리어 스튜디오 mttb가 건물 전체를 카페로 리모델링하는 과제를 맡았다. mttb는 넘실대는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큰 창, 건물 뒤 산자락과 어우러지는 경사지붕 등 기존의 매력적인 골조를 살리는 동시에 신선함을 더할 수 있는 효율적인 디자인을 고심했다.

ⓒ 최용준

오프오는 연결된 세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크기는 약 180평(588). 카페 치고 꽤 넓은 규모다. 세 건물 모두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이러한 구조로 인해 내부에서 바다를 관망할 수 있다.

오프오의 시작은 중앙에 있는 건물이다. 이곳에서 음료와 베이커리를 주문하고 컵과 포크 등 간단한 기념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양쪽에 위치한 각 건물에는 휴식을 즐기며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좌석들이 배치되어 있다. 건물 지하에는 바다가 보이는 지상층과 달리 고요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 최용준

기존 공간이 직선 형태 천장에 나무 소재를 곳곳에 드러내 친근한 오두막 같은 느낌을 풍겼다면,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천장을 곡선 형태로 바꾸고 검은색과 흰색, 크림색 등의 모노톤으로 정리해 보다 담백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장식도 최대한 배제해 자연스럽게 머무는 손님들의 시선이 창문 밖 자연 풍경을 향할 수 있도록 했다.

Interview with 김도한, 조채윤

mttb 공동대표
ⓒ 최용준

mttb는 지난 4월 문을 연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어떤 곳인가요?

WGNB에서 일하며 합을 맞춰 온 인테리어 디자이너 두 명이 독립해 지난 4월 시작한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예요. mttb는 물질(matter)과 더 나은 삶(better)을 뜻하는 두 영단어를 합쳐서 지은 이름이에요. 더 나은 공간, 더 나은 본질을 탐구하고 싶다는 뜻을 담았어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중심으로 브랜딩이나 디자인 컨설팅도 함께 진행해요.

 

mttb 이름을 걸고 단독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는 오프오가 처음이죠? 공간 일부를 바꾸는 사업으로 시작해서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사업으로 규모가 커졌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건축주가 기존 레스토랑 1층에 있는 필로티를 걷어내고 카페 기능을 확대해 달라고 의뢰해 왔어요. 20평에 해당하는 작은 공사였는데, 저희가 제안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며 아예 전체를 카페로 바꾸고 디자인 아이디어를 전체에 적용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 최용준

세 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어요. 기존 공간과 비교해서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입구예요.

세 동이 전부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요. 덕분에 어디에서나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지만, 같은 이유로 주차장에 들어오면 건물이 등을 돌리고 앉은 형상이에요. 고객이 건물 등을 보면서 입장하는 셈이죠. 좀 더 열린 느낌을 주기 위해서 건물 일부에 통창을 내어 주차장에서부터 바다가 보이도록 했어요. 화단을 내고 카페 간판도 달아서 입구라는 느낌도 강화했고요.

카페 외관 ⓒ 최용준

전체적으로 검정과 크림, 두 가지 색을 주로 사용했어요. 단순할 만큼 외내부를 깔끔하게 정리한 데는 어떤 의도가 있었나요?

자연이 너무 강력했어요. 부산 끝 쪽에 위치한 기장 해안은 바다가 유독 예쁜데 이 건물에서 기장 풍경의 매력이 잘 드러나요. 고객들이 파도와 하늘, 돌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취하려면 시선을 해치지 않는 담백한 공간이 필요하겠더라고요. 도심에 위치한 카페는 복잡한 외부와 단절된 휴식 공간을 제공해야 하지만 자연 속 카페는 반대로 외부와 공명하는 공간이 필요해요. 둘이 다르죠.

자연 풍경에 집중할 수 있도록 카페 내부는 담백하게 정리했다. ⓒ 최용준

집기와 소품도 직접 기획했다고 들었어요.

기성 제품은 하나도 쓰지 않았어요. 공간이 면이라면 집기와 소품이 선과 점처럼 어우러지길 바랐어죠. 긴 테이블이 공간을 가로지르는 선이 되고, 대형 화분이 점이 되는 식이에요. 조명은 김지선 작가의 작품이에요. 이 공간을 위해 비닐을 활용한 오브제 펜던트를 만들었죠.

전체적으로 점, 선, 면이 조화를 이루도록 내부를 꾸몄다.
김지선 작가가 만든 비닐 소재 조명
ⓒ 최용준

개인적으로 화단 아이디어에 감탄했어요. 건물 안쪽 좌석 일부에서는 야외 좌석과 바다가 겹쳐서 보여요. 실내 손님들 입장에서는 야외에 앉은 손님 뒷모습을 바라봐야 하는 문제가 있었죠. 이 뷰를 해결하기 위해 파도처럼 위로 살짝 솟은 화단을 만들어서 실내에서 바다의 윗부분만 보이도록 했어요.

고객이 어떤 좌석에 앉든 최대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길 바랐어요. 실내에서 바라보면 테라스 고객들의 뒷모습이 바다와 함께 겹쳐지기 때문에, 실내 유리창 바로 앞에 파도처럼 솟아오른 곡선 형태 화단을 만들었어요. 덕분에 식물이 심어진 화단 위로 바다의 수평선만 보이죠. 야외에 앉은 고객들 입장에서도 등 뒤를 신경 쓰지 않고 바다 뷰를 즐길 수 있어서 훨씬 편해요.

실내에서 야외 좌석에 앉은 고객들의 뒷모습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단을 파도처럼 솟아 오르도록 디자인했다. 덕분에 야외에 앉은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감추고 바다 수평선이 보인다. ⓒ 최용준

‘여기까지 신경 썼다’ 싶은 디자인 포인트가 있을까요?

계단 손잡이요. 지하층은 유일하게 바다가 보이지 않는 좌석이에요. 지상층보다 아늑하고 비밀스러운 매력이 있는 곳이죠. 이 곳 계단에 선처럼 그어진 손잡이를 넣었는데, 멋진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화분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냥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구 형태의 화분처럼 보이지만 실은 테이블과 일체된 화분이에요. 테이블 아래로 배수도 완벽하게 돼요. 화분에 심은 건 올리브 나무예요.

미니멀한 덩어리감이 매력적인 지하층 풍경. 선 형식의 계단 손잡이가 포인트가 된다.
지하층 모습
테이블과 일체형인 구체 화분. 올리브 나무를 심었다. ⓒ 최용준
off.o에서 차를 즐기는 고객의 모습 ⓒ 최용준

mttb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난 4월 문을 연 이후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했어요. 뉴욕의 젤라또 매장 컨설팅, 국내 오피스와 음식점 인테리어 디자인에 참여했죠. 앞으로 공간을 중심으로 기획, 브랜딩을 함께 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화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려고 해요.

유제이 기자

사진 최용준

장소
off.o
주소
부산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860
크리에이터
디자인 | mttb(공동대표 김도한, 조채윤), 브랜딩 | mttb, 시공 | mttb, 디자인보노
유제이
디자인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분야를 취재한다. 농담처럼 쓴 필명으로 글을 쓴지 수년 째. 자연을 동경하지만 매번 도시에서 휴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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